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프로야구] 퇴색된 우승 팀 포수의 기억 되살려야 하는 KIA 김민식

2018 시즌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5위로 턱걸이했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나름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KIA의 2018 시즌에 대한 평가는 실패라는 시선이 더 강했다. 2017 시즌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의 영광 뒤에 찾아온 시즌에서 5위 성적은 분명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KIA는 전력에서 큰 변화가 없었고 경쟁구도를 형성할 팀들의 전력도 강해지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내심 또 한 번의 우승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KIA는 시즌 우승 팀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투. 타에서 모두 각종 지표가 떨어졌다. 치열한 5위 경쟁을 통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지만, 4위 키움 히어로즈에 힘없이 패하면서 그들의 포스트시즌은 단 1경기로 끝나고 말았다. 

이런 결과를 두고 KIA 팬들의 실망감을 상당했다. 당연히 팀에 대한 상당한 비판이 뒤따랐다. 형님 리더십과 동행 키워드를 강조하며 2017 시즌 우승을 이끌었던 김기태 감독은 상당한 비난 여론에 직면해야 했고 주축 선수들 역시 지난 시즌보다 못한 성적에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했다. 

또한 팀 주전 포수 김민식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7 시즌 김민식은 KIA와 SK의 대형 트레이드에 포함되어 KIA로 팀을 옮겼다. 이 과정에서 KIA는 외야 유망주 노수광을 떠나보내야 했다. 여러 선수들이 이동을 했지만, 그 중심은 김민식과 노수광이었다. KIA는 노수광을 내주면서까지 포수 보강이 필요했다. 김민식은 SK에서 기대되는 포수 자원이었지만, 이재원이라는 강력한 주전 포수에 밀려 백업 역할을 하고 있었다. 김민식으로서는 주전 포수로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는 트레이드이기도 했다. 

KIA와 김민식의 만남은 성공적이었다. 2017 시즌 김민식은 공격보다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KIA 포수진에 무게감을 더해주었다. 김민식으로서는 트레이드가 긍정의 변화였다. 결국, 김민식은 백업 포수에서 KIA의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으로 자리하게 됐다. 김민식은 성공적인 트레이드의 사례였다. 

하지만 2018 시즌 김민식은 2017 시즌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타격 지표는 향상되었지만, 장점인 수비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다. 블로킹이나 투수 리드가 전 시즌만 못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여기에 경기 중 집중력이 떨어지며 아쉬운 플레이를 하는 일도 늘었다. 그렇다고 타격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한 것도 아니었다. 수비에 장점이 있는 포수가 수비가 흔들린다는 건 심각한 문제였다. 우승 팀 포수의 이런 부진에 KIA 팬들은 상당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어느샌가 김민식은 KIA 선수 중 가장 많은 비난을 받는 선수 중 한 명이 되고 말았다. 우승의 기억이 그를 더 발전시킨 것이 아니라 그를 더 퇴보시키고 말았다. 

2018 시즌 김민식이 흔들리면서 KIA의 포수진은 팀의 고민거리가 됐다. 2017 시즌 팀의 포수 고민을 해결해줄 카드로 영입된 선수였던 김민식이 2018 시즌에도 고민거리가 된 셈이었다. 이는 그의 팀 내 입지를 크게 흔들리게 했다. 하지만 그 대안이 되어야 할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김민식은 주전 포수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2018 시즌의 후폭풍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2019시즌 김민식은 전지훈련 도중 1군 캠프에서 2군 캠프로 이동했다. 컨디션 조절 차원일 수도 있지만, 그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진 결과였다. KIA는 김민식을 대신한 포수 포수 후보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음에도 그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 시즌 김민식에서 주전 포수의 입지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차피 주전 포수는 김민식이라는 공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고 있기도 하다. 

김민식으로서는 전지훈련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었지만, 현 상황에서 코치진에 만족감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민식으로서는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있을 시범경기에서 확실한 비교 우위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자칫 1, 2군을 오가는 시즌을 보낼 수도 있다.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2017 시즌 김민식은 2012시즌 프로에 데뷔한 이후 긴 기다림 끝에 그것도 우승 팀의 주전 포수 자리까지 올라왔다. 개인적을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보통의 경우라면 이를 계기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맞지만, 김민식은 그 반대였다. 지금의 위기는 스스로 자초한 면도 있다. 

물론, 지금의 위기를 심기일전의 계기로 한다면 김민식도 KIA도 함께 웃을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다. KIA도 내심 그것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김민식에 대한 KIA의 시선은 더 냉정해질 수밖에 없다. 포수진 운영에 대해서도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김민식의 우승 팀 포수의 퇴색된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지 올 3월이 그에게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글 : jihuni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