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을 앞두고 프로야구 각 구단은 자의든 타이든 변화를 겪는다. FA 선수 영입을 통해 새로운 전력을 추가하기도 하고 외국인 선수 구성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보류 선수 명단 과정에서 몇몇 선수들을 떠나보내고 신인 선수들을 충원하면서 팀도 개편할 수 있다. 코치진과 프런트의 개편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요소다.
이런 변화 속에서 SK는 타 구단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SK는 외부로부터 새로운 바람을 팀에 불어넣었다. SK는 외국인 감독 트레이 힐만을 새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코치진의 대대적 개편을 단행했다. 2015, 2016시즌 SK를 이끌었던 김용희 감독은 내부 승진의 경우로 코치진 역시 큰 변화가 없었다. SK는 안정을 택한 선택을 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인화를 중시하는 김용희 감독은 팀을 무난히 이끌었지만, 성적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5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한 한 SK는 2016시즌 6위에 머물렀다.
이는 김용희 감독의 재계약 실패로 이어졌다. 김용희 감독이 떠난 자리를 두고 전 넥센 감독이었던 염경엽과의 사전 밀약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염경엽 신임 감독설은 헤프닝으로 끝났고 SK 새 감독 문제는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그 사이 외국인 감독 선임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과거 롯데에서 선풍을 일으켰던 로이스터 감독 컴백설이 강하게 대두하기도 했다. 이런 저런 하마평이 나도는 가운데 SK는 트레이 힐만 감독 영입을 발표했다.
힐만 감독은 일본리그와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감독을 역임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힐만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일본 리그에서 팀을 상위권으로 이끈 경력이 있고 동.서양 야구를 모두 접했다는 점은 장점이 매력적이었다. 힐만 감독이 이에 더해 일본리그 감독 시절 마케팅 등 구단 운영에도 상당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는 다양한 경험을 한 힐만 감독의 영입으로 정체된 팀에 긍정의 변화를 가져오려 한 것으로 보인다. 힐만 감독 부임 이후 SK는 오랜 기간 팀과 함께 했던 코치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그 안에는 김경기, 김원형 등 레전드 코치들도 함께 포함됐다. SK 팬들에게는 마음 아픈 일이었지만, SK는 변화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SK는 민경삼 단장의 후임으로 넥센 전 감독이었던 염경엽 신인 단장을 선임하면서 또한번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미 지난 시즌 SK와의 사전 교감설로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탈락이후 전격적으로 넥센 감독을 사임하면서 이에 대해 부인하기도 했다. 그런 염경엽 감독의 신임 단장 선임은 SK에 큰 부담이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SK는 염경엽 신인 단장 선임을 발표했다. SK는 넥센 감독시절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됐던 팀을 상위권 팀으로 올려놓았던 염경엽 감독의 지도력과 팀 운영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SK는 염경엽 감독의 경험이 단장으로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넥센 감독시절 좋은 평가를 받았던 염경엽 감독은 프런트와의 갈등을 겪었다. 그의 전격 사임 배경에도 이것이 작용했다.
염경엽 SK 신임 단장은 누구보다 현장과 프런트의 관계 설정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넥센이 추구했던 프런트의 역할을 강조한 메이저리그식 팀 운영의 장점과 단점 역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염경엽 단장이다. SK는 메이저리그식 구단 운영에 익숙한 힐만 감독과 감독 출신 염경엽 감독의 조합이 긍정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하지 않았던 시도라는 점에서 성공을 확신하기에는 시즌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부의 기운으로 변화를 가져온 SK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와 동시에 2군 시스템 강화를 함께 추구하려 하고 있다. 힐만 감독, 염경엽 단장의 조합은 여러가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누구보다 의욕적일 수 있는 이들이지만, 그들이 처한 사정은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선 에이스 김광현이 팔꿈치 인대 수술로 올 시즌 등판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은 전력의 상당한 마이너스 요소다. 지난 시즌 우완 에이스 역할을 한 외국인 투수 캘리가 재계약을 했고 김광현을 대신할 좌완 외국인 투수 다이아몬드, 우완 윤희상, 임준혁, 언더핸드 박종훈으로 구성될 선발진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불펜진 역시 그게 전력 보강 요소가 없다.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인 다수의 유망주가 있지만, 이들이 풀타임 선발 투수로 자리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내 지도와 다른 시각과 투수 운영 전략을 보일 힐만 감독의 지도력이 필요하다.
타선은 최정, 정의윤, 새로운 외국인 타자 대니 워스, 이재원으로 이어질 중심 타선이 위력적이고 박정권, 조동화, 김성현, 박재상 등 베테랑들이 내,외야에 고루 포진되 있다. 군에서 돌아온 한동민과 지난 시즌 부상 등으로 주춤했지만 테이블 세터진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이명기, 2차 드래프트로 영입돼 거포의 가능성을 보인 최정민 등이 기대감을 높이는 타자다. 하지만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차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장기 레이스에 필요한 선수층을 구축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 보인다. 여기에 지난 시즌 불안했던 수비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변수다.
2000년대 초반 SK는 절대 강팀이었다. 하지만 현재 그들은 강팀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SK는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해 누구도 하지 않았던 변화를 오프 시즌 동안 현실화했다. SK의 변화가 그들이 기대한 결과로 이어질지 실패의 기억을 남길지 SK의 올 시즌이 궁금하다.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지후니(심종열)
'스포츠 > 2017 프로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 프로야구] 성공적 세대교체, 강해진 선발진, 더 큰 꿈 꾸는 LG (2) | 2017.03.21 |
---|---|
[2017 프로야구] 더 날카로워진 호랑이 발톱 KIA 상위권 판도 흔들까? (3) | 2017.03.20 |
[2017 프로야구] 한화, 삐걱 거리는 김성근 호 순항할까? (1) | 2017.03.17 |
[2017 프로야구] 거포 이대호의 귀환, 롯데에 봄날 다시 찾아올까? (1) | 2017.03.16 |
[2017 프로야구] 삼성 이승엽 웃으며 떠날 수 있을까? (2) | 2017.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