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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난의 중심에 있는 프로야구는 되살아나는 듯했던 흥행 회복에 큰 타격을 입었다. 리그 중단을 불러온 코로나 확진자 사태는 아직 진행형이고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구단들의 선수 안전과 방역을 위한 리그 중단의 명분은 희석됐다. 사건에 연루된 구단은 물론이고 타 구단 역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 역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제대로 된 경기 준비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KBO는 이 와중에 올스타전의 정상 개최를 추진하고 있지만, 무관중 경기가 불가피하다. 관중들과 호흡할 수 없는 올스타전은 그 자체로 경기에 대한 의미를 잃었다. 프로야구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관심도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고 코로나 사태로 리그를 중단한 상황에서 올스타전을 강행한다는 점도 명분이 약하다. 지금은 강도 높은 자정 노력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분명 어려운 상황이지만, 리그는 계속되어야 하고 각 구단들은 한 달여의 브레이크 기간을 알차게 보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특히, 하위권 팀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다. 6월 이후 상승 반전에 성공한 롯데 역시 8위에 머물고 있는 순위를 끌어올리고 포스트시즌 진출의 불씨는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롯데는 리그 중단이 한껏 달아오른 타선이 식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지만, 팀을 재정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롯데는 시즌 중 구단 프런트와 마찰을 빚어온 허문회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서튼 감독을 새롭게 임명했다. 통상 감독 대행 체제를 가동하지만, 롯데는 2군 감독이었던 서튼 감독 체제로 변화를 시도했다. 성민규 단장이 영입한 서튼 감독의 임명은 구단 운영에 있어 단장의 권한이 크게 확대됨을 의미했다. 

 



서튼 감독의 임명으로 롯데는 팀 운영 기조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초반 소극적이었던 2군 선수들의 콜업과 선수 순환이 활발해졌다.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의 고루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외야수 추재현과 내야수 김민수가 두각을 나타내며 주전급으로 도약했다. 신인 타자 나승엽도 보다 많은 기회 속에 잠재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포수진은 지시완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고 정보근, 강태율, 김준태와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 이전에는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이었지만, 서튼 감독 체제 이후 롯데 포수진은 기량 발전이 눈에 보였고 건강한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롯데는 부족했던 선수 뎁스를 강화할 수 있었다. 주력 타자인 이대호, 안치홍의 부상 공백이 있었지만, 팀 공격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고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의 분전과 기존 선수들의 타격감 회복이 맞물리며 더 강력한 공격력을 유지했다. 기존 롯데에 없었던 내부 경쟁 구도도 형성되기 시작했다. 절대적인 존재였던 이대호 역시 고정된 4번 타자 자리에서 벗어나 3번과 6번 타순으로 기용되기 시작했다. 대신 4번 타자 자리를 뛰어난 득점권 타율을 기록 중인 전준우, 안치홍, 정훈이 대신했다. 이대호가 아닌 4번 타순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팀 득점력이 더 향상되는 효과로 나타났다. 

이제 롯데 타선은 상. 하위 타선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포수진의 타격 능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타순의 구멍도 사라졌다. 외국인 타자 마차도, 타격감을 완전히 회복한 손아섭의 테이블 세터진도 매우 위력적이다. 전준우, 안치홍, 정훈, 이대호로 구성된 중심 타선의 상호 보완작용을 하며 뛰어난 생산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시즌만큼은 아지만, 장타력이 살아있는 한동희와 지시완 등으로 구성된 하위 타선도 만만치 않다. 팀 타율 1위가 말해주듯 공격력에서만큼은 롯데는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마운드는 팀 방어율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며 투.타 불균형의 원인이 되고 있지만, 선발 마운드가 자리를 잡으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선발 야구와 강력한 타선의 조합은 롯데의 확실한 팀 컬러가 됐다. 하지만 불펜진은 리드한 상황에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불안감이 여전하다.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번 브레이크 기간은 롯데에게 마운드를 다시 세팅할 수 있는 기회다. 선발 마운드는 올 시즌 지난 만큼의 투구 내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재 충전할 수 시간이 주어졌다. 스트레일리는 지난 시즌 부상 회복 후 첫 풀타임 시즌이었지만, 200이닝 가까운 투구를 했다.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었다. 차가운 국내에서의 스프링 캠프는 회복에 지장을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 한 달여의 시간은 큰 도움이 된다. 경기를 치를수록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는 외국이 투수 프랑코에게도 긍정적이다. 그는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 소속으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긴 공백기가 있었다. 풀 타임 선발 투수 경험도 부족하다. 체력적인 부담이 생길 수 있는 시점에 휴식이 주어졌다.

이들 외에 선발 자원인 베테랑 노경은과 영건 나균안, 최영환 등도 기량을 다시 가다듬을 시간이 생겼다. 국내 에이스 박세웅은 올림픽 국가대표에 선발돼 소중한 실전 기회를 잡았다. 불펜진은 기복이 있는 투구를 하고 있는 김원중이 그동안의 투구 내용을 분석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 김원중은 시즌 초반 0점대 방어율로 순항했지만, 5월과 6월 부진했다. 투구 패턴이 읽히면서 고전했다. 이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기회다.

여기에 롯데는 불펜진을 다시 새롭게 할 수 있다. 마침 군 제대 선수인 강속구 투구 정성종이 가세했고 무너진 필승조와 추격 조를 구성할 시간이 생겼다. 부상이 있었던 셋업맨 구승민과 2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던 또 다른 셋업맨 박진형을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다. 선발 투수로 부진했지만, 불펜 투수로 전환하며 좌완 불펜진의 고민을 덜어주었던 신인 김진욱이 국가대표로 전격 선발돼면서 긍정의 전환점을 맞이한 건 큰 수확이다. 

야수진도 부상 선수들의 완벽한 회복과 복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내야 수비의 핵심으로 1번 타자로도 나서고 있는 마차도가 부상을 털어낼 수 있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을 입었던 정훈도 완벽한 컨디션으로 후반기를 나설 수 있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던 새로운 주전 포수 지시완에게도 긍정적이다. 여기에 군에서 제대한 포수 안중열이 입대 전과 크게 달라진 팀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어 포수진을 더 강하게 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대호를 포함해 전준우, 손아섭, 안치홍 등 베테랑 선수들이 다시 힘을 충전할 수 있다. 타격감 유지라는 문제가 있지만 한여름 체력 부담이 큰 시점을 피할 수 있다는 건 긍정적이다. 뇌동맥류라는 큰 병을 이겨내고 복귀한 민병헌이 완벽한 몸 상태로 전력에 가세할 수도 있다. 

 

야구 이미지



이런 눈에 보이는 부분 외에 한 달여의 휴식기는 서튼 감독의 다신의 야구 색깔을 제대로 입힐 수 있는 시간이다. 롯데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서튼 감독은 1군 선수들과의 소통이 많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감독 선임으로 서튼 감독은 선수들의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감독직을 수행했다. 분명 어색함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수들도 다르지 않았다. 서튼 감독 부임 초기 롯데는 다소 혼선이 있었다. 

이번에 주어진 시간은 서튼 감독이 선수들의 기량을 제대로 파악하고 전력 구성을 새롭게 하는 한편 선수들과 소통의 시간이 될 수 있다. 롯데는 사실상의 여름 캠프를 차리며 후반기를 대비하고 있다. 이미 2군 선수들에 대해 파악한 서튼 감독은 1군과 2군이 함께 하는 캠프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팀을 만들 수 있다. 변화된 롯데 시스템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이기 하다. 필요하다면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을 추진할 수도 있다. 시즌 초반 불안정했던 전력을 안정시킬 수 있다. 

현재 롯데는 5위권과 7경기 정도의 격차가 있다. 후반기 70여 경기에서 추격하기 부담스러운 승차이긴 하다. 하지만 시즌을 포기하기는 이름 시점이다. 마침 중위권에 자리한 키움, 두산, NC는 이번 코로나 확산 사태의 중심에 있는 팀들이다. 주력 선수들의 징계로 전력이 약화된 팀도 있다. 무엇보다 부정적인 여론이 그들에게 향하고 있다는 점은 큰 부담이다. 후반기 경기력 유지가 어렵다.

롯데는 이 틈을 파고들 수 있다. 마침 휴식기 직전 6연승으로 침체를 벗어난 KIA는 롯데와 승차 없는 9위에 자리하고 있다. 롯데는 KIA의 추격이 신경 쓰일 수 있지만, 경쟁자의 등장은 후반기 더 집중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물론 그 전제조건은 이길 수 있는 전력을 만드는 일이다. 추격을 해야 하는 롯데가 긴 휴식기를 허투루 흘려보낼 수 없는 이유다.

6월과 7월 롯데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2017 시즌 롯데는 하위권에 머물다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기억도 있다. 아직은 희망이라는 단어도 먼저 떠오르는 롯데다. 휴식기를 거치며 롯데가 후반기 반전의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이는 서튼 감독을 중심으로 한 롯데의 변화된 운영 시스템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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