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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프로야구 정규리그 최종 순위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결정됐다. 10월 31일 NC와 KIA의 경기가 남아있지만, 이 경기는 순위와 상관없는 대결이다. 10월 30일 대결들이 마지막까지 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포스트시즌 진출팀들의 순위가 결정되는 경기였다. 그 경기에서 1위 NC를 제외하고 나머지 4개 팀들 모두가 순위 상승의 기회가 있었다. 

혼전의 연속이었던 2위 경쟁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한 건 KT였다. KT는 그들의 시즌 최종전에서 최하위 한화의 고춧가루를 견디지 못하고 3 : 4로 패했다. KT는 선발 투수 배제성에 이어 에이스 데스파이네를 5회부터 불펜 투수로 등판하는 초 강수로 승리를 기대했지만, 데스파이네가 2실점하면서 강수가 악수로 변했다. 만약, LG가 승리하고 2위 자리를 놓친다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었지만, 3위 LG가 함께 패하면서 2위를 확정했다. LG의 패배가 그들의 경기 중 확정되면서 KT는 초조함이 환희로 바뀌는 순간이 경기 중 발생했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는 그들의 새로운 팀 역사를 만든데 이어 2위까지 올라서며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KT는 그 외에도 개인 타이틀 부분에서 외국인 타자 로하스가 타율왕은 놓쳤지만, 홈런과 타점을 포함해 다수의 타이틀을 차지하며 정규리그 MVP에 한발 더 다가섰고 도루 부분에서 심우준이 35개로 타이틀을 차지했다. 여기에 불펜 투수 주권도 홀드 부분 1위를 차지하는 성과가 있었다. KT는 팀 성적 외에 선수들의 개인 타이틀 부분에서도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KT는 아직 계약 기간이 남은 이강철 감독과 시즌 연장 계약을 체결하며 그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KT는 무서운 상승세로 2위 자리에 올랐다 힘에 부치는 모습도 보여주었지만, 시즌 막바지 다시 뒷심을 발휘했다. 마침 이강철 감독의 연장 계약이 발표되는 시점부터 KT는 마지막 상승세에 가속도를 더했고 불리할 것으로 여겨졌던 2위 경쟁에서 마지막에 웃었다. 

KT와 함께 두산 역시 작은 기적을 연출하며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두산은 키움과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에이스 알칸타라의 8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2 : 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두산은 LG와 같은 승률을 기록했지만, 상대 전적에서 우위로 5위에서 3위로 순위를 바꿨다. 

두산의 에이스 알칸타라 선발 등판은 어떻게 보면 큰 모험이었다. 만약, 패했다면 두산은 5위로 1패를 안고 와일드 카드전을 치러야 했다. 1패가 탈락인 경기에서 에이스를 1차전에 등판시킬 수 없는 상황에 몰릴 수 있었지만, 두산은 승부수를 던졌고 최상의 결과를 얻어냈다. 두산은 LG가 승리했다면 4위로 시즌을 마쳐야 했지만, LG가 패하면서 보다 높은 자리에서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지난 시즌 최종전 승리로 SK와 동률을 이루며 상대 전적 우세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던 두산은 그때와는 차이가 있지만, 그와 비슷한 장면을 다시 한번 재현한 경기였다. 

이 승리로 두산은 와일드카드전을 치르지 않으면서 준 플레이오프에서 시즌 후반기 최고의 선발 원투 펀치로 떠오른 알칸타라, 플렉센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릴 수 있게 됐다. 두산은 강력한 선발 마운드를 발판으로 2015 시즌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뤄낸 기억이 있다. 두산은 또 한 번의 업셋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에이스 알칸타라는 최종전 호투와 함께 시즌 20승에 성공했고 다승과 승률 타이틀을 차지하게 됐다. 알칸타라를 이를 바탕으로 타격 부분 다관왕이 된 KT 로하스와 함께 정규리그 MVP의 후보로 떠올랐다. 

KT와 두산이 성공적인 시즌 마무리를 했다면 4위 LG와 5위 키움은 다소 허망한 시즌 마무리를 했다. 2위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던 LG는 그들의 시즌 최종 경기였던 SK전과 최하위 한화전까지 하위권 팀에 내리 패하며 다 잡았던 2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LG는 한화전에서는 6 : 0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SK전에서는 타선의 부진 속에 2 : 3으로 패했다. 이런 아쉬운 패배가 겹친 LG는 3위마저 지키지 못하고 4위로 와일드카드전으로 밀렸다. LG로서는 충격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LG는 와일드카드전에서 1승을 안고 경기를 치르게 됐지만,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하던 포스트시즌 여정이 험난해졌다. 당장 에이스 켈리를 와일드카드전에서 활용해야 하고 1경기로 와일드카드전을 승리한다 해도 알칸타라, 플렉센까지 강력한 선발 마운드와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 역대 상대 전적에서 LG에 우세한 두산과의 힘겨운 준플레이오프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켈리 외에 포스트시즌에서 믿을만한 선발 투수가 부족하고 외국인 타자 라모스마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LG로서는 포스트시즌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지만, 11월 1일부터의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무엇보다 마지막 2경기 패배로 2위 자리를 놓친 상실감 극복이 큰 과제가 된 LG다.

이런 LG와 와일드카드전에서 대결하는 키움 역시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태다. 꾸준히 정규리그 2, 3위권을 유지던 키움은 손혁 감독의 돌연 사퇴와 함께 불거진 팀 내 갈등 문제가 잠복해있다. 여기에 베테랑 이택근과 구단 간의 갈등이 불거졌다. 이택근은 은퇴식조차 치르지 못하고 키움 선수들이 그의 은퇴식을 열어주었다. 이는 구단과 선수들과의 관계가 결코 원활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었다. 

키움은 시즌 최종전에서 에이스 요키시를 선발 등판시키며 순위 상승의 기회를 잡으려 했지만, 두산 에이스 알칸타라에 타선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하며 무득점 패배를 기록했다. 이 패배로 키움은 포스트시즌 가장 아래 자리는 5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키움은 시즌 막바지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던졌지만, 오히려 더 뒷걸음질 치며 힘겨운 포스트시즌을 맏이 하게 됐다. 키움은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한 탓에 우천 취소 경기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잔여 경기 역시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런 한계를 키움은 극복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선수단 간 갈등 양상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포스트시즌에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점이다. 

이렇게 치열했던 포스트시즌 진출팀들의 자리 잡기 경쟁은 극적으로 마무리됐다. 이제 남은 건 포스트시즌이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프로야구 개막 일정이 늦어지면서 준플레이오프 일정이 5전 3선승에서 3전 2선승제로 축소됐고 추운 날씨로 프레이오프전부터는 고척돔에서 모든 경기가 치러지는 변수가 존재한다. 이는 시즌 성적만으로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 

과연 NC는 한국시리즈에서 올 시즌 최강팀의 면모를 유지할 수 있을지 정규 시즌 막바지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던 KT, 두산이 포스트시즌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갈지 LG, 키움이 반전할 수 있을지 아직 끝나지 않은 2020 프로야구의 또 다른 드라마가 기대된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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