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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당 20경기 정도를 소화하고 있는 2020 프로야구 초반 판도가 3강 체제를 구성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8할이 넘는 높은 승률과 함께 단독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NC를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이 추격하는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2위 LG는 최근 상승세를 지속하며 1위를 추격권에 두었고  두산 역시 마운드의 어려움 속에서도 불꽃 타선을 앞세워 승수를 쌓으며 선두권에 자리하고 있다. 이들 3팀을 뒤따르는 중위권 팀들은 5할 승률 언저리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당분간은 NC, LG, 두산이 상위권 레이스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LG와 두산에는 이채로운 선수들이 있다. LG 이성우와 두산 정상호 두 베테랑 포수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상당한 프로 경력을 쌓아온 선수들로 이성우는 만으로 40살, 정상호 역시 40살을 바라보는 나이다. 30대 중반 이후 성과를 내지 못하는 선수들의 자의반 타의 반 선수 생활을 접는 것이 프로야구의 중요한 트렌드인 점을 고려하면 많은 나이에도 1군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두 선수는 특별해 보인다. 

 

 



이들은 단순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 이상으로 팀 내 비중이 상당하다. 물론, 주전보다는 백업 포수의 역할이 강하지만, 두 팀의 상위권 유지에 있어 이들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포수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많은 경험은 이들이 계속 현역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힘이 되고 있고 실제 그 경험이 인정받고 있다 할 수 있다. 

두 선수의 선수로서 이력은 다소 차이가 있다. 이성우는 2005 시즌 SK의 신고선수로 입단한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고 방출 후 KIA에 입단해 2008 시즌부터 1군 경기에서 그의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단 한 번도 100경기 이상을 출전하지 못할 정도로 백업포수로 그 역할이 제한되어 있었다. 

당연히 이성우라는 이름도 크데 알려질 수 없었다. 하지만 꾸준히 그는 1군과 2군을 오가는 와중에도 백업포수로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냈다. 성실함과 꾸준한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그렇게 그의 선수 생활은 10년을 넘어 지금에까지 이르고 있다. 중간중간 은퇴의 위기도 있었지만, KIA에서 SK로 지금의 LG로 팀을 옮겨가며 현역 선수로 남았다. 

올 시즌 이성우는 개막전부터 LG의 주전 포수 유강남을 뒷받침하는 백업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타격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을 떼려내며 뉴스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만으로 40살이 된 만연 백업 선수의 예상치 못한 한 방은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 그 스스로도 만루 홈런을 예상치 못했다 할 정도였다. 이성우는 올 시즌에는 많이 주어지지 않는 타격 기회에서 만만치 않은 타격 능력까지 보여주며 그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경험에서 나오는 안정된 수비 능력은 주전 포수 유강남의 부족함을 보완해 주고 있다. 

두산의 베테랑 포수 정상호는 SK의 주전 포수로서 스타급 선수였다 LG와의 FA 계약 후 실패한 4년의 굴곡이 있었다. SK 시절 정상호는 박경완이라는 스타 포수에 가려진 면이 있었지만, 중심 타선에도 설 정도의 장타력을 가진 포수이기도 했다. 수준급 수비 능력도 겸비한 포수였다. 

2001시즌부터 SK에서 시작한 프로선수의 이력은 2015 시즌을 끝으로 LG와의 FA 계약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귀한 포수 FA라는 점은 그의 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LG는 그의 경험이 필요했다. 하지만 LG에서의 4년은 실패의 결과로 이어졌다. 계속된 부상과 그로 인한 부진은 그의 출전 경기 수를 제한했다. LG에서 4년간 그가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시즌의 출전 경기 수는 79경기에 불과하다. 이런 정상호에게 실패한 FA라는 평가가 뒤따라 오는 건 당연했다. 

FA 계약 마지막 해에도 정상호는 20경 출전에 그치며 사실상 전력에서 배제됐다. LG는 시즌 후 그을 방출하며 관계를 정리했다. 4년간 그의 활약도를 고려하면 이대로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할 위기였다. 하지만 두산의 생각은 달랐다. 두산은 정상호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가 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고 그의 영입을 결정했다. 현역 선수로서의 의지가 남아있던 정상호는 대폭 삭감한 연봉을 받아들이며 두산행을 택했다. 

극적으로 두산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된 정상호였지만, 그의 역할 비중은 크지 않았다. 두산은 양의지가 FA 시장을 통해 팀을 떠났지만, 박세혁이라는 새로운 주전 포수가 등장했다. 박세혁은 시즌 두산 우승의 주역이었다. 여기에 군필 유망주 장승현이 있었고 군에서 제대한 이흥련도 있었다. 또한, 2군에 다수의 유망주도 있었다. 두산의 정상호 영입은 보험용 성격이 강해 보였다. 

시즌 개막 후 상황이 달라졌다. 두산은 정상호를 개막 엔트리에 포함했고 정상호는 줄 곳 1군 엔트리에 머물고 있다. 경기 출전 수도 늘어났다. 외국인 투수 프렉센의 선발 등판 경기에 정상호는 전담 포수로 나서고 있고 역할 비중이 더 늘어나고 있다. 정상호는 1할대 타율에 머물고 있지만, 수비와 투수 리드에서 능력을 보여주는 중이다. 그의 1할대 타율은 두산의 활화산 같은 타선이 힘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있다. 두산이 불펜 보강을 위해 SK에 포수 이흥련을 트레이드 카드로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정상호의 존재가 있기 때문이었다. 

올 시즌 마운드, 특히 불펜진의 붕괴 현상에 고심하고 있는 두산으로서는 보다 안정감 있고 풍부한 경험의 정상호의 존재가 더 소중할 수 있다. 정상호 역시 두산이 실패한 FA 선수라는 오명을 딛고 마지막 불꽃을 태울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이렇게 두 베테랑 포수의 사례는 포수 포지션의 특수성에 기인한 면이 있지만, 이들의 준비가 없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LG와 두산은 두 베테랑 포수들이 있어 젊은 포수들의 성장하는 기간 포수진의 안정을 가져오는 효과도 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너무나 소중한 두 베테랑의 절실함과 간절함은 다른 선수들에게 무형의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이성우와 정상호 두 베테랑 포수의 활약은 개막후 현재까지 LG와 두산의 상위권 유지에 긍정 변수가 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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