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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과 올 시즌까지 코로나와 거리가 있었던 프로야구에 코로나 확진자 속출하고 있다. 이제 코로나는 정규리그 일정 자체를 중단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몰렸다. 올림픽 브레이크가 1주일 남은 시점에 리그 중단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팀 간 형평성 문제와 향후 리그 운영의 파행 가능성, 애초 가지고 있는 코로나 관련 매뉴얼을 스스로 뒤집어야 한다는 점에서 KBO의 고심이 크다. 

현재 상황은 심각하다. 수도권 원정 경기를 하던 NC 다이노스 선수단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들과 경기를 했던 두산 베어스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이 두 팀은 현재 지난 주말 3연전을 모르 치르지 못했다. 확진자와 관련한 역학 조사의 늦어진 게 큰 이유였다.

두 팀과 대결했던 한화, KIA 역시 긴장 속에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한화와 KIA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KIA는 1군 포수 2명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어 지난 일요일 경기에서 갑자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돌발 상항이 발생했다. KIA는 2군에서 포수 한 명을 급히 1군 엔트리에 등록하고 그날 경기가 없었던 2군 포수를 급히 호출해 엔트리에 채워 넣었다. 경기를 앞둔 시점에 발생한 상황으로 KIA와 KT의 일요일 경기는 그 시작이 지연됐다. 롯데와 삼성은 일요일 경기에서는 주심으로 경기를 준비하던 심판이 코로나 관련 접촉자로 분류되면서 급히 주심을 교체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경기 시작이 늦어졌다. 

이렇게 코로나 상황은 이제 프로야구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누가 감염될지도 모른다. 다행히 관중들 중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이제 프로야구는 올 시즌전 마련했던 코로나 관련 규정을 적용해야 할 상황이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 확산이 매뉴얼의 시행을 망설이게 하는 모습이다.

규정에는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더라도 대체 엔트리를 활용해 경기를 하도록 되어있다. 실제 롯데는 서튼 감독이 코로나 관련 밀접 접촉자가 되면서 2주간의 자가 격리를 하기도 했다. 롯데는 이 기간 감독대행 체제로 경기를 했다. KT 역시 코치 중 한 명이 감염자가 되면서 엔트리를 변경했다. 일요일 경기에서 KIA는 포수 2명을 급히 엔트리에서 교체하는 조치를 했다.

 

야구 이미지 



코로나 이슈의 중심이 된 NC, 두산도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게 원칙이다. 코로나 방역의 주체는 구단이고 감염에 대한 책임도 구단이 져야 하는 게 맞다. 문제는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고 이에 따라 밀접 접촉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자가 격리 대상이 1군 엔트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가대표 상비군에 포함되어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이들이 다수 있어 이들에게는 자가 격리 면제가 이루어질 수 있지만, 이들을 제외해도 대체 선수의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 두 팀과 경기해야 하는 팀들 역시 심리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코로나가 재해 상황에 준하는 만큼 그에 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반론도 있다. 이미 시즌전 공포했던 원칙을 무너뜨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미 코로나 관련 불이익을 감수했던 구단들로서는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확진자 발생에 대한 구단들의 책임을 그대로 묻고 가는 것이 옳은 일인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NC와 같은 원정 숙소를 사용했던 한화에서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 시즌 2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 2군 선수들의 콜업을 상당 기간 할 수 없었고 1군 선수들의 부상에 대응할 수 없었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로서는 그 어려움이 더 배가됐다. 

특정 구단의 확진자 발생에 대해 해당 구단의 관리 책임을 모든 구단이 나눠진다는 점은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소한 확진 발생의 원인을 파악하고 과실이 있다면 그에 대한 불이익을 감수하게 할 필요도 있다. 리그 중단 사태가 발생한다면 NC와 두산 구단은 상황의 불가피성과 자신들의 불이익을 말하기 이전에 사태 발생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한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잔여 경기 일정이 크게 늘어나면서 리그 일정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미 프로야구는 2주간의 올림픽 브레이크가 예정되어 있다. 이번 주 리그 중단이 결정되면 그 기간은 3주로 연장된다. 이미 우천으로 다수의 경기가 취소됐다. 잔여 경기 일정을 짜고 실행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다수의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도 불가피하다. 지난 시즌처럼 포스트시즌은 고척돔에서 치러야 할 수도 있다. 당장의 휴식은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리그 후반 일정은 전 구단에 부담이다. 경기 수준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포스트시즌 흥행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리그 중단 기간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구단들은 선수 관리와 경기 감각 유지를 위해 시즌 중 또 다른 캠프를 차려야 할 수도 있다. 이 또한 구단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이미 구단들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관중 수입 감소로 재정적인 어려움이 크다. 리그 일정이 길어지는 건 그 어려움을 배가 시킬 수 있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필요한 건 합리적이면서 강력한 리더십이다. 구단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대처 방안을 만들도 실행해야 하다. 그 중심에는 KBO가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KBO의 모습을 보면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 프로야구 구단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KBO는 그동안 각종 현안에 대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특정 구단의 영향력이 과도하는 비판도 있었다. KBO를 이끌어가야 할 총재 역시 야구와 무관한 정관계 인사들이 주로 선임되면서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했고 명예직 정도의 위상만 가지고 있었다. 이에 KBO의 조치가 힘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결국, 중요한 결정은 구단주들의 모임에서 이루어졌다. KBO가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이를 실행할 수 없었다. 이번 코로나 관련한 리그 운영에 있어서도 구단들의 이해충돌을 조정하고 프로야구 구성원들과 팬들이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방안을 KBO가 내놓을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이는 여전히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리그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프로야구는 그동안 이런 위기를 잘 극복했고 팬데믹 상황에서도 리그를 완주하며 일상의 유지라는 희망을 보여줬다. 올 시즌에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흥행 회복의 가능성도 보였다.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면 뜨거운 관중들의 응원 열기로 가득한 경기장의 모습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시 큰 위기 상황을 맞이했고 프로야구도 그 위기를 빗겨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위기에 대처하고 극복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리그 중단을 통해 안전을 회복하는 방법도 있고 리그를 지속하면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도 있다. 그 어느 쪽이든 섬세하고 철저한 사후 관리와 리그 운영이 필요하다. KBO는 그런 일을 해야 하는 조직이다. KBO가 위기를 극복하는 주체로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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