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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에이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 입단 계약을 하면서 내년 시즌 그의 무대는 메이저리그가 됐다. 소속팀 SK의 포스팅 허가 이후 메이저리그 팀들과 협상을 이어가던 김광현은 세이트루이스행을 확정했다. 첫 번째 포스팅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조건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을 버렸던 김광현은 2년간 800만 달러의 메이저리그 계약을 얻어냈다. 

세인트루이스는 국내로 복귀한 오승환이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팀으로 국내 팬들에게 이름이 친숙하다. 내셔널 리그 중부지구에서 꾸준히 강팀으로 자리하고 있고 포스트시즌 단골 진출팀이기도 하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을 좌완 선발 투수진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계약조건을 고려하면 김광현을 단지 보험용으로 영입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김광현도 강팀에 소속되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애초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전망은 긍정과 부정의 전망이 엇갈렸다. 올 시즌 힘에만 의존하는 투구에서 관록이 더해진 김광현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였지만, 30대를 넘어선 나이는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었다. 구종을 추가하긴 했지만, 직구와 슬라이더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패턴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고 팔꿈치 수술 경력도 그에게 유리한 조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메이저리그 전체 방어율 1위에 오르며 새로운 전성기를 연 류현진의 활약과 켈리와 테임즈 등 KBO 리그에서 기량을 발전시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존재는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올 시즌 KBO 리그 최고 투수였던 린드블럼이 메이저리그 진출도 김광현의 계약에 촉매제가 됐다. 

무엇보다 김광현이 올 시즌 풀 타임을 소화하면서 자신의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시켰고 17승 6패 방어율 2.51, 180개의 탈삼진으로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는 점이 그에 가치를 높였다. 또 하나의 장벽이었던 소속팀의 포스팅 허가 문제까지 잘 풀리면서 김광현은 자유롭게 협상에 임할 수 있었다. 기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김광현은 한 해가 가기 전 소속팀을 찾았고 내년 시즌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SK는 일본 리그로 떠난 산체스와 함께 김광현까지 선발 원투펀치를 모두 잃게 됐다. SK는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하며 이들의 공백을 메웠지만, 외국인 투수들이 압도적 투구를 하지 못한다면 선발 마운드의 약화는 불가피해졌다. 외국인 원투 펀치를 모두 교체한 두산과 함께 정규리그 1, 2위 팀 모두 전력 약화의 문제를 가지고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이는 프로야구 순위 경쟁의 재미를 더할 수 있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의 해외 진출은 프로야구 팬들에게도 아쉬운 일이다. 가뜩이나 수준 저하 문제가 불거지고 있고 프로야구 인기가 내림세에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악재가 생겨났다 할 수 있다. 침체한 FA 시장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고 구단들의 육성 강화 정책이 중요한 흐름이 되면서 선수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시도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에도 KBO 리그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궁극적으로 리그의 수준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KBO 리그가 기회의 장이 되면서 우수한 외국인 선수 영입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미 상당수 구단들은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국내 선수들에게는 외국인 선수와의 경쟁을 통한 수준 향상도 기대된다. 더 큰 목표가 생겼다는 점은 선수들에게 중요한 동기부여 요소가 될 수 있다. 경기력의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그 전제는 우수한 선수들의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꾸준한 저변 확대 등이 필요하긴 하다. 

이런저런 스토리가 있었지만, 김광현의  오랜 꿈은 이루어졌다. 그동안 김광현은 리그에서 국제경기에서 큰 활약을 했다. 그의 메이저리그 도전에 우려보다는 응원의 목소리가 많았던 건 그동안의 누적된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보다 어린 나이에 진출했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올 시즌 김광현의 투구 내용이라면 메이저리그에서의 활약도 기대할만 한다. 다만, 수준 높은 메이저리그 타자들과의 대결에서 직구와 슬라이더 두 구종으로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생긴다. 그의 나이가 전성기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김광현은로서는 선발 투수 로테이션 진입을 위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 선발 기회에서 인상적인 투구가 필요하다. 김광현은 KBO 리그에서는 최고 레벨 투수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직 미지의 투수이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기회의 문은 점점 줄어들 수 있다. 

이런 흐름은 2년 계약 후 KBO 리그 유턴의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다. 이는 메이저리그 도전 실패의 기록을 추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광현이 자신이 이룬 꿈을 더 크게 만들어 갈 수 있을지  그의 다음 시즌 시즌 활약은 개인적으로 리그 전체를 놓고 보아도 중요하다. 

사진 : SK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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