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초반 최하위권으로 쳐져 있는 9위 한화와 10위 롯데의 시즌 첫 대결은 양 팀 합계 28득점을 주고받는 타격전이었다. 양 팀은 도합 26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상대 마운드를 힘겹게 했다. 그 과정에 롯데 6개, 한화 9개의 사사구와 2개씩의 실책이 대량 득점에 또 다른 원인을 제공했다. 난타전의 결과는 한화의 17 : 11 승리였다. 한화는 4연패를 벗어나며 시즌 3승 6패로 LG, 삼성과 함께 공동 7위를 기록하게 됐다.
한화 두 번째 투수로 4회 초 마운드에 오른 송은범은 1.1이닝 3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2실점의 부진한 투구를 했지만, 타선의 지원과 후속 불펜 투수들의 호투에 힘입어 다소 부끄러운 승리 투수가 됐다. 한화의 중심 타자 송광민과 호잉은 8타점으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송광민은 만루 홈런 포함 3안타 6타점, 올 시즌 처음으로 4번 타자로 경기에 나선 외국인 타자 호잉은 선제 2점 홈런 포함 1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한화는 이들 외에 상. 하위 타선에서 고른 활약을 하며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타선 폭발 속에 한화의 젊은 불펜진 박상원, 박주홍, 서균은 3.1이닝 1실점으로 경기 후반을 잘 정리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9회 초 시험 등판한 이태양은 세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하며 깔끔한 경기 마무리를 했다.
롯데는 한화보다 더 많은 팀 15안타를 때려내며 올 시즌 가장 뜨거운 공격력을 선보였지만, 마운드가 선발과 불펜 할 것 없이 부진하면서 패배를 피할 수 없었다. 롯데는 올 시즌 처음으로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손아섭이 솔로 홈런 포함 4안타 3타점을 분전했고 김문호가 2안타 2타점, 중심 타자인 채태인이 2안타 2타점으로 모처럼 중심 타자다운 모습을 보였고 하위 타선에서 만만치 않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한동희, 신본기가 각각 2안타 경기를 했지만, 대량 실점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롯데로서는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타격감을 회복하는 것에서 위안을 찾아야 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한 타선에서 4번 타자 이대호가 삼진 2개를 포함해 무안타로 부진하면서 또 다른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 초반 부진한 타격으로 롯데의 초반 부진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대호는 여전히 타격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부진 탓인지 이대호는 타석에서 생각이 많은 모습이었고 스트라이크 존 설정에도 문제가 있어 보였다. 스윙 역시 본래의 모습은 아니었다. 롯데로서는 이대호의 부진으로 팀 타선이 완전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경기였다.
경기는 초반 한화가 롯데 선발 투수 김원중을 난타하며 쉽게 승리를 가져가는 듯 보였다. 한화는 1회 말 4번 타자 호잉의 선제 2점 홈런을 포함해 4안타를 집중하며 4 : 0 리드를 잡았다. 한화는 2회 말에도 2득점을 추가한데 이어 롯데가 3회 초 2점을 추격한 이후 3회 말에도 5득점하며 초반에 승리를 굳히는 모습이었다.
롯데는 부진한 투구 내용의 선발 투수 김원중을 조기에 강판하고 3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했지만, 두 번째 투수 장시환이 한화 송광민에 만루 홈런을 허용하는 등 대량 실점하면서 추격에 힘을 잃었다. 하지만 한화의 마운드와 내야 수비 불안은 롯데의 기적 같은 역전의 희망을 되살려 주었다.
초반 타선의 대량 득점에도 한화 선발 투수 배영수는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투구로 위기를 자초했다. 배영수는 4회를 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불펜진에 넘겨주고 말았다. 그로서는 시즌 첫 승의 기회를 스스로 날리고 말았다. 문제는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송은범 역시 난조를 보였다는 점이었다.
송은범은 다소 이른 등판 탓인지 준비가 부족해 보였고 제구의 정교함이 떨어졌다. 여기에 한화 내야진의 실책과 아쉬운 수비가 이어지면서 위기가 커졌다. 롯데는 4회 초 8득점하면서 2 : 11의 경기를 10 : 11의 접전으로 바꿔놓았다. 송은범은 가까스로 리드를 지켰지만, 경기 분위기는 롯데로 넘어온 상황이었다.
롯데는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불펜진을 적극 가동했지만, 구승민, 진명호, 두 추격조 불펜 투수들이 모두 실점하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고 말았다. 한화는 5회 말과 6회 말 각각 3득점하면서 롯데의 추격권을 벗어났다. 한화는 송은범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상원이 롯데 공격 흐름을 잘 끊으면서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롯데는 7회 초 손아섭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추격했지만, 더는 추격할 여력이 없었다.
롯데는 지난주 어렵게 개막 7연패를 끊었고 최하위권에 자리한 한화와의 3연전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려 했지만, 마운드의 부진으로 그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선발 투수 김원중은 2이닝 7실점을 패전을 떠안았고 무엇보다 투구 내용이 실망스러웠다. 타선이 폭발하면서 추격한 시점에 불펜진의 부진도 아쉬웠다. 왜 롯데가 시즌 초반 부진한지를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승리했지만, 한화의 경기 내용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가장 믿을만한 선발투수였던 배영수가 여유 있는 리드에도 베테랑 다운 투구를 하지 못하고 초반 강판됐고 4회 초 대량 실점 과정에서 팀의 약점인 내야수비의 허점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화 역시 시즌 초반 하위권에 자리한 원인을 경기에서 보여주었다.
시즌 초반 부진 탈출을 위해 같은 하위권 팀을 넘어서야 하는 공통의 과제를 안고 시작한 롯데와 한화의 주중 3연전은 그 첫 경기에서 뜨거운 타격전을 보여주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승패를 떠나 씁쓸함이 느껴지는 대결이었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두 팀 모두 하위권 탈출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 시즌 첫 대결이었다.
사진,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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