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앞둔 프로야구 8월 16일 경기는 모든 팀들이 승리를 위해 마운드에서 최상의 카드를 꺼내든 경기였다. 롯데와 KIA의 경기도 다르지 않았다. 두 팀은 5위권 경쟁을 하는 팀이었고 승차가 없는 7위와 8위의 대결이었었다. 경기는 8위 롯데의 8 : 6 승리였다. 롯데는 7위로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맞이하게 됐다.
KIA는 롯데보다 7개 더 많은 17개의 안타를 때려냈지만, 집중력에서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필승 카드로 내세운 에이스 양현종의 1회 말 5실점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KIA 선발 양현종은 5이닝 8피안타 1탈삼진 1사사구 5실점의 부진한 투구 끝에 시즌 9패를 기록하게 됐다. 1회 말 대량 실점 이후 안정감을 보였지만, 결국 패전의 멍에를 벗지는 못했다. 양현종이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걱정스러운 투구 내용이었다.
KIA는 양현종에 이어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 김윤동에 최근 불펜 투수로도 나서고 있는 외국인 투수 팻딘까지 최상의 불펜 카드를 모두 사용했지만, 믿었던 김윤동이 2이닝 3실점하면서 추격할 힘을 잃고 말았다. 최근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KIA 타선은 다수의 선수가 멀티 안타를 때려내며 활발한 공격을 했지만,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했다.
KIA 타선의 집중력에 문제가 있었지만, 롯데의 마운드 운영도 효과적이었다. 롯데는 불펜 물량 공세로 KIA 타선의 흐름을 잘 끊으면서 승리로 가는 길을 열 수 있었다. 롯데는 선발투구 듀브론트가 부진하자 그를 4회 초 수비에서 일찌감치 내리고 또 다른 선발 투수인 노경은을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리는 과감한 결정을 했다.
이후 롯데는 마치 포스트시즌과 같은 마운드 운영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롯데는 노경은을 시작으로 고효준, 오현택, 구승민, 마무리 손승락까지 최상의 불펜 카드를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긴 휴식기가 이어진다는 점과 함께 전날 우천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서 불펜 투수들의 힘이 비축된 점도 영향을 주었다.
롯데 불펜진은 선발 투수 듀브론트의 3.1이닝 11피안타 3탈삼진 4실점의 부진을 지우며 남은 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냈다. 위기의 순간은 많았지만, 좀처럼 실점하지 않았다. 5회 초에는 볼넷 3개를 내주고도 실점하지 않는 보기 드문 장면도 나왔다.
불펜진이 버티고 또 버티는 사이 롯데 타선은 10안타를 집중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롯데는 1회 말 흔들리는 KIA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7개의 안타를 집중하며 5득점했다. 선두 전준우의 홈런으로 시작으로 롯데는 양현종의 공을 배팅볼을 때리듯 공략했다. 이는 KIA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1회 말 5득점으로 결국, 롯데 승리에 결정적이었다. KIA로서는 양현종이 1회 말 이후 제 페이스를 되찾았다는 점에서 뭔가 경기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 보였다. 비로 경기 시작이 뒤로 미뤄진 것이 영향을 주었다. 롯데는 그 상황을 최상의 결과로 이어지도록 했다.
롯데는 이후 KIA 반격으로 한 점차로 쫓기는 상황에서 결정적인 한 방으로 승세를 굳혔다. 롯데는 5 : 4 한 점차 리드를 지키던 7회 말 손아섭의 3점 홈런으로 8 : 4로 앞서나갔다. KIA 불펜 투수 김윤동은 1사 2루 위기에서 최근 롯데 타선에서 가장 뜨거운 전준우, 손아섭과의 승부를 이겨내지 못했다. 전준우와는 긴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고 손아섭과의 승부는 볼넷 이후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직구가 통타당했다. 김윤동으로서는 승부가 어려웠다면 손아섭에게도 볼넷까지 생각하는 신중한 투구를 할 필요가 있었다.
결국, 관성대로 연속 볼넷에 대한 부담감은 위력이 떨어지는 직구 승부로 이어졌고 손아섭은 그 공을 놓치지 않았다. KIA는 8회 초 최형우, 나지완의 솔로 홈런으로 8 :6까지 점수 차를 좁혔지만, 7회 말 3실점이 또 다른 벽이 되고 말았다.
롯데는 아직 잔여 경기 일정이 있지만, 최근 10경기 8승 2패의 상승세를 유지하며 팀을 정비하게 됐다. 마치 지난 시즌 후반기 대반전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롯데의 최근 모습이다. 타선이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고 마운드, 특히, 불펜진이 선전하고 있다는 점은 지난 시즌과 흡사하다. 다만, 불펜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구승민이 솔로 홈런 2방을 허용하는 등 구위 저하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구승민의 비중을 고려하면 휴식 기간 그의 컨디션 유지가 롯데에 중요하다.
그럼에도 롯데는 오현택이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고 노경은이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전천후 투수로 역할 비중을 높이고 있고 전반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한 진명호가 휴식 후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좌완 고효준과 이명우가 나름 역할을 해내고 있고 군에서 돌아오는 홍성민에 구종을 다양화하면서 되살아난 마무리 손승락까지 든든한 불펜진 구성이 가능하다. 시즌 마지막 경기는 불펜진의 잔여 경기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경기였다. 7위 롯데가 아시안게임 이후 강력해진 불펜진을 앞세워 그 순위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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