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 선발 투수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시즌 15승을 이미 달성했다. 방어율은 2.01에 불과하다. 이닝도 130이닝을 소화했다. 이닝당 출루율은 1.0을 넘지 않고 있다. 만화 주인공 같은 성적으로 리그를 지배하는 투수가 있다. 두산 에이스 린드블럼의 이야기다.
린드블럼은 7월 14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2실점(1자책)으로 마운드를 지켰고 시즌 15승에 성공했다. 이 기록은 기 전 기록이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으로 외국인 선수로는 린드블럼이 최초다. 두산은 린드블럼의 선발 역투와 타선의 타선의 후반 집중력, 4번 타자 김재환의 2경기 연속 홈런포 등을 더해 8 : 2로 승리했고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에 성공했다. 두산은 그들을 바짝 추격하던 3위 키움과의 승차를 1.5경기 차로 다시 벌리며 2위 수성에 여유를 가지게 됐다.
린드블럼의 15승 달성은 쉽지 않았다. 린드블럼은 5이닝을 투구하면서 투구 수 100개를 넘길 정도로 롯데 타선에 고전했다. 피안타 9개를 허용하며 거의 매 이닝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 타자들은 린드블럼과 끈질긴 승부를 하며 그를 괴롭혔다. 린드블럼은 특유의 상다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실점을 막고 또 막아냈다. 두산은 어려운 경기를 하는 에이스를 불펜진과 타선이 지원하며 그의 전반기 15승 달성에 힘을 더했다. 린드블럼으로서는 의미 있는 기록과 함께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린드블럼의 올 시즌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와도 될 정도다. 지나 시즌 롯데에서 두산으로 팀을 옮긴 이후 린드블럼은 15승 4패 방어율 2.88을 기록하며 리드 최고 선발 투수로 자리했다. 올 시즌은 그 이상이다. 시즌 20승 달성도 무난해 보인다. 전반기 린드블럼은 다승과 방어율은 물론, 탈삼진과 승률에서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기록이라면 시즌 MVP 수상도 가능한 상황이다.
지금은 두산의 에이스로 리드를 지배하는 투수지만, 린드블럼의 KBO 리그 성공 스토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팀은 롯데다. 린드블럼은 2015시즌 롯데와 계약하며 KBO에 리그에 데뷔했다. 린드블럼은 강력한 직구와 뛰어난 이닝 소화능력, 성실함까지 더하며 롯데의 에이스로 팬들의 큰 응원을 받았다.
하지만 2016 시즌 린드블럼은 각종 성적 지표가 크게 떨어지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2016시즌의 부진과 가족의 건강 문제가 겹치며 린드블럼은 롯데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이렇게 KBO 리그와의 인연이 끝나는 듯했던 린드블럼은 2017 시즌 도중에 롯데와 계약하며 롯데의 정규리그 3위 달성과 포스트시즌 선전에 큰 힘이 됐다. 돌아온 린드블럼은 힘에 의존하는 투구가 아닌 다양한 변화구와 경기 운영 능력을 겸비한 투수로 변신해 있었다.
더 강해진 에이스의 귀환에 롯데 팬들은 환호했지만, 롯데와 린드블럼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2018 시즌을 앞두고 린드블럼은 롯데가 아닌 두산과의 계약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와 린드블럼 계약에 대한 잠재된 문제가 터져 나왔다. 이 문제는 현재로 린드블럼과 롯데의 민사소송으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롯데와 린드블럼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롯데 구단의 아쉬운 일 처리는 지금까지도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아름답지 못한 이별을 두산의 에이스로 거듭난 린드블럼은 넓은 잠실 홈구장과 두산의 단단한 수비 지원까지 받으며 한층 더 발전한 투구를 했다. 두산 팬들은 장기간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니퍼트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의 자리를 대신한 린드블럼에게 큰 성원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어색했던 두산 에이스 린드블럼이 이제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린드블럼 역시 상위권 팀 두산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있고 올 시즌 절정의 기량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만남의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두산과 린드블럼의 만남은 최고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린드블럼은 리그 최고 투수 자리에 올라섰고 린드블럼이 있어 두산은 계속되는 FA 선수 유출에도 상위권 팀의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남은 정규 시즌에서 1위 SK를 추격해야 하는 두산으로서는 린드블럼이 압도적 투구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후랭코프가 부상 이후 지난 시즌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다는 점은 린드블럼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투구 이닝이 늘어나면서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약간의 불안요소지만, 올스타전 휴식기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시점에서는 불의의 부상만 없다면 린드블럼이 이전 외국인 투수들이 이뤄내지 못했던 결과물을 만들어낼 가능성은 매우 크다. 올 시즌 전반기는 린드블럼 등판은 팀 승리라는 공식이 맞아들어가는 모습이다. 남은 시즌 린드블럼이 어떤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할지 이는 두산 팬들은 물론이고 프로야구 팬들 모두에게 큰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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