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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의 3연전을 치른 2016 프로야구 순위 판도가 시즌 전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애초 하위권으로 예상됐던 넥센, kt가 분전하면서 상위권을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과 반대로 상위권 전력을 넘어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됐던 한화는 최하위로 밀리며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우승후보 NC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 초반도 아직은 강팀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시즌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됐지만, 전력 평준화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순위 판도의 변화 중심에는 역시 넥센이 있다. 넥센은 3번의 3연전에서 한 번도 상대에 위닝 시리즈를 내주지 않았다. 롯데와의 개막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시작으로 이어진 한화의 원정 3연전 위닝 시리즈, 이어진 우승 후보 두산과의 3연전에서도 넥센은 매 경기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1승 1무 1패의 호각세를 보였다. 이 결과 넥센은 현재 가장 윗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넥센의 모습은 시즌 전 누구도 예상치 못한 모습이었다. 주력 선수들의 이탈 정도가 너무나 컸기 때문이었다. 넥센은 이를 보완할 외부로부터의 선수 수혈은 거의 없었다. 시범경기 경기력도 넥센의 하위권 성적을 예상케 할 정도로 그리 좋지 않았다. 시즌 개막 직전 삼성으로부터 좌타 거포 채태인을 영입했지만,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 가능한 전천후 투수 김대우를 내줘야 했다. 가뜩이나 약해진 마운드에는 분명 좋지 않은 일이었다. 




우려 속에 시작된 시즌에서 넥센은 홈 개막전 1점 차 패배로 그 출발이 좋지 않았다. 마침 그 경기 상대 마무리 투수가 지난 시즌 넥센의 마무리 손승락이었고 손승락이  지난 시즌 부진했던 모습과 달리 압도적인 투구로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넥센의 속을 더 쓰렸다. 


하지만 이후 넥센은 2차전과 3차전을 연거푸 승리하며 위닝 시리즈는 만드는 저력을 발휘했다. 선발 마운드가 기대 이상으로 버텨줬고 거포들이 빠진 타선은 득점기회에서 응집력 있는 타격으로 득점력을 높였다. 새로운 마무리 김세현이 불안한 투구를 했지만, 넥센은 내리 2연승에 성공했다. 특히, 3차전 9회 말 끝내기 승리는 팀 분위기를 상승세로 이끌었다. 


여세를 몰아 넥센은 한화의 원정 3연전에서도 위닝 시리지를 만들어 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넥센에 위닝 시리즈를 내준 한화는 시즌 초반 더 깊은 부진에 빠져들었다. 연속 위닝 시리즈를 기세가 오른 넥센은 두산과의 원정 3연전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끈한 야구로 두산을 괴롭혔다. 넥센은 두산과의 3연전을 1승 1무 1패로 대등한 대결을 했다. 


넥센이 대단한 건 3번의 3연전에서 모두 첫 경기를 내주고도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는 점이었다. 그만큼 넥센은 끈기가 있었고 강했다. 타선은 장거리포를 때려낼 수 있는 선수가 대거 빠졌지만, 득점권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이를 보완했다. 상위타선과 하위 타선, 백업 선수 할 것없이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중심 타선에 서야 할 윤석민이 불의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그의 공백을 느낄 수 없을 정도다. 


서건창은 테이블 세터의 역할을 훌륭히 해주고 있고 고종욱, 임병욱이 상대 투수와 짐 전략에 따라 번갈아 기용되며 기동력 야구를 이끌고 있다. 이택근, 대니돈, 김민성, 채태인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타선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특히, 기존의 이택근, 김민성과 더불어 새로운 외국인 타자 대니돈이 화려하지 않지만, 성실한 플레이고 필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고 채태인도 유리몸이라는 우려를 털어내고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하위 타선 역시 한층 타격에 힘이 붙은 포수 박동원을 비롯해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 김하성에 상황에 따라 기용되고 있는 백업 선수 홍성갑. 박정음, 장시윤 등이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넥센의 타선은 분명 힘이 떨어졌지만, 엔트리 모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코칭스탭은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면서 긍정의 마인드를 심어주는 데 주력하고 있고 지금까지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마운드 역시 기대 이상이다. 외국인 투수 피어밴드, 코엘로, 새롭게 선발진에 가세한 베테랑 양훈외에 선발진에 전격 합류한 신예 박주현, 신재용이 로테이션에 무난히 자리하면서 5선발 체제가 자연스럽게 구축됐다. 약체로 평가되는 불펜진 역시 마무리 김세현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찾으면서 불펜이 중심을 잡고 나머지 불펜 투수들의 철저한 역할 분담으로 불펜의 힘을 점점 키우고 있다. 넥센은 불펜 투수들이 실점을 하더라도 계획된 투구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불펜 투수들에게 책임감을 심어줬다. 


이 결과 군 제대로 올 시즌 팀에 합류한 김상수는 불펜 에이스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가 됐고 이보근, 김정훈, 마정길의 우완, 김택형, 오재영의 좌완 조합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여전히 조상우, 한현희 두 영건들이 부상 공백이 큰 건 분명하지만, 걱정했던 모습은 아니다. 


이렇게 넥센은 투.타에서 가지고 있는 전력을 최대한 활용하며 주어진 여건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보였던 빅볼 야구는 사라졌지만, 더 근성있고 치열한 야구로 동네북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지워내고 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고 경기는 많이 남아있다. 선전하고 있는 타선이 내림세가 찾아올 수 있고 이때 팀의 구심점이 될 타자가 없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마운드 역시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한 두 명의 신예가 경기를 치르면서 구질이 노출된 이후에도 좋은 내용을 보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불펜진 역시 마무리 김세현을 비롯해 신뢰감을 쌓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넥센이 결코 올 시즌 쉽게 물러설 전력이 아니라는 점이다. 리빌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올 시즌이지만, 시즌 초반 넥센은 승부를 쉽게 포기하는 팀이 아니었다. 넥센의 초반 선전이 일시적인 바람일지 예상치 못한 태풍이 될지 영웅들이 만들어갈 올 시즌이 기대된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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