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첫 선발 등판한 투수는 기대 이상을 호투했고 선취 득점으로 초반 경기 분위기도 좋았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올 기회를 타선이 놓쳤고 중요한 고비를 불펜이 넘지 못했다. 결과는 역전패였다. 롯데는 6월 10일 두산전에서 2 : 1로 앞서던 6회 말 4실점 한 것이 끝내 부담이 되면서 3 : 5로 패했다. 롯데는 다시 2연패에 빠졌고 5할 승률 복귀가 더 멀어졌다.
두산은 선발 보우덴의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와 윤명준, 정재훈, 이현승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진이 팀 리드를 지켜냈고 홈런 부분 공동 1위 김재환의 역전 3점 홈런에 힘입어 역전승을 일궈냈다. 유일하게 40승을 넘긴 두산은 41승째를 기록하며 2위와 5경기 차 여유 있는 1위를 유지했다. 선발 보우덴은 최근 경기 불안감을 떨쳐내며 시즌 8승에 성공했다. 부상 우려가 있었던 마무리 이현승도 무난한 투구로 시즌 17세이브에 성공했다.
롯데로서는 좋은 흐름을 승리로 연결하지 못한 아쉬운 경기였다. 물론, 선발 투수의 무게감은 롯데가 크게 떨어졌다. 롯데는 부족한 선발진을 메우기 위해 베테랑 좌완 투수 이명우를 선발로 내세우는 고육지책으로 경기에 임했기 때문이었다.
(반전의 선발 호투, 롯데 이명우)
이명우는 지난 시즌 선발 투수 경험이 있었지만, 대체 선발이었고 주로 불펜에서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했다. 하지만 불펜 투수로도 부진을 거듭한 이명우는 오랜 기간 2군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롯데는 퓨처스리그에서 이명우에게 선발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찾으려 했고 2경기 호투한 그를 전격적으로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롯데는 이명우가 3, 4이닝 정도만 견뎌주고 이기는 흐름이라면 불펜진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컸다.
롯데의 예상을 뛰어넘어 이명우는 올 시즌 첫 선발 등판경기에서 두산의 강타선을 맞이해 호투했다. 강속구는 아니었지만, 직구는 좌우 코너로 잘 들어갔고 포크볼이 적절하게 타자를 잘 유인했다. 베테랑답게 경기 운영도 노련했다. 이명우는 4회 말 1실점 했지만, 5이닝 3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투구로 승리 투구 요건까지 갖췄다. 롯데의 고육지책이 성공한 장면이었다.
선발 투수 이명우의 호투와 함께 롯데는 두산 선발 보우덴 공략에 성공하며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3회 초 롯데는 선두 강민호의 안타와 정훈의 볼넷에 이어진 보내기 번트로 만들어낸 1사 2, 3루 기회에서 손아섭의 땅볼과 김문호의 적시 안타로 2득점 하며 2 : 0으로 앞서갔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4회 초 결정적인 기회를 잡으며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해결사가 없었다.
롯데는 4회 초 타자들이 끈질긴 볼카운트 싸움으로 보우덴을 괴롭히며 2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것이 힘입어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 타자인 강민호, 정훈이 범타와 삼진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롯데에게는 중요한 승부처였고 두산으로서는 큰 고비를 넘긴 순간이었다. 두산 선발 보우덴은 이후 안정감을 되찾고 6회까지 호투했고 두산은 4회 말 1득점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롯데의 4회 초 기회상실은 결과적으로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롯데의 한 점 차 불안한 리드는 6회 말 큰 고비를 맞이했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롯데는 시즌 첫 선발 등판에 투구 수 80개를 기록한 이명우를 대신해 불펜진을 가동해 리드를 지키려했지만,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홍성민과 이어 나온 강영식이 두산 중심 타선과의 승부에 실패하며 경기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 홍성민은 2피안타 폭투 1개로 동점을 허용했고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강영식은 좌타 거포 김재환에 3점 홈런을 내주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롯데로서는 승리를 지키기 위해 한 박자 빨리 내보낸 승리 불펜조 기용의 실패였다.
롯데는 6회 말 2사부터 마운드에 오른 박시영이 남은 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내고 7회 초 두산 두 번째 투수 윤명준으로부터 1득점 하며 추격의 가능성을 찾으려 했지만, 정재훈, 이현승으로 이어지는 두산 필승 불펜조를 넘지 못하며 경기를 내줘야 했다. 롯데는 8회 초 1사 1, 2루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최준석, 강민호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며 마지막 희망의 불씨마저 사라지게 했다.
롯데는 두산보다 3개의 많은 9개의 안타를 때려내고 적지 않은 득점기회를 잡았지만, 결정적 기회에서 중심 타선의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 손아섭, 김문호, 두 테이블 세터진의 멀티 히트도 빛이 바래고 말았다. 롯데는 선발 이명우와 신예 박시영의 선발과 불펜에서의 호투로 위안삼아야 하는 경기였다.
두산은 경기 초반 고전했지만, 한 번의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을 보이며 1위 팀 다운 힘을 보여줬다. 선발과 불펜으로 이어지는 마운드 운영도 매끄러웠고 안정된 수비 역시 돋보였다. 롯데로서는 1위 두산과 전력의 격차가 있음을 느껴야 하는 경기였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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