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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기간 메이저리그 도전과 국내 잔류를 놓고 고심하던 KIA 에이스 양현종이 도전을 택하며 KIA와의 FA 협상을 종료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이 예상과 달리 어려운 상황에서 KIA와의 FA 계약 가능성이 커 보였던 양현종이었지만, 양현종은 불확실성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KIA는 양현종 없는 2021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양현종의 결정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양현종은 그동안 두 차례 메이저리그 도전을 했지만, 모두 크게 못 미치는 계약 조건에 도전을 포기했다. KIA는 이런 양현종에게 최대한의 예우를 했다. 양현종 역시 구단의 상황을 배려한 FA 계약을 받아들이며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두 번째 FA 자격을 얻으면서 다시 메이저리그 진출의 문을 두드렸다.

1988년생으로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은 동갑내기 김광현의 모습도 그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 선발투수 자리가 보장되지 않은 계약을 했고 코로나 사태로 메이저리그 개막이 무기한 연기되는 상황 속에서도 홀로 미국에 남아 시즌을 준비했다. 김광현은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했지만, 시즌 시작은 생소한 마무리 투수였다.

 



이후 팀 선발 투수들의 코로나 감염과 부상으로 빠지면서 김광현은 선발 투수의 기회를 잡았고 이를 그의 것으로 만들었다. 2021 시즌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선발 투수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광현이 이러한 성공은 양현종에의 메이저리그 도전에 유리한 예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심각한 미국의 코로나 상황이 발목을 잡았다. 2021 시즌이 온전히 치러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 단축 시즌을 치러진 지난 시즌의 여파는 구단들의 재정상황을 어렵게 했다. 이에 메이저리그 FA 시장과 스토브리그는 매우 느리게 흘러갔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했다. 대형 FA 선수들의 거취도 쉽게 결정되지 않았다. 해외 리그 출신의 양현종에 대한 관심도 크게 줄었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에서 40인 로스터 보장으로, 선발 투수 보장에서 불펜 투수까지 할 수 있다는 순으로 계약 조건을 완화했지만, 메이저리그 구단의 오퍼는 없었다. 그가 마지막 시한으로 잡은 1월까지도 협상 가능성조차 없었다. 이에 양현종은 국내 잔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KIA는 이에 발맞춰 에이스 투수로 걸맞은 FA 계약조건을 제시하며 그를 설득했다. 양현종으로서는 KIA 그리고 KBO 리그의 레전드로 그의 선수 생활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 

결정의 순간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했다. 양현종은 마이너리그 계약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상황이 달라질 때까지 더 기다리는 결정을 했다. 모든 상황이 유동적이고 계약 조건도 크게 낮아질 수 있지만, 양현종의 시선은 메이저리그를 향하고 있었다. KIA는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아쉬움이 가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KIA는 양현종이 없는 선발 로테이션으로 2021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양현종은 매 시즌 180이닝 안팎을 소화할 수 있고 10승 이상이 보장된 선발투수다. 이런 성적 외에도 양현종이 팀 내에서 가지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 그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상상 그 이상이다. 

KIA는 스프링캠프 기간 선발 투수 한자리를 채워야 한다. 외국인 투수진은 지난 시즌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의 위력을 보인 브룩스와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 출신 멩덴으로 채워져 있다. 브룩스의 기량은 이미 검증이 되어있고 멩덴은 화려한 커리어가 있다. 하지만 멩덴은 부상 후 첫 풀 타임 시즌이라는 변수가 있다. 양현종이 있다면 이러한 변수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었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 2명에 강력한 좌완 에이스 존재는 KIA 전력에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양현종이 없는 올 시즌 이런 장점은 사라졌다. 지난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있었던 임기영, 이민우 등이 있지만, 양현종의 무게감을 따라올 수 없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한 NC의 유망주였던 우완 장현식과 안치홍의 FA 보상 선수로 영입되어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보인 신예 김현수, 1차 지명 신인 투수 이의리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장현식은 수년간 부진에 빠져있었고 김현수와 이의리는 아직 검증이 안된 투수들이다. 그밖에 KIA가 육성하고 있는 젊은 투수들의 경쟁을 통해 옥석 가리기를 할 수도 있지만, 양현종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선발진의 불확실성은 KIA의 강점이 불펜진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 이는 팀 전체 전력을 흔들리게 할 수 있다. 

KIA는 올 시즌 윌리엄스 감독 2년 차를 맞이해 성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올 시즌 1, 2군을 모두 총괄하면서 선수단 장악력을 더했다. 그의 야구 색깔이 더 분명해지는 올 시즌이다. KIA는 그동안 내부 육성으로 전력을 다져왔고 팀 타선도 강화했다. 지난 시즌 하위권이라는 평가에도 5위 경쟁을 할 정도로 예상외의 선전을 한 점도 올 시즌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할 수 있는 요인이다.

올 시즌은 KIA가 리빌딩의 성과를 경험할 수 있는 시즌으로 기대를 했지만, 에이스의 전력 이탈로 어려움이 커졌다.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한 탓에 그가 없는 시즌 구상을 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막상 양현종이 없는 시즌의 허전함은 큰 KIA다. 

KIA로서는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의 성적을 기대한다면 선발진 강화가 필요하다. 외부 영입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한 시즌을 더 인내하며 내부 육성에 중점을 둘 수 있다. 하지만 감독 2년 차에 성적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윌리엄스 감독과 구단 프런트의 소통과 구단 운영에 대한 결정이 필요하다.

만약 성적에 더 중점을 둔다면 아직 FA 시장에 남아있는 투수인 두산의 유희관, 이용찬, LG 차우찬에 대한 계약 가능성을 타진할 수도 있다. 일부 언론에서 그 가능성을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희관은 내림세가 뚜렷하고 잠실 홈구장에 특화된 투수다. 30대 후반으로 향하는 나이도 부담이다. 이용찬은 부상 재활 후 구위 회복이 불투명하고 차우찬 역시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이 걸림돌이다. 이들은 모두 원 소속팀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KIA가 적극성을 보인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모두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이는 유망주 육성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KIA를 고민하게 할 수 있다. 

KIA로서는 불확실성을 안고 내부 선수들의 선발 마운드의 빈자리를 채울지, 또 다른 위험을 감수해야 할지는 결정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외부 영입의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다만, 선발 마운드를 확실히 강화할 수 있다면 과감한 트레이드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렇게 꿈을 위해 불확실성 가득한 도전을 선택한 에이스의 양현종의 결정은 KIA 2021 시즌의 불확실성도 키우고 있다. 남은 스프링 캠프 기간 KIA가 이런 상황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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