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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혼돈의 시간을 보냈던 롯데 자이언츠가 6월 들어 절망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롯데는 6월 10일 두산과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9회 말 손아섭의 끝내기 안타로 5 : 4로 승리했다. 롯데는 키움과 KT로 이어지는 원정을 시작으로 두산과의 홈 3연전까지 내리 2승 1패 위닝 시리즈에 성공했다. 롯데는 9위 한화와의 승차를 반경기 차로 유지했고 3할대 초반의 승률도 4할에 근접하게 끌어올렸다. 

5월까지 승리보다 패배의 숫자를 훨씬 더 많이 쌓았던 롯데로서는 큰 변화다. 서튼 감독 체제가 들어선 후에도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던 롯데는 연패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엔트리에 포함된 모든 선수를 고루 기용하는 과감한 선수 기용과 라인업 변화를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한숨이 나오는 경기도 있었지만, 6월 들어 롯데의 토털 야구가 자리를 잡았다. 롯데가 기용한 젊은 선수들의 기량 발전이 눈에 보이고 주기적인 휴식으로 체력 안배를 한 베테랑들도 힘을 내고 있다. 팀 내 건강한 경쟁 구도가 자리를 잡으면서 야수진에 활력이 생겼다.

롯데는 5월에 이대호, 안치홍까지 중심 타자들의 부상 이탈이 있지만, 신. 구의 조화 속에 그 공백을 메웠다. 최근 롯데는 누가 경기에 나서도 제 역할을 하고 있고 승리하는 경기에서는 그 주인공이 매번 바뀌는 모습이다. 승리가 늘어나면서 팀 분위기도 침체기를 벗어나고 있다.

 

롯데 새로운 4번 타자 정훈



이 분위기 속에서 6월 롯데 타선도 매우 뜨겁다. 득점 기회에도 집중력이 한층 강해졌다. 초반 실점에도 이를 뒤집는 힘도 생겼다. 패하는 경기에서도 마지막까지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도 보인다. 6월 10일 두산전은 롯데의 달라진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전 2경기에서 타격전의 양상을 많은 득점을 주고받았던 롯데와 두산은 위닝 시리즈를 놓고 대결했다. 롯데는 최근 팀에서 가장 뛰어난 투구 내용을 보이고 있는 박세웅이 선발 등판했고 두산 역시 국내파 선발 투수 중 가장 좋은 투구를 하고 있는 최원준이 선발 투수로 나섰다. 최원준은 은 올 시즌 6승에 패전이 없는 상황이었다. 

강력한 선발투수들의 맞대결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이전 경기에서 상대 마운드를 곤혹스럽게 했던 양 팀 타선은 상대 선발투수들을 공략하지 못했다. 박세웅과 최원준은 자신들의 페이스대로 호투를 이어갔다. 5회까지 양 팀은 득점이 없었다.

박세웅은 몇 차례 위기에 있었지만, 병살 유도로 이를 극복했다. 6월 4일 KT 전에서 프로데뷔 첫 완봉승을 기록했던 박세웅은 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다. 주전들이 모두 선발 라인업에 포한된 두산 타선은 까다로운 좌타자들이 다수 있어 박세웅에게 어려운 상대였지만, 박세웅은 여유가 있었다. 직구와 변화구 무도 정교한 제구가 이루어졌고 구위는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냈다. 이에 맞선 최원준도 힘 있는 직구와 슬라이더 조합으로 롯데 타선을 압도했다. 롯데는 사이드암 투수 최원준을 대비해 좌타자 추재현, 손아섭의 테이블 세터진을 구성하는 등으로 대비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이렇게 이틀 연속 타격전의 기억을 지운 양 팀의 투수전은 흥미롭게 전개됐다. 이 흐름을 깬 건 두산이었다. 두산은 6회 초 2사 후 4번 타자 김재환의 솔로 홈런으로 1 : 0 리드를 잡았다. 박세웅의 완벽한 제구로 던진 몸 쪽 직구를 노려 친 결과였다. 김재환의 타격이 돋보였다. 박세웅으로서는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박세웅은 5월 22일 두산전에서 6회까지 퍼펙트 경기를 하다 7회 초 허경민에 안타를 허용한 이후 급격히 무너진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박세웅은 남은 6회는 물론이고 7회까지 마운드에 올라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7이닝 4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1실점, 피홈런 하나가 아쉬웠지만, 호투였다. 최근의 호투가 일시적인 반등이 아님을 보여준 박세웅의 투구였다.

흔들리지 않는 선발투수의 호투는 침묵하던 타선을 깨웠다. 롯데는 6회 말 2사 후 전준우의 2타점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7회 말에도 2사 후 마차도의 적시 2루타로 1득점을 추가했다. 8회 말에도 롯데는 한동희의 적시 안타로 추가 1득점했다. 롯데는 최원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두산 필승 불펜 이승진까지 공략에 성공하며 승리에 바싹 다가섰다. 항상 득점권에서 울렁증을 보였던 롯데 타선이었지만, 접전의 경기에서 필요할 때 효과적인 타격을 했다. 적시 안타의 주인공이 매 이닝 다르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이런 타선의 지원으로 박세웅은 승리 투수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롯데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경기는 9회 초 롯데 마무리 김원중의 난조로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김원중은 3점 차의 여유 있는 리드에 6월 6일 등판 이후 충분한 휴식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김원중은 공에 힘이 없었다. 제구도 가운데 몰렸다. 김원중은 4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했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가까스로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최근 볼 수 없었던 최악의 투구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전의 롯데라면 그대로 무너지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롯데는 9회 말 공격에서 1사 후 마차도의 2루타와 이후 2사 3루 기회에서 손아섭이 두산 3루수 허경민 옆을 뚫어내는 안타로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은 전날 경기에서 150킬로가 넘는 강속구로 롯데 타자들을 꼼짝 못 하게 했던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 홍건희를 마운드에 올려 승리 의지를 보였지만,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오른 홍건희의 구위는 전날과 달랐다.

여기에 롯데 타자들은 전날과 달리 끈질기게 타구를 파울로 만들어 내며 홍건희를 괴롭혔다. 아웃되긴 했지만, 선두 타자로 나선 배성근은 긴 승부를 하면서 홍건희의 힘을 소모시켰다. 이어 나온 마차도는 좌익수 깊숙한 안타로 3안타 경기를 만들었고 과감한 질주로 단타를 2루타도 만들어냈다. 2사 후 손아섭도 집중력을 보였다. 허망한 동점에도 롯데 타자들은 승리 의지를 잃지 않았다. 항상 접전의 경기에서 아쉬운 패배를 쌓아왔던 이전의 롯데가 아니었다. 

6월 10일 두산전 끝내기 승리는 롯데의 최근 경기력이 일시적 반등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경기 대한 집중력이 달라졌다. 승부처에서 대응력도 달라졌다. 최근의 변화가 긍정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부진하고 불펜 불안이 여전하지만, 이제 쉽게 물러나지 않는 팀으로 변모한 건 확실하다.  

 

롯데 내야진의 긍정 변수 김민수



롯데의 긍정 변화는 순위 경쟁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최하위 한화가 리빌딩에 중점을 두는 과정임에도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고 롯데 역시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같은 하위권의 KIA는 타선의 침체와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외국인 투수들이 돌아오면 반등 가능성이 있다. 최근 프로야구 판도를 7중 3약, 그 7중을 G7이라 칭하기도 하지만 하위권에 있는 팀들도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순위 경쟁에서 멀어졌다고 하는 KIA, 한화, 롯데가 그들만의 리그로 남은 시즌을 치르지 않을 수 있다. 이는 프로야구 순위 경쟁을 더 복잡하고 흥미롭게 할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의 중심은 롯데가 있다. 아직 최하위에 머물고 있지만, 6월의 롯데는 느리지만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 매 경기 해결사가 등장하고 있고 새 얼굴이 등장했다. 추재현은 거듭된 활약으로 주전 외야수로 자리 잡았다. 임시 4번 타자라 할 수 있는 정훈은 내야와 외야가 모두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넘어 오래전부터 4번 타자를 했던 선수 같다. 주전 2루수로 최근 자주 출전하는 김민수는 유망주를 넘어 주전 경쟁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다.

마운드에서는 박세웅이 외국인 투수 못지않은 투구로 에이스로 자리했고 나균안이 선발 마운드에 등장했다. 여전히 불안한 마운드가 정비되고 부상에서 회복 중인 이대호, 안치홍의 복귀와 함께 이들의 지금의 팀 운영 기조에 잘 녹아든다면 그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6월 롯데의 3연속 위닝 시리즈는 롯데 팬들에게 희망적인 신호로 다가오고 있다.

롯데는 KIA, 한화로 이어지는 하위권 팀들과 6연전을 앞두고 있다. 올 시즌 롯데는 이들 두 팀과의 대결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롯데가 부진할 기록이었다. 지금 분위기는 상승세에 가속도를 붙일 기회다. 롯데가 6월 상승세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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