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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진출 1세대로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던 김병현이 그의 의지와 달리 선수생활을 접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소속팀 KIA가 그를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트레이드를 거쳐 돌아온 고향 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자 했던 김병현으로서는 내년 시즌을 함께 할 팀을 찾아야 하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올 시즌 김병현은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젊은 선수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KIA의 구단 운영정책도 크게 작용했지만, 기량이 1군 경기에 나설 정도가 아니었다. 김병현은 해외진출 선수 특별지명으로 2012시즌 넥센의 지명을 받아 우리 프로야구로 복귀한 이후 과거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미 전성기를 훨씬 지난 상황이었고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도 문제였다. 여기에 우리 프로야구로 복귀전 상당한 경기 공백이 있었다. 김병현을 영입한 넥센은 비록 전성기는 지났지만, 그의 마케팅적 가치와 함께 풍부한 경험이 우리 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넥센은 김병현의 부진에도 그를 꾸준히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하지만 김병현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다. 2012시즌 3승 8패 5.66의 방어율을 기록한 김병현은 2013시즌에도 5승 4패 5.26의 방어율로 부진했다. 구속의 저하와 함께 결정적으로 제구의 안정감이 크게 떨어졌다. KBO 타자들의 수준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김병현은 전혀 위압감을 주는 투수가 아닌 평범한 투수였다. 








넥센에서 두 시즌을 보낸 김병현은 2014시즌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김병현은 고향팀이라는 편안함과 함께 광주일고 출신 메이저리거 3인방 서재응, 최희섭과 재회했다. 동기 부여의 요소는 충분했다. KIA는 우리 리그에서 2시즌을 경험한 김병현이 더 나은 투구를 할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KIA에서도 김병현의 부활은 없었다. 한번 떨어진 기량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2015시즌 3승 6패 7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김병현은 2016시즌 사실상 전력외 선수로 분류되며 1군 출전 기회조차 잡을 수 없었다. 



김병현이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사이 메어저리거로서 과거의 영광을 함께 했던 최희섭, 서재응이 은퇴했다. 어느새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 1세대 선수로는 유일한 현역 선수가 됐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은 이제 빛바랜 기억이 됐다. 김병현이 메이저리거로서 활약할 당시 언더핸드 투수로는 볼 수 없었던 150킬로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알도서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던 그의 주 무기 업슛과 슬라이더는 과거 자료화면에서만 찾을 수 있게 됐다. 



김병현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지만,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김병현은 은퇴라는 선택지를 받아들고 있다. 한때 그에게 관심을 보였던 한화에서도 그의 영입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김병현은 KBO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붙투명해졌다. 우리 리그에서 4시즌 동안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투수에서 손을 내밀 구단이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월의 무상함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는 김병현의 처지다. 



이는 그를 아는 야구팬들에게도 아쉬운 일이다. 김병현의 메이저리그 활약은 실로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김병현이 메이저리거로 큰 활약을 하던 당시 독특한 성격과 기행에 가까운 행동으로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지만, 실력 하나만은 인정받았던 김병현이었다. 하지만 김병현은 그 기억을 뒤로하고 이제 선수생활 연장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할 상황이다. 김병현은 국내 리그가 안 된다면 해외 리그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결과론이지만, 그가 좀 더 일찍 국내리그로 복귀했다면 선수생활이 공백이 없었다면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길었던 공백의 댖가는 생각보다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선수로서의 의지가 너무 뒤늦게 발현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의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김병현이 그의 경험과 노하우를 지도자로서 후배선수들에게 전수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김병현이 은퇴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그의 의지대로 해외리그에서라도 현역 선수의 의지를 이어갈지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할지 마지막 항해를 준비하려 하는 잠수함의 상황이 힘겹기만 하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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