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프로야구 개막 일정이 다시 연기됐다. KBO는 프로야구 개막전을 4월 20일 이후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4월 초나 중순 개막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와 여전한 코로나 감염 확산세 등을 고려해 일정을 추가 연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정확한 프로야구 개막 일정은 미정이다. 코로나 사태의 진행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쿄 올림픽의 1년 연기가 확실시되면서 일정 조정에 따른 부담이 한결 덜어졌다.
KBO는 개막전 연기에 따른 프로야구 팬들의 경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프로야구 팀들의 시즌 준비를 위해 팀 간 연습경기 추진 방침을 함께 밝혔다. 연습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하고 장거리 이동이 없는 인접 연고지 팀들의 대결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계방송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방송국으로서는 막대한 중계권료를 지불한 상황에서 경기 중계를 하지 못하는 건 금전적 손해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연습경기지만, 야구 팬들의 관심이 큰 만큼 일정 광고수입을 얻을 수도 있다. 프로야구 정규 시즌 중계를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구단들 역시 연습 경기의 필요성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현재 각 구단들은 자체 청백전 등을 통해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정규 시즌을 준비하고 있지만, 경기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지는 건 피할 수 없다. 오히려 이런 경기에서 부상과 같은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타 구단에 대한 정보 수집도 할 수 없고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 테스트에도 한계가 있다. 올 시즌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영입됐다.
팬들 역시 프로야구 경기에 대한 갈증이 크다.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중계하는 청백전의 시청률이 예상보다 높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구단 자체 중계는 퀄리티가 이전보다 향상되었다고 하지만, 전문 중계방송보다 화면 구성 등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야구팬들은 야구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즐겁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코로나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상호 접촉이 불가피한 경기 진행은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구단들은 자체 방역 시스템을 가동하며 감염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연습 경기 진행에는 상당수 구단 관계자들의 경기장 진출입이 있고 취재진이나 외부 사람들의 유입도 피할 수 없다. 자칫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리그 개막 일정을 연기한 취지마저 무색해질 수 있다. 확진자가 발생한 구단은 시즌 준비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방역과 관련한 세심한 대책이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구단 간 형평성의 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당일 경기 원칙을 유지하고 인접 연고지 구단 간 대결을 한다면 수도권과 영남지역 구단들을 자체적인 리그를 형성할 수 있다. 두산, SK, 키움, KT까지 수도권 구단들은 당일 경기 일정에 큰 무리가 없다. 영남 지역의 롯데, 삼성, NC도 당일 경기 후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를 연고지로 하는 KIA와 대전을 연고지로 하는 한화는 이동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경기장이나 일정에 있어 구단 간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연습 경기 진행의 좋은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 분명 팀 간 연습 경기가 필요하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존재하는 건 분명하다. 농구와 배구 등 프로 스포츠들이 리그를 중단하는 결정을 한 상황에서 연습경기 추진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프로야구는 우리나라 최고 인기 스포츠다. 팬들의 관심도나 사회적 파급효과도 크다.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KBO의 결정은 그만큼 신중함을 근거로 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KBO의 판단이 여론의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 연습경기 추진에 대한 우려의 여론도 분명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장기간 이동과 사회적 활동의 제한 속에일상을 잃은 국민들의 답답함을 덜어준다는 의미에서 무관중이지만, 연습경기 진행과 중계는 순기능도 있다.
어떤 결정이든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의 안전이고 리그의 완전한 파행을 막아야 한다는 점이다. KBO는 연습 경기 추진과 함께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리그 운영 계획을 마련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리그 축소 등의 상황도 미리 검토해야 한다. 일정 조정에 따른 선수들의 연봉 산정, FA 제도 등의 일시 변화도 필요하고 신인 드래프트 등 운영 전반에 대해서도 사전 점검과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KBO는 리그 지금의 공백기를 헛되이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해묵은 제도 개선 방안 도출과 함께 관련 종사들의 생계 문제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하는 등 생산적으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 KBO는 지금 상황에서 연습경기 추진과 같은 작은 문제에만 역량을 집중해서는 안 된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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