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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적극적인 트레이드로 주목을 받았던 롯데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과감한 트레이드를 했다. 그 상대는 올 시즌 정규리그 2위 KT다. 롯데는 1군에서 전천후 백업 내야수로 활약했던 신본기와 불펜진에서 활약했던 박시영을 내주고  KT로부터 신예 투수 최건과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롯데는 미래 자원을 추가로 확충했고 KT는 투. 타에서 전력을 강화했다. 

당장은 롯데가 손해라 할 수 있는 트레이라는 평가다. 신본기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마차도가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잡으면서 본래 자리는 유격수 자리를 내줘야 했다. 3루수 자리는 롯데가 큰 비중을 두고 육성하고 있는 신예 한동희의 위치가 확고했고 2루수는 FA 영입 선수 안치홍에 후반기 인상적인 활약을 한 오윤석이 단단히 자리했다. 2019 시즌까지 주전 유격수였던 신본기는 올 시즌 백업 내야수로 1군 엔트리에 머물러야 했다. 

신본기는 유격수는 물론이고 3루와 2루가 모두 소화 가능한 멀티 능력이 장점이고 평균 이상의 수비 능력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타격에서도 2할 후반의 타율을 기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기회는 매우 한정적이었다. 신본기는 1군에서 81경기 출전에 123타석에 섰을 뿐이었다. 제한된 기회는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신본기는 0.217의 타율에 2홈런 12타점에 머물렀다. 실책은 2번으로 견실한 모습을 보였지만, 주전 경쟁에서 탈락한 신본기에게 올 시즌은 꽉 막힌 듯한 느낌으로 가득했다. 

 

 

 

 


한때 주전 유격수 마차도의 체력 안배를 고려해 로테이션으로 유격수 출전 기회를 신본기에게 주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지만, 압도적인 수비 능력을 선보인 마차도를 쉽게 선발 제외하기 어려웠다. 특히, 주전 선수들에게 대한 의존도가 큰 허문회 감독 체제에서 시즌 개막을 백업으로 시작한 신본기에게 기회를 오지 않았다. 신본기는 주전들의 부상 시 이를 메우는 정도로 활용도가 제한됐다. 내년 시즌에도 그의 전망은 밝지 않았다. 

롯데는 대형 내야수 나승엽을 이번 신인 지명에서 영입했다. 한때 메이저리그 진출설이 강하게 있었던 나승엽 영입을 위해 롯데는 큰 노력을 했다. 타격 능력을 지난 대형 내야수의 영입은 롯데의 미래를 밝게 하는 일이었다. 롯데는 당장 내년 시즌부터 나승엽을 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백업 내야수 신본기에는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었다. 롯데는 올 시즌 2군에서 육성한 다수의 내야 유망주 자원이 있다. 김민수와 배성근에 신용수 등은 올 시즌 1군에서 잠깐 얼굴을 비쳤지만, 내년 시즌 활용폭이 더 커질 예정이다. 

신본기는 이들과 엔트리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롯데는 이미 30대 백업 내야수 김동한과 김대륙을 방출했다. 30대 초반의 신본기로서는 롯데에 남는다 해도 팀의 리빌딩 기조가 분명한 상황에서 그 입지가 불안했다. 신본기가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결국, 신본기는 KT의 선택을 받았다. 

KT는 미래 투수 자원과 신인 지명권을 내주긴 했지만, 당장의 전력 보강이 필요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2위의 성과를 내며 구단 창단 후 최고의 성과를 만들었지만, 전력의 허전함이 있었다. 특히, 내야 백업 선수가 부족했다. KT는 창단 멤버인 유격수 심우준과 FA 영입 선수인 3루수 황재균, 2루수 박경수가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1루수는 외야에서 1루수로 변신한 강백호가 주전이다. KT는 올 시즌 내야에서 주전들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이들의 꾸준한 활약을 했지만, 체력 부담이 상당했다. 이들의 부담을 덜어줄 백업 자원이 있었지만, 공수에서 확실한 신뢰를 얻지 못했다. 

신본기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신본기는 체력 부담이 있는 주력 내야수들을 당장 대신할 수 있다. 올 시즌 도루왕에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유격수 심우준은  입대를 고려하고 있다. 신인급 선수로 그를 대신하긴 부담스럽다. 신본기는 당장 주전 유격수로 나설 수 있는 자원이다. 신본기는 아직 30대 초반으로 충분히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나이다. 더 많은 출전 기회가 보장된 KT 행은 신본기에서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물론, 롯데 팬들에게 신본기와의 이별은 아쉬움이 남는다. 신본기는 지역 연고 선수로 2012시즌 입단 당시부터 뛰어난 수비로 주목을 받았다. 유격수와 3루를 오가며 롯데 내야진에서 큰 역할을 했다. 화려한 선수 경력을 쌓지는 못했지만, 성실히 자기 역할을 하는 롯데 내야진에서 신본기는 뺄 수 없는 선수였다. 무엇보다 높은 연봉이 아님에도 지역에서 봉사활동이나 기부를 이어가는 등 인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신본기였다. 이대로 롯데에 계속 머물렀다면 은퇴 후 코치 후보군에 충분히 포함될 선수였다. 하지만 신본기는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롯데와 인연을 멈추게 됐다. 대신 신본기는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신본기와 함께 KT로 떠나는 박시영도 아직 1군에서 활용하기에 따라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투수다. 박시영은 2008 시즌 프로 입단 후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현역으로 군 생활을 했고 JSA에서 군 복무를 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하지만 군 제대로 본격적으로 1군에서 모습을 보였다. 박시영은 140킬로 후반의 직구와 날카롭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주무기로 한다. 두 구질의 조합은 좋은 투구를 하는 날에 위력적이었다. 선발 투수로도 나설 수 있을 정도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도 있었다. 

문제는 꾸준함이었다. 구위는 뛰어나지만 제구의 안정감이 떨어지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다. 2019 시즌 가능성을 보였지만, 올 시즌 8점대 방어율로 무너졌다. 여전히 빠른 직구와 포크볼의 조합은 훌륭하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2군에서 내려갔을 때 투구는 뛰어났지만, 1군에서 부진한 경기가 많았다. 롯데는 올 시즌 진명호와 함께 박시영을 불펜진의 중요한 키맨으로 여겼지만, 두 선수 모두 부진한 투구 내용으로 1, 2군을 오가는 처지가 됐다. 그사이 롯데가 육성하고 있는 젊은 투수들이 그의 자리를 차지했다. 

입지가 불안해지긴 했지만, 박시영은 활용하기에 따라 기량을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 투수였다. 롯데는 내년을 기약하기보다는 그는 신본기와 함께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그 비중은 신본기보다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KT에서 박시영은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KT는 올 시즌 전 소속팀에서 비중이 떨어진 베테랑 투수를 불펜진에 포함에 큰 효과를 봤다. 키움에서 온 이보근이 있고 전 소속팀에서 전력에서 배제된 유원상과 전유수는 KT 불펜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한화에서 방출된 베테랑 투수 안영명을 영입하기도 했다. 박시영은 이들보다 어린 아직 30대 초반이다. 기존 투수들의 재활용에 뛰어난 역량을 보인 KT에서 반전할 가능성이 있다. 박시영 역시 새로운 동기부여로 더 나은 투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KT는 롯데에서 영입한 두 선수를 내년 시즌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정규리그 2위를 한 KT로서는 내년 시즌 더 높은 도약이라는 목표를 가질 수밖에 없다. 미래를 조금 포기하더라도 더 강한 팀을 만드는 일이 더 시급하다. 신본기와 박시영은 그 점에서 필요한 영입이었다. 

롯데는 올 시즌부터 강화되고 있는 선수 육성 시스템의 성과를 전력화하기 위해 젊은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줄 필요가 있었다. 이에 롯데는 1군 엔트리에 있었던 선수들을 과감히 정리했다. 대신 그 자리를 젊은 선수들로 채울 수밖에 없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었다. 이런 구단의 방향성은 선수 기용에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정든 선수들과의 이별은 아쉽지만, 롯데는 팀을 보다 젊고 새롭게 하는데 더 큰 비중을 두었다. 앞으로 롯데의 또 다른 트레이드 가능성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서로의 필요한 부분을 채운 롯데와 KT의 트레이드가 이번 스토브리그 트레이드를 더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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