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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스토브리그부터 시즌 준비 기간 가장 주목을 받았던 팀을 단연 롯데였다. 성적과 상관없이 단단하고 두터운 팬층이 중요한 이유였다. 당연히 언론들은 롯데 관련 기사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보도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시즌 준비기간 롯데는 다양한 뉴스거리를 생산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처참한 경기력으로 최하위에 그친 롯데는 대대적인 팀 변화를 시도했다. 가장 많은 선수 연봉을 지출하면서도 상위권에 오르지 못하는 성적은 비효율적인 구단으로 롯데는 인식하게 했다. 적지 않은 투자를 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던 롯데로서는 더는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에 단장부터 코치진 프런트까지 대대적인 개편이 뒤따라왔다. 새롭게 구성된 프런트진과 코치진을 중심으로 롯데는 이전과 달리 과감한 트레이드와 FA 영입, 신개념의 외국인 영입을 했다. 

롯데의 시도는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 시즌 무기력한 플레이에 실망한 롯데 팬들도 다시 한번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여기에 그동안 부족했던 2군 선수 육성 시스템까지 강화하면서 미래에 대한 투자에도 적극적이었다. 이렇게 롯데는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기 위한 시도를 했다. 

 

 


그 과정에서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롯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이대호의 자리를 굳건했다. 1982년생으로 40대를 얼마 안 남긴 이대호는 올 시즈 개막전에서도 4번 타자였다. 지난 시즌 세월의 무게 탓인지 에이징커브 징후를 보였던 이대호였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 0.285의 타율에 16홈런 88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투고 타저 흐름 속에서 나름 선전했지만, 25억원이라는 그의 큰 연봉 대비 부족함이 느껴졌다. 2017 시즌 해외리그 생활을 마치고 롯데와 4년간 150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으로 복귀한 이후 가장 떨어지는 성적이었다. 

이러한 이대호의 성적 하락은 롯데의 최하위 추락과 맞물리며 그의 위상도 흔들리게 했다. 최고액 연봉 선수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팀 성적 하락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시즌 이대호는 잠시 동안이었지만, 2군행을 경험하기도 했다. 롯데팬들 사이에서는 팀 체질 개선을 위해 이대호에 의존하는 라인업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연봉 대비 결과물에 대한 비판도 뒤따랐다. 이런 커리어의 내림세 속에 2020 시즌 이대호의 성적에 대한 궁금증도 함께 커졌다. 

이대호는 올 시즌 보다 철저한 준비를 했다. 그는 에이징 커브를 극복하려 했고 성과도 있었다. 이대호는 시즌이 종료되는 시점에 3할 타율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20홈런 10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 선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대호보다 더 많은 홈런을 때려낸 타자는 25개의 전준우뿐이고 타점은 팀 내 최고다. 여전히 롯데는 이대호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현실적으로 4번 타자로 내세울 만한 선수도 이대호뿐이다. 시즌 초반 4번 타자 선택에 있어 이대호는 대안부재였다. 그 대안이 될 수 있는 외국인 타자 역시 롯데는 유격수 마차도를 선택했다. 마차도는 기대 이상의 공격력을 보여주었지만, 그의 큰 장점은 유격수 수비다. 마차도의 수비는 롯데의 수비력을 비약적으로 높인 것도 분명했다. 

하지만 불혹을 바라보는 이대호가 여전히 4번 타순에 들어와야 하는 롯데의 현실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가 건재를 과시하고 있지만, 장타력은 이전보다 크게 떨어졌다. 시즌을 치르면서 후반기로 갈수록 체력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역력했다. 내년 시즌이면 이런 흐름이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롯데로서는 이대호를 대신할 선수가 필요하다. 마침 이대호는 올 시즌 후 4년간의 FA 계약이 종료된다. 롯데는 이대호와의 FA 협상에서 어떤 기준점과 기대치를 가지고 협상에 임할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현재 연봉에서 큰 폭이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대호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 

이대호와 입단 동기인 같은 1982년생 김태균이 올 시즌 후 은퇴를 발표했지만, 이대호는 아직 중심타자로서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힘은 떨어졌지만, 타격에서 이대호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올 시즌은 1루수 수비에 나서는 경기도 이전보다 늘었다. 이대호가 선수 생활 지속에 의지가 있다면 1년이 아닌 다년 계약을 원할 가능성이 크다. 계약 규모 역시 구단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올 시즌 전 스토브리그에서 냉정한 기준으로 손승락과 고효준 두 베테랑들과의 FA 협상을 했었던 롯데지만, 이대호와의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그의 상징성과 유지되고 있는 타자로서의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 편으로는 보다 젊은 팀으로의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4번 타자 이대호의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다. 이대호 역시 그럴 수는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이대호는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성적으로 아직 그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지금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기는 어렵다. 점점 내림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그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체력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경기 출전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 팀 내 비중이 줄어드는 불가피하고 앞으로 그렇게 해야 하는 롯데다. 

이대호는 여전히 롯데에서 중요한 존재가 그 상징성이 크다. 이는 롯데는 고민하게 하는 요인이다. 롯데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경쟁에 실패했지만, 팀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도 했다. 그와 동시에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주전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과제도 함께 생겼다. 이대호의 시즌 후 거취는 팀의 미래, 내년 시즌 보다 나은 성적이라는 목표 속에서 검토해야 하는 문제다. 시즌 후 이대호와 롯데가 서로의 관계 속에서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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