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7연패와 함께 우울한 3월을 보냈던 프로야구 롯데가 4월을 승리로 시작했다. 롯데는 4월 1일 NC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1 : 2로 뒤지고 있던 8회 말 하위 타선인 한동희, 신본기의 연속 적시타로 경기를 역전하며 3 : 2로 승리했다. 롯데는 7연패를 끊었고 마침내 시즌 첫승에 성공했다.
롯데 에이스 레일리는 승리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7이닝 7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의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레일리의 7이닝 2실점 투구는 올 시즌 롯데 선발 투수 중 처음 달성한 퀄리티스타트였다. 롯데 4번째 투수로 8회 초 마운드에 오른 불펜 투수 배장호는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잡고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전날 1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5실점하며 체면을 구겼던 롯데 마무리 손승락은 9회 초 NC의 공격을 3타자로 막아내며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NC는 팀 컨디션이 최악인 롯데를 상대로 가용 불펜진을 모두 가동하며 시리즈 스윕을 기대했지만, 8회 말 필승 불펜 투수 김진성과 마무리 임창민이 연속 적시 안타를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하면서 위닝 시리즈에 만족해야 했다. NC는 패하긴 했지만, 3연속 위닝 시리즈에 성공하며 시즌 6승 2패로 SK와 함께 공동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롯데로서는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다. 예상치 못했던 연패로 팀 분위기는 최악이었고 팬들의 불만도 최고조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7연패를 당한 후 주장 이대호가 팬이 던진 이물질에 맞는 사고까지 발생할 정도였다. 하지만 상대 NC가 시즌 초반부터 상승세를 유지하며 선두권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연패 탈출은 쉽지 않아 보였다. 롯데는 선발 투수로 등판한 에이스 레일리가 선발 투수 매치업에서 NC 선발 최금강보다 앞서있다는 점에 기대를 해야 했다. 문제는 최금강이 부상으로 엔트리에 빠졌는 장현식의 빈자리를 메우는 선발 투수라고 하지만, 지난 시즌을 물론이고 통산 전적에서 롯데에 강점을 보였다는 점이었다.
롯데의 우려대로 최금강은 경기에서 초반 위기를 넘기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롯데는 최금강의 제구가 흔들리는 1회 말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기회를 놓치면서 경기가 꼬였다. 최금강의 투구는 제구나 구위가 모두 최상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연패의 부담 탓인지 롯데 타자들은 1회 말 이후 최금강을 공략하지 못했다. 롯데 선발 레일리가 1회부터 거듭된 위기를 극복하며 무실점 투수를 했지만, 동점의 상황은 롯데를 더 불안하게 했다.
5회 초 NC는 박민우의 희생 플라이로 선취 득점하며 리드를 잡았다. 롯데에게 부담이 큰 상황이었지만, 5회 말 롯데는 상대 실책으로 잡은 득점 기회에서 손아섭의 적시 안타로 동점을 만들며 승부의 균형을 다시 유지했다. 하지만 계속된 기회에서 전준우, 이대호 두 중심 타자가 힘없이 물러나면서 롯데는 경기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다.
이런 롯데는 상대로 NC는 6회 초 최준석의 적시 안타로 1득점하며 2 : 1 리드를 잡았다. 전날 초반 흐름을 가져오는 2타점 적시 안타를 때려냈던 최준석은 이틀 연속 적시 안타를 때려내며 최근 좋은 타격감을 그대로 과시했다. 롯데가 최준석과의 FA 계약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그를 전력 외로 분류했던 오프시즌을 기억과 오버랩 되면서 최준석의 롯데전 활약은 롯데에 더 아프게 다가오는 장면이었다.
2 : 1 한 점차 리드를 잡은 NC는 배재환을 시작으로 필승 불펜진을 가동하며 리드를 지키는 야구를 했다. 롯데 타선은 NC의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했다. 6회 말 득점 기회에서는 대타 카드 이병규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7회 말은 1, 2, 3번 타자가 힘없이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8회 말 이대호, 채태인 두 중심 타자가 연속 범타로 물러나자 롯데에게 또 한 번의 패배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듯했다.
암울했던 롯데의 분위기를 바꾼 건 하위 타선의 활약이었다. 롯데는 8회 말 2사후 6번 타자 번즈가 2루타로 출루하면서 희망을 되살렸다. 전날 3안타 경기를 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린 번즈는 이전 타석까지 무안타였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분위기를 바꾸는 한방을 날렸다.
이 분위기는 다음 타자에게도 이어졌다. 2사 2루에서 타석에 선 한동희는 NC 필승 불펜 김진성의 공을 밀어 쳐동점 3루타를 만들어냈다. 2루 주자와의 홈 승부를 위해 전진 수비를 했던 NC 외야 시프트를 깨뜨리는 한방이었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신본기가 김진성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NC 마무리 임창민을 상대로 역전 2루타를 때려내며 3 : 2로 경기 첫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NC로서는 예상치 못한 일격을 두 차례 당한 셈이었다.
결국, 롯데의 리드를 마무리 손승락이 지켜내며 롯데는 길었던 연패를 끝낼 수 있었다. 에이스 레일리의 건재를 확인했고 마무리 손승락이 전날 5실점의 기억을 지워내는 투구를 했다는 점, 한동희가 대형 신인으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주었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중심 타선의 계속된 부진과 8회 초 무려 3명의 불펜 투수를 투입하고 힘겹게 1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켜낸 불펜진의 불안 등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득점권에서 작아지는 롯데 중심 타선의 문제는 심각하다. 4번 타자 이대호는 2할 초반의 타율에 득점권 타율 0, 5번 타순에 주로 배치되는 채태인은 1할대 타율에 득점 타율 0로 중심타자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채태인은 4할이 넘는 출루율로 나름 역할을 하고 있지만, 롯데가 최준석을 떠나보내면서 그를 영입한 건 높은 출루율을 기대한 건 아니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중심 타자 전준우 역시 1할대 타율에 득점권 타율 0에 허덕이고 있다. 그를 대신해 중심 타선에 배치되는 민병헌 역시 전준우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다. 그나마 손아섭이 2번 타순에서 분전하고 있지만, 중심 타선의 부진을 대신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외야 백업 자원인 이병규의 타격에서 활약이 더 돋보이는 상황이다.
중심 타선의 집단 부진은 롯데가 연패를 끊고도 결코 웃을 수 없는 중요한 이유다. 마운드가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팀 타선이 역할을 못한다면 승률을 끌어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롯데로서는 연패 탈출로 부담을 던 선수들이 4월부터 제 모습을 찾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연패 탈출이 롯데에게 어떤 효과를 불러올지 그 효과가 가장 먼저 필요한 곳은 중심 타선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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