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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정규 리그 일정까지 중단하면서 금메달에 올인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행로가 시작부터 험난하게 됐다. 대표팀은 8월 26일 대만과의 아시안게임 예선 첫 경기에서 6안타 1득점의 빈공 끝에 1 : 2로 패했다. 대표팀은 이 패배로 사실상 조 1위가 어려워졌고 앞으로 일정과 대진에서 어려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대회 프로리그 선수들보다 실업야구 리그 선수들의 대거 포함한 대만은 첫 경기에서 예상치 못한 대어를 낚으면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바꿔 말해 우리 대표팀으로서는 굴욕적인 패배의 기록을 남기고 말았다. 대표 선수 선발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있었던 대표팀으로서는 시원한 승리로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졸전과 패배로 부담만 더 가중되게 됐다.

타선의 부진이 결국 패배로 직결된 경기였다. 대표팀 마운드는 대만 타선은 5안타 2실점으로 막아내며 충분히 제 역할을 해냈다. 올 시즌 리그에서 지난 시즌보다 투구 내용이 떨어지면서 우려감을 높였던 선발 투수 양현종은 1회 초 실투가 2점 홈런과 연결되며 2실점하긴 했지만, 6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켜냈다. 2실점은 아쉬웠지만, 첫 경기 등판의 부담감 등을 고려하면 에이스다운 투수였다. 이어 나온 불펜 역시 최충연, 정우람, 박치국, 함덕주까지 모두 무실점 투구로 대만 타자들을 압도하는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하지만 마운드에 비해 자신감이 있었던 팀 타선의 실망스러웠다. 대표팀은 각 팀의 중심 타자들도 구성된 올 스타 타선이었지만, 득점에 너무 인색했다. 득점 기회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적시 안타가 아쉬웠다. 물론, 잘 맞는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다수 향하는 불운도 있었지만, 집중력에 문제가 있었다. 4회 말 두산 김재환의 솔로 홈런이 없었다면 완봉패 가능성까지 높았던 한 마디로 졸전이었다. 

대표팀 타자들의 대만 투수들의 변칙 투구에 적응하지 못했다. 대만은 좌타자가 다수 라인업에 포함된 우리 대표팀을 대비한 좌완 선발 투수가 나설 것으로 보였지만, 사이드암 투수로 선발 투수로 내세워 대표팀의 예측을 어긋나게 했다. 대만의 사이드암 선발 투수 우성펑은 빠른 공은 아니었지만, 좌우 코너를 폭넓게 활용하는 제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조합으로 우리 대표팀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처음 대하는 투수에 고전하는 건 국제경기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대표팀 타자들은 한 타순이 돈 이후에도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1번 타자로 나선 이정후가 분전했지만, 대체로 스윙이 크고 팀 배팅이 부족했다. 공격 해법을 찾지 못하는 사이 이닝을 하염없이 흘렀고 대만의 리드를 계속됐다. 

대만은 그동안 국제 경기에서 그들의 발목을 잡았던 수비 불안도 드러내지 않았고 위기에서도 침착한 수비를 보이며 리드를 지켰다. 여기에 상황에 맞는 투구 교체로 우리 대표팀의 공격 흐름도 잘 끊었다. 대만의 3명의 투수들의 모두 실업리그 출신이었지만, 모두 침착했고 안정된 제구를 보여주었다. 리그 최고의 타자들로 구성된 우리 대표팀의 타선은 어떻게 보면 평범해 보이는 대만 실업리그 투수들에 시종일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대표팀은 1점 차를 극복하지 못했고 충격적인 패배로 아시안게임을 시작하고 말았다. 현지 적응의 문제와 상대에 대한 분석 부족 등의 문제 상대적으로 우리에 대해 잘 알고 분석해온 대만의 대응이 좋았던 면도 있지만, 한 마디로 우리가 못한 경기였다. 특히, 대표팀이 자신감을 보였던 팀 타선이 대만 실업리그 투수들에게 1득점에 그쳤다는 점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물론, 1경기를  것뿐이고 목표로 한 금메달의 꿈도 사라진 건 아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우리 프로야구 리그를 지배했던 극심한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서 양산된 다수의 3할 타자와 홈런 풍년, 셀 수 없는 대량 득점의 경기 등의 화려함이 과연 우리 실력인 것인지 우물 안 실력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밖에 없는 대만과의 예선 1차전 내용이었다. 

이제  대표팀은 남은 경기에서 전승 외에는 금메달로 가는 또 다른 길이 없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의지와 달리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구성되었다고 하지만, 다음 라운드에서 만날 일본의 투수 수준은 대만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고 대만의 투수들은 이미 만만치 않음을 경험했다. 대표팀으로서는 예선 첫 경기 대만전 패배가 좋은 보약이 되어야 한다. 이 패배가 선수들의 자만과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계기가 될 필요가 있다. 이 패배가 앞으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어떻게 작용할지 당장은 침체한 팀 분위기도 되살리는 것이 급하다. 

사진,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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