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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외국인 선수 아수아헤가 2번째 2군행을 통보받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첫 번째 2군행을 부상이 원인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이유가 다르다. 이번에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타격 부진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현재 분위기라면 아수아헤가 다시 1군 엔트리에 복귀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올 시즌 49경기에 출전한 아수아헤는 0.252의 타율에 41안타 2홈런, 21타점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출루율은 0.356으로 일정 기여도가 있지만, 장타율이 크게 부족하고 장점으로 여겨졌던 스피드도 도루 4개로 평범하기만 하다. 안정적인 2루 수비를 보여주고 있지만, 국내 선수들과 비교해 크게 우위에 있다 할 수 없는 경기력이다. 

아수아헤의 영입은 롯데만의 전략에 의한 산물이었다. 롯데는 내야진의 약점이 있다. 유격수 자리는 신본기라는 주전 선수가 자리를 잡았고 1루수는 리그 최고 타자 이대호와 베테랑 채태인이 나눠 맡으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그 외 내야 두 자리는 여전히 불안하다. 이에 롯데는 2루수 자리를 올 시즌까지 3년간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채웠다. 그러면서 롯데는 수비에 더 중점을 둔 외국인 야수 선택을 했다. 지난 2시즌은 번즈가 있었고 올 시즌은 아수아헤가 영입됐다. 



이는 KBO 리그에서의 외국인 타자 영입 기조와는 크게 다르다 할 수 있다. 흔히 외국인 타자는 장타력이 있고 중심 타선에 힘을 실어줄 타자가 선택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롯데는 이대호라는 슈퍼스타의 존재와 부족한 내야 자원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타 팀과는 다른 외국인 타자를 선택했었다. 

문제는 팀 성적이 최하위로 추락하면서 롯데의 이러한 선택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팀 공격에서 큰 보탬이 안돼는 외국인 타자가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면서 롯데는 공격적인 면에서 한수 접고 경기에 임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그것을 메워줄 국내 선수들의 공격력이 지난 시즌보다 떨어지면서 외국인 타자의 공격력 부재 문제는 더 도드라지고 있다. 

아수아헤는 공. 수에서 의욕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지만, 지금의 공격력이라면 수비적인 기여도를 고려해도 아쉬움이 큰 건 사실이다. 여기에 그를 대신할 수 있는 국내 선수 자원이 늘어났다는 점도 그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고 있는 오윤석이 있고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올 시즌 신인 2차 1순위 지명자 고승민도 2루수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베테랑 문규현의 부상 복귀와 지난 시즌 후반기 가능성을 보였던 내야수 전병우의 부상 복귀도 롯데의 내야 선택폭을 넓히고 있다. 

이런 상황 변화 속에 롯데는 외국인 선수, 타자 부분에서 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이대호와 1루수 자리를 나눠 책임졌던 베테랑 채태인의 부진도 외국인 선수 구성에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올 시즌 지명타자로 주로 경기에 나서고 있는 이대호와 함께 중심 타선에 설 수 있는 거포형 1루수가 라인업에 포함된다면 하는 경우의 수가 추가될 시점이 됐다. 

물론, 시즌 중 외국인 선수 교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조건의 문제와 적응 문제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원하는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KBO 리그에 경험이 있는 선수 군 중 지난 시즌 KIA에서 활약했던 버나디나나 NC에서 활약했던 스크럭스 등이 1루수 수비가 가능하지만, 이들의 KBO 리그 복귀가 롯데가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이들이 지난 시즌만큼의 기량을 보여준다면 공격력에서만큼은 상당한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수아헤는 올 시즌 메이저리거의 꿈을 잠시 접고 롯데에 입단했다. 아직 20대의 젊은 선수로 KBO 리그에서의 성공으로 더 높은 곳으로의 도약도 꿈꾸는 올 시즌이었다. 이런 동기부여 요소에도 아수아헤의 올 시즌 KBO 리그에서의 모습은 기대 이하다. 이제는 리그 적응이 안 됐다는 말도 통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아수아헤의 두 번째 2군행을 결코 예사로운 일로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아수아헤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지도 모른다. 그가 반전의 계기를 스스로 만들지 못한다면 KBO 리그에서의 이력이 한 시즌도 안돼 끝날 수도 있다. 또한, 롯데가 올 시즌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아수아헤를 오래 기다려 줄 수 있을 만큼 여유도 없다. 롯데 역시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아수아헤가 이대로 실패한 외국인 선수의 이력을 남기고 KBO 리그를 떠나게 될지 지금의 상황은 그에게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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