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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들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향해 그들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그 과정에서 키움과 LG가 탈락하며 그들의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제 남은 팀은 정규리그 3위 두산과 2위 KT, 1위 NC뿐이다. 이들 3팀은 중립경기장인 고척돔에서 마지막 챔피언이 되기 위한 대결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런 치열한 대결의 한 편에서 하위권 팀들은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이미 모든 팀들이 마무리 훈련을 끝내고 단장을 포함한 구단 프런트가 주도하는 스토브리그가 한창인 시점이다. 올 시즌에는 부득이 포스트시즌 기간 각 팀별로 변화의 소식이 자주 들리고 있다. 상당수 팀들이 새로운 감독이 필요하고 내년 시즌을 대비한 선수 구성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 9위와 10위에 자리했던 SK와 한화는 가장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다. 

SK는 건강 문제와 팀 성적 하락의 책임을 지고 염경엽 감독이 물러났고 팀의 레전드 출신 박경완 수석코치도 팀을 떠났다. SK는 새로운 감독으로 팀 레전드 출신 김원형 두산 투수 코치를 임명했다. 그와 동시에 다수의 베테랑 선수들을 방출했다. 내년 시즌에 함께 할 외국인 선수 3인도 이미 계약을 완료했다. 선수 출신으로는 최초로 구단 대표이사로 선임된 민경삼 대표를 중심으로 SK는 염경엽 전임 감독이 단장과 감독을 하면서 만들어 놓았던 팀 운영 시스템 전반을 빠르게 바꿔가고 있다. 

 

 

 


올 시즌 최하위 한화의 움직임은 그 급박하다. 한화는 대표이사와 감독이 공석에 있지만, 정민철 단장을 중심으로 과감한 변화를 하고 있다. 우선 베테랑 선수들의 대폭적인 정리가 충격적이다. 팀 레전드 김태균이 은퇴를 선언했다. 김태균은 한화를 상징하는 선수였지만, 큰 폭의 기량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김태균의 은퇴는 변화의 시작이었다. 

한화는 올 시즌 팀 주장이었던 외야수 이용규를 방출했다. 이용규는 프랜차이즈 선수는 아니지만, 한화에서만 2번의 FA 계약을 했고 올 시즌 팀에서 유일하게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였다. 시즌 중 부상으로 시즌 아웃 위기가 있었지만,  강한 의지로 시즌을 완주한 이용규였다. 2019 시즌 구단과의 마찰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아픔이 있었지만, 올 시즌 팀에 복귀했고 선수들에 의해 주장으로 시즌을 보냈다. 이용규는 최하위로 쳐진 팀 분위기 속에서도 강한 투혼을 발휘했고 선수들 사이에서 신망을 받는 선수였다. 한화 외야수 중에서 이용규만큼의 공. 수 능력을 보이는 선수도 없었다. 

하지만 한화는 그와의 결별을 택했다. 당연히 그와 비슷한 연차의 선수들도 같은 운명에 처했다. 오랜 세월 한화와 함께했던 송광민, 최진행, 안영명, 윤규진 등이 한화와 이별했다. 이미 그전에도 1군 엔트리에 있었던 상당수중견 선수들의 방출 소식이 있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시즌 마지막까지 1군에 있었던 선수들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한화는 팀 코치진 상당수도 재계약을 포기했다. 팀 레전드 출신 송진우, 장종훈 코치도 이에 포함됐다. 

이렇게 한화는 선수부터 코치진까지 선수단 전체를 새롭게 세팅하고 있다. 그 작업은 이번에 재계약이 불발된 레전드 출신 코치들과 한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정민철 단장이 주도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단장으로 선임된 정민철 단장은 과감한 트레이드 등을 통해 한화에 변화를 가져왔었다. 이번에는 악역을 자처하며 대대적인 팀 개편을 이끌고 있다. 현재 한화는 대표이사와 감독이 공석이다. 구단 고위층의 의지가 크게 작용하고 있겠지만, 정민철 단장은 큰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일을 과감히 시행하고 있다. 

한화는 이를 통해 팀 체질을 근본부터 바꾸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그동안 하위권 탈출을 위해 과감한 투자로 선수 영입을 하기도 했고 프로야구사에 남을 관록의 감독 김응룡,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기도 했다. 그 시도가 실패하면서 이번에는 한용덕 감독을 중심으로 팀 레전드 출신 코치진을 중심으로 코치진을 구성하기도 했다. 2018 시즌 한용덕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정규리그 3위에 오르며 세대교체와 성적을 모두 잡았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 성적은 지난 시즌과 올해 크게 곤두박질쳤다. 올 시즌에는 시즌 중 18연패를 불명에 기록까지 남기며 한용덕 감독이 시즌 초반 물러나는 일도 있었다.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에서 한화는 젊은 선수들의 크게 중용하는 등 내년 시즌을 대비한 팀 운영을 했다. 후반기에는 기존 베테랑들을 다시 중용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노력도 했다. 그 결과 시즌 막바지 한화는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하며 존재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최하위라는 순위가 바뀌지는 않았다. 이런 결과는 큰 폭의 변화를 불가피하게 했다. 

한화는 리빌딩을 팀 운영의 우선순위로 할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우리 프로야구 현실에서 성적을 포기한 리빌딩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올 시즌과 같은 부진이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비난 여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 한화는 리빌딩이라는 큰 틀에서 전력 보강을 함께 모색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당장은 새로운 대표이사와 감독 선임으로 리더십을 새롭게 해야 한다. 그 속도가 더딘 건 문제가 있다. 대표이사 감독 선임과 함께 팀을 이끌 코치진을 빠르게 안정시켜야 한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계약과 올 시즌 FA 시장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시즌 중 몇몇 유망주들의 가능성을 발견하긴 했지만, 팀을 떠난 베테랑들을 모두 대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팀 재건에 필요한 필수 포지션의 보강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략적인 접근이 이루어져야 하는 한화다. 

여기에 상상 이상의 팀 개편으로 인한 팀 내 동요를 막아야 한다. 팀 주장이었던 이용규의 방출 등 팀 내에서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 다수 떠나면서 발생할 선수 간 리더십 공백을 메울 필요가 있다. 베테랑들의 대폭적인 정리가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의 폭을 넓히고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보고 배울 수 있는 선수들이 없다면 선수들의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 

또한,  부진 속에 베테랑 선수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긴 했지만, 팀을 이끌던 선수들이 대거 떠나면서 생길 수 있는 팬들의 상실감도 보듬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팀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에 맞는 움직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변화에만 집착해 기존 선수들을 떠나보내는 것으로 체질 개선을 끝낸다면 더 큰 비난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런저런 우려가 공존하지만, 한화는 과감히 리빌딩 버튼을 눌렀다. 한화가 시도하는 리빌딩이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지 팬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결과로 이어질지 소득 없는 잠깐의 이목 끌기에그칠지 한화의 스토브리그가 주목된다. 

사진 : 한화이글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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