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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FA 제도가 시행된 이후 대형 계약이 줄을 이었지만, 냉정히 성공 사례는 많지 않았다. 대부분 30살은 훌쩍 넘겨 FA 자격을 얻는 탓에 기량이 정점에서 내림세로 돌아서는 시점인 경우가 많았다. 또한,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부상을 숨기면서 경기에 나서면서 막상 FA 계약 후 부상이 시달리며 소위 먹튀로 전락하는 사례로 상당했다. 또한, 대형 FA 계약 체결 후 자기관리에 실패하면서 경기력이 떨어지는 사례도 볼 수 있었다. 

FA 계약은 선수의 이전까지 활약과 앞으로 가능성을 모두 고려한 계약이어야 했지만, 그동안 FA 시장의 흐름은 과거의 실적을 더 고려 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름값있는 선수들이 그만큼 더 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비과학적인 계약의 관행은 앞서 제시한 문제들을 양산했다. 최근 FA 시장이 위축된 큰 이유 중 하나도 투자 대비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FA 계약의 실패는 해당 구단의 재정적 손해는 물론이고 전력에도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이다. FA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유출해야 하는 보상 선수에 그 FA 선수에 투자한 비용을 선수 육성에 활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FA 영입 선수의 부진은 팀의 미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당연히 부진한 선수는 상당한 비난 여론을 감수해야 한다. 





이 점에서 롯데는 FA 계약에서 성공보다 실패의 사례가 많았던 팀이었다.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실패한 계약의 사례로 있다. 안타깝게도 불펜 투수 윤길현의 FA 계약이 그렇다. 윤길현은 2016 시즌 SK에서 롯데로 팀을 옮겼다. 롯데는 현재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손승락과 함께 윤길현을 영입해 불펜진을 크게 강화했다고 자평했었다. 

실제 윤길현은 FA 자격을 얻기 전 3년간 SK에서 주력 불펜 투수로 활약하며 지금은 한화의 마무리 투수 정우람과 함께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 역할을 번갈아 맡았다. 풍부한 경험과 함께 묵직한 직구,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의 조합은 위력적이었다. 구종이 단조롭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짧은 이닝을 책임지는 불펜 투수에게 강력한 두 가지 구종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게 해주었다. 

롯데는 윤길현을 영입하면서 손승락과 함께 롯데의 뒷문을 든든히 지켜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손승락과 달리 윤길현은 롯데에 온 이후 그 결과가 좋지 않았다. 2016 시즌부터 3시즌 동안 윤길현은 불펜진에서 중용되었지만, 모든 기록의 지표가 SK 시절보다 크게 떨어졌다. 이런 부진은 그의 역할을 승리를 지키는 셋업맨에서 추격조로 변화시켰고 지난 시즌에는 그마저도 어려웠다. 

어느 순간  윤길현은 1군과 2군을 오가는 처지가 됐다. 그 역할도 경기 후반을 책임지는 불펜 투수가 아닌 팀이 리드를 당하는 상황 또는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멀티 이닝을 책임지는 것으로 변했다. 그에게 막대한 투자를 한 롯데로서는 아쉬운 일이었지만, 신뢰를 잃은 불펜 투수를 중요한 순간 계속 기용할 수는 없었다. 

윤길현은 부진 탈출을 위해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는 등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았다. 롯데는 윤길현에 대한 미련을 접고 내부에서 젊은 불펜 투수들로 대안을 모색했고 구승민, 진명호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FA 계약이 아닌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베테랑 오현택은 뛰어난 가성비로 지난 시즌 필승 불펜조의 한 축이 됐다. 팀 불펜진이 개편되면서 윤길현의 역한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FA 4년 차를 맞이하는 윤길현으로서는 반전하지 못한다면, 먹튀 FA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윤길현으로서는 두 번째 FA 계약이 문제가 아니라 올겨울 현역 선수로의 생명 연장을 위해 동분서주할 가능성도 크다. 윤길현에게는 올 시즌이 위기라고 할 수 있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 과거의 기량을 조금씩 보여주었다는 점은 올 시즌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윤길현은 1군 엔트리 진입조차 버겁다. 롯데의 불펜진 경쟁이 만만치 않다. 윤길현의 경험과 명성만으로는 경쟁을 이겨내기 어렵다. 롯데는 마무리 손승락을 축으로 구승민, 진명호, 오현택이 필승 불펜 조를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불펜진의 좌완 투수가 부족한 현실에서 베테랑 좌완 고효준과 신예 차재용 등이 불펜진 구성에 포함되어야 한다. 

남은 몇 자리를 두고 윤길현은 젊은 투수들과 선발투수 경쟁에서 탈락한 선수들과 자리 경쟁을 해야 한다. 올 시즌 선발진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롯데는 불펜진 활용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멀티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불펜 투수를 더 엔트리에 포함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베테랑 윤길현으로서는 더 버거운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윤길현으로서는 시범경기 기간 등판 기회에서 경쟁력을 보여야 한다. 

프로야구 개막 일정이 국제경기 일정 등으로 앞당겨진 상황에서 시범경기 일정도 축소됐다. 윤길현이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준 기회가 많지 않다. 이런 제약 조건 속에 3월 13일 첫 시범경기 등판에서 윤길현은 자책점은 아니었지만, 3피안타 3실점으로 결과가 좋지 않았다. 남은 시범경기 분전이 필요하다. 

지난 3년까지 성적으로는 윤길현에서 실패한 FA라는 평가를 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올 시즌 이를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윤길현에 대한 기억은 그렇게 남을 수밖에 없다. 선수로서는 상당한 불명예다. 윤길현이 올 시즌 자신의 상황을 반전시키고 베테랑들에게 나날이 추워지는 겨울을 견딜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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