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대 NC 4월 15일] 부상 도미노, 무기력 완패 롯데

지역 라이벌, 롯데와 NC의 시즌 첫 만남 결과는 NC의 3 : 0 완승이었다. NC는 선발 이재학과 김진성, 박준영, 임창민으로 이어지는 마운드가 철저하게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냈고 득점기회에서 2번의 적시타로 얻어낸 3점을 끝까지 지켜냈다. 

NC 선발 이재학은 5.1이닝 4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의 호투로 시즌 2승에 성공했고 마무리 임창민은 시즌 2세이브를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김종호, 나성범, 손시헌이 각각 2안타를 때려내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손시헌은 결승 타점을 기록했다. 이들 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선발 출전하지 않았던 이호준은 5회 말 대타로 나와 팀이 3 : 0으로 앞서가게 하는 2타점 2루타로 베테랑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다. 

NC가 투.타의 조화로 완벽한 승리를 일궈냈다면 롯데는 전체적으로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LG와의 주중 3연전에서 접전을 펼치며 많은 힘을 소모했던 롯데는 긴 이동거리 탓인지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 보였다. 이런 상황에 롯데는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주력 선수인 강민호, 황재균이 없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해야 했다. 이는 타선의 무게감을 크게 떨어뜨렸다. 

(불의의 부상, 롯데 송승준)

롯데는 아두치, 최준석, 정훈으로 클린업을 구성하고 강민호를 대신해 안중열, 황재균을 대신해 황진수 두 젊은 선수를 선발 출전시켰지만, 공.수에서 주전들의 경기력과는 차이가 있었다. 롯데 타선은 NC 선발 이재학은 물론이고 이어진 불펜진 공략에 실패했다. 특히, 상대 투수들의 변화구 공략에 애를 먹었다. 이재학의 춤추 듯 움직이는 체인지업과 두 번째 투수 김진성의 각도 큰 포크볼에 속수무책이었다. 

롯데도 공격에서 득점 기회가 있었다. 롯데는 6회 초 테이블 세터 손아섭, 김문의 출루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클린업으로 이어지는 득점기회는 0 : 3으로 뒤지던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아두치, 최준석, 정훈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롯데는 허무하게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이후 롯데는 더는 상황을 반전시킬 기회를 잡지 못했다. 롯데는 팀 4안타의 빈공을 보이며 전날 경기 팀 15안타의 뜨거운 방망이가 급격히 식은 모습을 보였다. 테이블 세터진 손아섭, 김문호가 각각 2번의 출루를 하며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었지만, 해결해 주는 이가 없었다. 

롯데가 공격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사이 NC는 득점 두 번의 득점 기회에서 필요한 득점을 했다. 4회 말에는 선두 박석민의 안타 출루와 도루, 손시헌의 적시 안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고 5회 말에는 확실한 리드를 잡는 2득점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이번에는 마운드의 부상 변수에 고심해야 했다. 3회 말 롯데 선발 송승준이 투구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기 때문이었다. 롯데는 2사 만루 위기에서 베테랑 불펜투수 이정민을 마운드에 올려 실점을 막았지만, 예상치 못한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은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가져왔다. 

5회 말이 양 팀 승부에 있어 큰 고비였다. 롯데는 5회 말 이명우, 김성배를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지만, 실점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2사 2, 3루 위기에서 롯데는 NC 박석민을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후속타자 조영훈과의 대결을 선택했다. 이에 NC는 이호준 대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롯데는 사이드암 김성배 투수 카드로 맞섰다. 하지만, 이호준의 2타점 2루타로 양 팀 벤치의 지략대결 명암은 크게 엇갈렸다. NC는 확실한 승기를 잡았고 롯데는 더 힘든 싸움을 해야 했다. 

결국, 5회 말 득점 기회를 대타 카드로 살려낸 NC와 6회 초 득점 기회를 중심 타선이 날린 롯데의 차이는 승패로 직결됐다. NC는 마운드의 안정감을 과시했고 타선의 결정력도 보였다. 롯데는 가뜩이나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는 선발 마운드에 고원준에 이어 송승준까지 부상이 겹치며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어려움이 더해졌다. 타선 역시 강민호, 황재균이 빠졌다고 하지만, 지나치게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그동안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불펜 투수 윤길현이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은 작은 위안이었다. 

롯데로서는 패한 경기도 문제였지만, 시즌 초반 주전 유격수 오승택을 시작으로 부상 도미노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불안요소가 떠올랐다. 여기에 경기력의 편차가 경기별도 크다는 점도 또 다른 불안요소다. 롯데로서는 상위권 도약을 위해 상황 변수에도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