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대 LG 4월 13일] 롯데, 무너진 에이스 빈자리 채운 영건 박진형의 호투

전날 연장 끝내기 승리의 기세를 LG는 이어갔고 롯데는 에이스의 부진으로 연패를 피할 수 없었다. LG는 4월 13일 롯데와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선발 우규민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타선의 적절한 지원이 조화를 이루며 5 : 3으로 승리했다. LG는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를 확정했고 선발 우규민은 시즌 첫 승, 베테랑 불펜 투수 이동현은 시즌 첫 세이브에 성공했다.

LG는 전날 경기와 달리 정성훈, 등번호 7번 이병규, 정상호 등 베테랑들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하는 변화로 경기에 나섰고 결과도 좋았다. LG는 롯데 선발 린드블럼을 초반부터 공략하며 주도권을 잡았고 적절한 시기에 추가 득점이 이루어지면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 경기 후반 롯데의 거센 추격이 있었지만, 마무리 투수로 나선 이동현이 1.2이닝 1실점 투구로 리드를 지켜내며 2연승의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전날 아쉬운 끝내기 패배를 당했던 롯데는 에이스 린드블럼을 선발로 내세워 그 패배의 설욕을 기대했지만, 린드블럼이 기대에 못 미치는 투구를 하면서 힘든 경기를 해야 했다. 올 시즌 3번째 선발 등판하는 린드블럼은 2번째 선발 등판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구위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제구가 여전히 불안했다. 심판의 스트라익 판정은 그의 결정구를 외면했다. LG 타자들은 린드블럼과 끈질긴 볼 카운트 대결을 하면서 그를 괴롭혔다. 이는 그의 투구 수를 급격히 늘어나게 했고 초반 실점의 원인이 됐다. 

(2경기 연속 불안감 노출한 롯데 에이스 린드블럼)

2회 말 LG는 선두 히메네스의 볼넷으로 잡은 기회에서 정상호의 적시 안타와 이어진 만루 기회에서 나온 이천웅의 2타점 적시안타로 3득점 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롯데 선발 린드블럼은 2회 말 아웃 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볼넷 2개가 빌미가 되면서 3실점 하고 말았다. 

기세가 오른 LG는 4회 말 오지환의 솔로 홈런으로 4 : 0으로 한 발 더 앞서나갔고 5회 말 히메네스의 적시 안타로 5 : 0까지 격차를 벌릴 수 있었다. 타선의 효과적인 공격과 함께 마운드에서는 선발 우규민의 관록 투가 빛났다. 

우규민은 거의 매 이닝 주자가 출루하면 실점 위기를 맞이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우규민은 필요할 때마다 삼진을 잡았고 병살타를 유도했다. 롯데는 우규민이 마운드에 있었던 6이닝 동안 3개의 병살타를 때리며 공격의 맥을 이어가지 못했다. 0 : 3으로 뒤지던 3회 초에는 무사 1, 2루 기회에서 클린업 트리오가 삼진과 범타로 물러나며 경기 흐름을 다시 가져올 기회를 잃고 있었다. 이후 롯데는 그 이상의 기회를 만들 수 없었다. 

롯데로서는 타선의 부진과 더불어 에이스의 부진이 겹치면서 계산이 크게 어긋나는 경기를 해야 했다. 전날 불펜 소모가 많았던 롯데는 에이스 린드블럼이 퀄리티 스타트 이상을 해주면서 긴 이닝을 소화해주길 기대했지만, 5회 수비를 마치기 전 5실점한 그를 더는 마운드에 머물게 할 수 없었다. 결국, 린드블럼은 4.1이닝 8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5실점의 기록을 남기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린드블럼은 이른 강판은 경기의 승패를 어느 정도 예상케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린드블럼에 이어 나온 박진형의 호투로 추격의 가능성을 남길 수 있었다. 올 시즌 첫 1군 경기에 등판했던 박진형을 위력적인 직구를 바탕으로 과감한 승부로 LG 타선과 맞섰다. LG 타선의 생소함과 위력적인 구위에 대응하지 못했다. 박진형은 5회 말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고 6회 말 제구가 흔들리며 맞이했던 만루 위기를 삼진으로 극복하는 뚝심도 보였다. 7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킨 박진형의 호투는 불펜 가동이 쉽지 않았던 롯데 마운드에 큰 도움이 되는 투구였다. 

박진형이 마운드를 안정시키자 롯데의 반격도 활발해졌다. 롯데는 LG의 불펜이 가동된 7회 초 대타 아두치의 적시 안타와 문규현의 희생타로 2점을 만회했고 8회 초에는 최준석이 LG 불펜 투수 이동현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5 : 3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하지만 롯데는 LG 마무리 이동현을 상대로 더는 득점하지 못하면서 연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롯데는 이틀 연속 선발과 불펜진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연패를 당했다. 경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은 돋보였지만, 마운드가 야수들의 노력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투. 타의 엇박자가 팀 분이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마운드의 부진은 아쉬움이 큰 부분이었다. 무엇보다 에이스 린드블럼이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큰 불안요소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신예 박진형이 호투하면서 마운드의 새 힘이 될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박진형의 호투는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연패에도 다음 경기에 대비한 힘을 비축할 수 있었다. 선발과 불펜에서 활용가능 한 투수 자원 박진형의 발굴은 연패 속에서 롯데가 얻은 작은 위안이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