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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도가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에 비해 떨어지지만, 지금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시안게임이 한창 진행 중이다. 각 종목별로 메달 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고 관심 종목인 야구, 축구 등 구기 종목도 메달 색깔을 다투고 있다. 이젠 세계적인 공격수가 된 손흥민이 속한 축구 국가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종목이다. 

축구에 이어 야구도 금메달을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야구 대표팀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 할 수 있는 대만전을 첫 경기로 하면서 초반부터 큰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 1군 선수들로 선수단을 구성하고 있는 대표팀이 전력은 대만, 일본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변의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지만, 금메달을 의심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이런저런 문제들은 야구 대표팀에 대한 반응을 엇갈리게 하고 있다. 프로리그까지 중단시키며 정예 선수를 출전시켜야 하는가 하는 의문과 병역 면제라는 목표를 위해 무리수를 감수하며 대표팀에 승선한 몇몇 선수들의 사례는 비난 여론까지 일게 했다. 역대로 이렇게 응원받지 못한 야구 대표팀이 있었을까 할 정도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국가 대항전의 의미는 여전히 크다. 당연히 금메달이라는 주변의 반응은 오히려 큰 부담감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상대에 대한 분석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도 불안감을 크게 한다. 현지의 열악한 경기 여건도 변수다. 치열한 리그의 순위 경쟁 속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체력 저하와 부상을 안고 경기에 임한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결국, 투. 타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들이 팀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갈 필요가 있다. 그만큼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의 존재는 국가대항전에서 소중하다. 

이런 점에서 지금은 은퇴한 언더핸드 투수 정대현은 최근 야구 국가대항전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정대현은 SK와 롯데를 거친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였다. SK 시절에는 다수의 불펜 투수들을 자주 활용하는 SK 벌떼 불펜의 종결자로 여왕벌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롯데에서도 정대현은 주력 불펜 투수로 5시즌 활약했었다. 그가 쌓은 프로 통산 46승 29패 106세이브, 121홀드의 기록은 당장 야구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그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의미가 크다. 

정대현의 가치는 KBO 리그뿐만 아니라 국가대항전에서 더 빛났다. 정대현은 대학생 신분이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야구 대표팀 선수로 출전한 이후 2015 프리미어 12 대표까지 10년 넘는 세월을 국가 대표로서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그의 국제 경기 경쟁력은 상당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최강 전력이라 평가받았던 미국전 2번의 선발 호투는 정대현이라는 이름을 야구팬들에게 강하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별로 빠르지 않은 구질에 미국 대표팀 타자들은 좀처럼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당시 선발투수였던 정대현은 미국 킬러로서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후 프로 입단 후 정상급 불펜 투수로 자리 잡은 정대현은 국가 대항전이 있다면 항상  엔트리 한자리를 차지하는 선수였다. 극단적인 언더핸드 폼에서 나오는 구질은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생소함 그 이상이었다. 국제경기 경력이 큰 정대현을 대표팀에서 마다할 리 없었다. 정대현 역시 리그에서 부진해도 국가 대항전에서는 호투하며 그 존재감을 잃지 않았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확정하는 병살타 유도 장면은 두고두고 떠올리게 되는 야구 역사에 남을 명장면이었다. 

이렇게 화려한 선수 생활을 했던 정대현이었지만,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었다. 2012시즌 메이저리그 진출이 좌절된 이후 전격적으로 FA 계약을 통해 SK에서 롯데로 팀을 옮긴 정대현은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오랜 기간 투구를 하면서 생긴 부상의 여파가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닌 정대현은 투구 폼을 수정하는 등 기량 회복을 위해 노력했지만, 좀처럼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2017 시즌 1군에서 단 1경기도 나서진 못한 정대현은 스스로 선수 생활을 접고 지도자로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다. 

빠르지 않지만, 솟아오르고 좌우로 꺾이고 떨어지기도 하는 그의 변화무쌍한 공으로 어떤 타자에도 밀리지 않았던 정대현의 모습은 이제 더는 볼 수 없다. 국가 대항전에서 힘 있는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해서도 자신감이 넘쳤던 국가대표 정대현도 추억이 됐다. 

이제 국가대표 정대현의 자리는 SK의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이 이어받았다. 박종훈 역시 정대현과 같은 극단적인 언더핸드 유형의 투수다. 선발 투수로서 자리를 잡았고 제구 불안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 하지만 국제경기 경험이 절대 부족한 박종훈이 정대현을 그림자를 지울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만큼 정대현이 국가대표로서 남긴 발자취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그 무엇이 있다. 

사진,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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