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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각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시상하는 골든글러브 수상자들이 결정됐다.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 팀KIA가 우승 팀 프리미엄이 더해지면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했다. 롯데가 2명, 롯데에서 삼성으로 FA 계약으로 이적한 강민호가 포수 부분 수상자가 된 삼성이 1명, 지명타자 부분 수상자 박용택을 보유한 LG가 한 명의 수상사를 배출했다. 그 외 팀들은 수상자가 없었다. 특히,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2위 팀 두산에서 단 한 명의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이채로웠다. 

두산은 외야수 부분에서 김재환, 박건우에 기대했지만, 투표에서 밀렸고 포수 부분에서는 양의지가 강민호에 밀렸다. 두산으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었다. 두산의 아쉬움과 함께 시상식 결과를 두고 기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현 선정 방식의 선수들의 그 해 성적을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 인기투표로 골든글러브 시상이 변질된 것이 아닌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다시 재현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1루수 부분 수상자 이대호를 놓고 그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던 외국인 선수 로사리오와 러프가 외국인 선수라는 한계에 막힌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대호 역시 수상 소감에서 자신의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로 경쟁자들에 대한 미안함을 애둘러 표현할 정도였다. 이대호는 분명 해외리그에서 돌아와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고 성적 역시 그 다운 모습을 보였지만, 본의 아니게 논란의 당사자가 되고 말았다. 







이런 논란의 뒤로하고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시장식에서 차점자가 된 넥센 유격수 김하성도 아쉬움이 큰 선수 중 한 명이다. 김하성은 2016 시즌 20홈런 28도루를 달성하며 유격수로서는 힘든 20-20 클럽 가입에 성공했지만, 두산 유격수 김재호에 밀려 수상자가 되지 못한 기억이 있었다. 이를 두고 우승 팀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작용했다는 의견이 분분했다. 2016 시즌 김재호는 0.310의 타율에 7홈런 78타점으로 뛰어난 활약을 하긴 했지만,20-20 클럽 달성에 84타점을 기록한 김하성에 성적에서 밀리는 모습이었다. 공격적인 면이 더 중요시되는 KBO  골든글러브의 특성상 김하성의 성적은 큰 가치가 있었지만, 결과는 김재호였다. 

올 시즌 김하성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김하성은 0.302의 타율에 23홈런 114타점, 16도루를  기록하며 호타 준족의 면모를 과시했다. 시즌 후 국제경기 대표팀 유격수 겸 중심 타자로 인상적인 경기력도 보였다. 하지만, 우승팀 KIA의 유격수 김선빈에 밀려 또 한번 수상의 영광을 안지 못했다. 애초 유격수 부분은 팽팽한 2파전이 예상됐지만, 우승팀 유격수라는 플러스 요소가 유격수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한 김선빈의 임팩트가 워낙 강했다. 김선빈의 올 시즌 활약은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손색이 없었지만, 김선빈과 김하성의 표 차이는 생각보다 크게 벌어졌다. 결국, 김하성은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아쉬운 차점자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김하성은 아직 20대 초반으로 젊고 더 발전할 가능성이 큰 선수다. 지금의 발전 속도라면 김하성은 과거 거포 유격수로 리그를 호령했던 강정호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자질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내년 시즌에서 메이저리그 도전을 끝내고 돌아오는 박병호라는 강력한 원군이 있다. 올 시즌 김하성은 체력적인 부담에도 팀 4번 타자로 고군분투했다. 외국인 선수의 부진과 4번 타자였던 윤석민의 트레이드 이적으로 비었던 팀 4번 타자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던 김하성이었다. 

박병호가 내년 시즌 돌아와 그의 원래 자리인 4번 타순에 자리한다면 김하성은 한결 견제에서 벗어나 더 나은 타격을 할 수 있다. 넥센은 팀 타선에 박병호를 더한 것과 동시에 선발 마운드에 외국인 투수 로저스를 영입했다. 로저스는 부상 경력이 있지만, 부상만 회복된다면 상당한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투수다. 이런 두 선수의 영입은 팀 성적 향상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두 번의 골든글러브 시상에서 팀 성적에서 손해를 봤던 김하성으로서는 중요한 긍정요소가 더해진 셈이다. 

물론, 골든글러브 수상이 선수로서의 절대 목표가 되는 건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많은 선수들의 그 포지션에 최고 선수로 공인될 수 있는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김하성 역시 그중 한 명이다. 2년 연속 수상자로서의 충분한 자격을 갖췄음에도 그 문턱에서 좌절됐다는 점이 그에게는 큰 아쉬움이다. 반대로 이런 아쉬움이 그의 발전을 이끄는 또 다른 원동력이 되었을 수도 있다. 김하성이 내년 이맘때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어느 자리에 서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사진 ,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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