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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이번 스토브리그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였던 에이스 스트레일리와의 재계약에 성공했다. 롯데는 스트레일리와 1년 120만 달러에 옵션을 더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보다 대폭 상향된 계약 조건이다. 롯데는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마차도와 최대 2년의 계약을 이미 체결했고 강속구 투수 프랑코와의 계약하면서 외국인 선수 3인의 자리를 모두 채웠다. 

스트레일리와의 계약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난항이 예상되는 일이었다.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함께 영입한 외국인 투수 샘슨보다 상대적으로 기대치가 낮은 투수였다.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투수로 두자릿 수 승수를 기록한 이력은 있었지만, 부상 공백이 있었다. 샘슨은 직전 시즌까지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롯데는 샘슨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상황은 달라졌다. 스트레일리는 위력적인 직구와 슬라이더 조합과 이닝이터와 면모를 더하며 에이스로 부상했다. 샘슨은 단조로운 구종과 구위 저하 속에 제 기량을 되찾지 못했다. 가정 사정으로 시즌을 앞두고 미국을 다녀온 이후 2주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거친 게 큰 원인이었다. 문제는 이후에도 샘슨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올 시즌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선 스트레일리는 이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선발 마운드를 지켰다. 꾸준한 투구 내용이 큰 장점이었다. 한때 승운이 지독히 따르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 스스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며 팀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였다. 스트레일리는 자비로 포수 김준태 티셔츠를 제작하는가 하면 응원도구를 구입해 돌리기도 했다. 

성적도 뛰어났다.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31경기에 선발 등판해 15승 4패를 기록했다. 역대 롯데 외국인 투수 중 최고 수준의 승수였다. 여기에 방어율은 2.50으로 이 부분 2위에 올랐다. 탈삼진 205개는 리그 1위 기록이었고 이 부분 타이틀을 차지했다. 스트레일리는 194.2이닝을 소화하며 이 부분에서 리그 선수권이었다. 구단의 만류가 없었다면 200이닝, 2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수도 있었다. 이렇게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스트레일리와의 재계약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의 뛰어난 활약은 도리어 재계약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었다. 부상 공백을 이겨낸 그의 활약은 메이저리그는 물론, 일본 리그의 관심을 불어올 수밖에 없었다. 두산의 에이스였던 린드블럼과 SK 출신 켈리 두 외국인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고 SK 에이스 김광현이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KBO 리그 투수들에 대한 평가가 더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었다. 이미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 투수로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던 스트레일리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더 커 보였다. 스트레일리 역시 이에 대한 의지가 있었고 관련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재계약이 무산되거나 상당 기간이 소요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사이 KIA의 에이스 브룩스가 해외 구단의 관심을 뿌리치고 KIA와 재계약했다는 소식은 롯데 팬들에게는 부러움이 일이었다. 롯데는 스트레일리에 앞서 올 시즌 부진했던 외국인 투수 샘슨을 대신해 150킬로 이상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우완 정통파 프랑코를 영입했고 시즌 종료 직후 공수에서 큰 활약을 한 유격수 마차도와의 재계약을 빠르게 마무리하며 스트레일리와의 협상에 집중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빨리 나왔다. 스트레일리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관심이 크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시점에 롯데는 스트레일리와의 재계약을 발표했다. 롯데는 올 시즌 롯데 선발 마운드를 든든히 지켜준 에이스와 1년 더 함께할 수 있게 됐고 불확실성 하나를 지웠다. 

롯데는 스트레일리를 시작으로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프랑코를 선발 원투 펀치로 하고 올 시즌 로테이션에 있었던 박세웅, 노경은에 롯데의 미래 에이스로 급부상한 이승헌과 선발 투수 경험을 쌓은 서준원 등으로 선발 마운드를 구성하게 됐다. 그 중심은 스트레일리다.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충분히 리그에 적응한 만큼 내년 시즌에도 큰 활약이 기대된다. 올 시즌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부상 이력이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지만, 올 시즌 스트레일리는 시즌 막바지까지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은 아니었다. 기량을 입증한 만큼 충분히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직구와 슬라이더 외에 새롭게 추가된 체인지업이 더 완성도를 높인다면 더 위력적인 투수가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프랑코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코로나 영향으로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백기가 있었지만, 오히려 이것이 어깨를 쉬게 하는 효과가 될 수 있다. KBO 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아직 20대의 젊은 투수라는 점 등은 긍정적이다. 그 역시 KBO 리그에서의 성공을 통해 더 큰 리그로의 도약을 꿈꾸는 투수라는 점에서 동기부여 요인도 강하다. 

올 시즌 풀타임을 소화하며 롯데 유격수 자리를 든든히 지켜준 마차도는 중심 타자 이대호의 노쇠화 등에 대비해 거포 외국인 타자 영입 가능성을 뛰어넘어 재계약에 성공했다. 마차도의 수비 능력을 여느 강타자 못지않게 팀에 큰 플러스 요소였다. 한 차원 높은 수비와 안정감을 고질적인 롯데 내야수비의 불안감을 떨쳐내게 했다. 타격에서도 0.280의 타율에 12홈런 67타점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남겼다. 체력 부담이 크고 팀 사정상 백업 선수 활용이 극히 부족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상당한 타격 성적이었다. 올 시즌 리그에 적응한 만큼 내년 시즌 더 나은 타격 성적도 기대된다. 무엇보다 스트레일리와 함께 팀에 대한 애정이 크고 높은 친화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이렇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친 롯데는 스토브리그를 순조롭게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스토브리그에서 이슈메이커로 나섰던 것과는 달리 조용한 모습이다. 롯데는 우선 외국인 선수 구성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방출 선수를 신속히 결정하면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포수진과 좌완 투수 자원, 부족한 백업 선수층 등 보완할 부분이 많다. 

올 시즌 롯데는 두껍지 못한 선수층으로 그들의 공언했던 후반기 치고 올라갈 동력을 만들지 못했다. 전력 보강이 필요함을 느끼는 시즌이기도 했다. 다만, 롯데의 방향성이 리빌딩으로 더 기운다면 선수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 FA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롯데는 과감한 트레이드 등으로 다시 한번 스토브리그 이슈메이커가 될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외국인 선수 구성을 끝낸 롯데의 스토브리그 또 다른 움직임이 궁금해진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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