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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리그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KIA의 투수 윤석민이 조용히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윤석민은 프로 통산 398경기에 나섰고 77승 75패 86세이브 18홀드 방어율 3.29의 성적을 남겼다. 이 성적은 이제 과거의 기록으로만 남게 됐다. 

기록에서 보듯 윤석민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한 전천후 투수였다.  팀 사정에 따라 윤석민은 보직을 바꿔가며 활약했다. 국가대표에서도 윤석민은 선발과 불펜 모두를 소화했다. 안정된 제구와 함께 하는 150킬로에 이르는 빠른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는 위력적이었다. 윤석민의 투구는 국제 경기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윤석민은 불펜 투수로서 승부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지금도 우리 야구의 명경기로 이야기되고 있는 일본과의 4강전에서 구원 역투는 극적인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윤석민은 당시 크게 빛나지 않았지만, 대표팀 금메달의 숨은 조력자였다. 

KBO 리그에서도 윤석민은 2011시즌 다승과 탈삼진, 방어율 등 투수 주요 부분 수상자로 되면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 해 윤석민은 정규 시즌 MVP와 투수 부분 골든글러브를 수상자가 되며 리그 최고 투수로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2011시즌을 정점으로 윤석민은 전성기를 지나 내림세를 보였다. 팀과 국가대표 선수로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전천후 투수의 장점은 그의 전성기를 일찍 저물게 했다. 부상이 자주 찾아왔고 이는 성적 하락과 연결됐다. 

 



2013시즌 윤석민은 3승 6패 7세이브 방어율 4.00으로 부진했다. 공교롭게도 2013 시즌은 FA 자격을 앞둔 시즌이었다. 윤석민에게는 아쉬운 시즌이었다. 내림세에 접어든 기량에 따른 불투명해진 미래 가치, KIA에서의 그동안의 공헌도 사이에서 FA 협상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였다. 

이 시점에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2014시즌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와 계약했다. 하지만, 그전 시즌은 부진 등으로 메이저리그 로스터가 보장된 계약은 아니었다. 윤석민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윤석민은 스스로 실력과 결과로 메이저리그 진입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2014시즌 윤석민은 트리플에이 소속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지만, 4승 8패 5.74의 방어율로 부진했다. 메이저리그 승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윤석민은 계속 도전을 원했지만, 불투명한 미래에 도전을 멈춰야 했다. 

2015시즌 윤석민은 4년간 90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으로 KIA에 복귀했다. 이에 대해 기량이 내림세에 있고 메이저리그 도전에서도 성과가 없었던 그에게 KIA가 지나치게 오버페이를 했다는 비난 여론이 상당했다. 하지만 마운드 보강이 절실했던 KIA는 윤석민이 마이너리그였지만, 풀 타임을 소화했고 그가 건강하다면 KBO 리그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 그동안의 팀 공헌도도 계약에 녹아있었다. 

2015시즌 윤석민은 마무리 투수로 나서 30세이브를 기록하며 나름 역할을 해냈다. 2016 시즌 윤석민은 선발 투수로 나서며 에이스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부상에 시달리며 1군에서 16경기 등판에 머물렀다. 이후 윤석민은 2017 시즌을 통째로 쉬며 재활에 몰두해야 했다. 

이 시점부터 윤석민은 큰 비난 여론에 시달려야 했다. 4년간 90억원에 FA 계약을 한 투수가 2시즌 동안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연한 일이었다. 2017 시즌 KIA가 윤석민이 없는 가운데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이루는 과정에도 윤석민은 함께 하지 못했다. KIA의 우승은 그에 대한 비난 여론을 조금은 잠재울 수 있었지만, 윤석민은 팀 전력 구상에서 더 멀어지고 말았다. 

2018 시즌 윤석민은 긴 재활을 마치고 불펜 투수로 돌아왔다. 11세이브를 기록하긴 했지만, 투구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도 다시 투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었다. 구위는 떨어졌지만, 그의 경험은 분명 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2018 시즌 이후 윤석민은 4년간의 FA 계약이 종료됐다. 윤석민은 대폭 삭감된 계약으로 연봉 계약을 했다. 4년간의 FA 계약 기간 그의 활약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일이었다. 저비용 고효율의 구단 운영 흐름 속에서 베테랑들이 소외되는 현실에서 계약을 한 것이 어쩌면 다행이었다. 

이렇게 다시 재기의 기회를 얻었지만, 윤석민은 2019 시즌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의 몸 상태는 회복되지 않았다. 긴 재활에 윤석민 역시 지쳐갔다. 2019시즌 후 윤석민은 부활의 희망을 스스로 접었다. 한때 리그를 대표했던 투수였던 윤석민으로서는 쓸쓸한 마무리였다. KIA 역시 그의 부활을 계속 기다렸지만, 기대했던 결과는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KIA는 윤석민을 실패한 FA 계약 리스트에 넣게 됐다. 

여러 가지로 아쉬운 일이다. 윤석민은 과거 활약에도 수년간 FA 먹튀라는 오명을 써야 했다. 실제 윤석민은 계약 후 풀 타임 시즌을 단 한 번 소화했다. 비난은 불가피했다. 윤석민은 명예 회복을 위해 온 힘을 다했지만, 가끔 뉴스로만 접할 수 있는 그의 소식은 그와 팬 사이를 점점 멀어지게 했다. 그의 은퇴에도 팬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한편으로는 전성기 시절 몸 관리를 잘 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이런 윤석민의 퇴장은 냉혹한 프로 세계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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