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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이 결정의 장소 일본으로 떠났다. 프로야구사에 없었던 시즌 중 리그 중단 사태와 선수들의 일탈로 인한 프로야구에 대한 여론 악화, 선수 선발 과정에서의 아쉬운 여론까지 야구 대표팀은 그 어느 때보다 결과에 대한 큰 압박감을 안고 경기를 하게 됐다.

6개 팀이 참여하는 올림픽 야구는 얼핏 보면 메달권 진입이 수월해 보인다. 하지만 상황은 녹녹치 않다. 랭킹에서 대표팀은 일본에 이어 2위지만, 최상의 전력이라 할 수 없다. 해외파 선수들의 소집은 애초 불가능했다. 김경문 감독은 비판 여론에도 자신의 야구 색깔을 구현할 수 있는 선수 조합으로 선수 구성을 했지만, 그중 2명이 코로나 관련 일탈로 대표팀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그 2명인 박민우는 주전 2루수였고 한현희는 국제 경기에서 유용하에 활용할 수 있는 강속구에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사이드암 투수였다. 대표팀은 좌완 투수 김진욱과 국제 경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오승환으로 그 자리를 대신했다. 나름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하지만, 애초 구상이 흐트러진 건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그 이유가 여론의 지탄을 받는 일이었다는 점도 대표팀에 부담이다.

여기에 일본 현지 상항도 경기 준비에 어려움을 가중할 수 있다. 일본은 현재 코로나 상황이 우리나라보다 더 심각하다. 선수들 역시 코로나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예방접종을 했지만, 안심할 수 없다. 경기장은 우리에 낯설고 적응을 위한 훈련 시간도 한정적이다. 대회 운영의 난맥상도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다. 야구 금메달에 대한 열망이 강한 일본은 한국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홈 텃세도 우려된다. 태풍 소식은 또 다른 변수다. 현지에서 경기 준비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상대 팀들의 전력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개최국 일본은 홈 이점에 리그 최고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즈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다나카를 포함한 마운드가 매우 강력하다. 타자들의 역량도 뛰어나다. 그들은 그들에게 매우 익숙한 경기장에서 경기를 한다. 그들은 올림픽에서 한국에 발목이 잡혀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던 아쉬움을 이번에 씻어내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예선에서 일본과의 맞대결은 피했지만, 조별 예선 상대 이스라엘과 미국 전력도 우위를 장담할 수 없다. 가장 약한 상대로 여겨지는 이스라엘이지만, 선수 구성은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들로 채워져있다. 유대인 혈통의 선수들을 급히 찾아 대표팀에 포함하는 등 급조된 느낌도 있지만, 미국에서 연습 경기를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렸다는 소식이다. 여러 나라에서 온 선수들이 경쟁하는 미국 마이너리그 수준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또 다른 상대 미국은 트리플에이 선수들의 주축이고 한 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베테랑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반대조에 있는 멕시코, 도미니카 역시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자국 리그도 비교적 활성화된 나라다. 누구도 방심할 수 없는 상대들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 국가에 대한 전력 분석이 면밀히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일본은 자국 리그를 통해 선수들의 면면을 살필 수 있었지만, 다른 나라는 다르다. 나름 각 지역 예선전을 보며 전력을 분석했다고 하지만,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예선  첫 상대 이스라엘의 전력은 더 알 수 없다. 이미 한국인 과거 2017년 WBC 대회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이스라엘에 패한 기억이 있다. 그 여파로 한국은 국내에서 열린 조 예선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런 이스라엘을 첫 경기에 만나는 한국이다. 

결국, 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성적은 이런 생소함의 극복이 관건이 될 수 있다. 서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만나는 상대는 항상 부담스럽다. 특히, 마운드에 투수에 대한 타자들의 적응력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만약, 득점이 이루어지 않고 투수전이 전개된다면 경기 향방은 알 수 없게 흘러갈 수 있다. 과거 이스라엘과의 대결에서 패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금메달이 당연하다 여긴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이 고전한 경기도 대부분 상대 낯선 투수에 대해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올림픽 야구 경기는 다득점 경기가 나올 확률이 크지 않다. 경기 감각 회복이 필요한 예선 2경기에서 그 흐름이 더 강할 수 있다. 그만큼 마운드의 호투가 절실하다. 실점을 하지 않는 경기가 필요하다. 자칫 동률이 나오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실점이 적은 팀이 경우의 수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초반 먼저 실점한다면 예상치 못한 결과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렇게 중요한 마운드지만, 대표팀 마운드는 불안감을 완전히 지우지 못하고 있다. 강력한 선발 투수가 없다. 과거 대표팀을 이끌었던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의 좌완 에이스들은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큰 리그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국내 선발 투수들이 극히 드물다. 지난 시즌 NC 우승의 주역 중 한 명 이었던 좌완 에이스 구창모가 대표팀 좌완 에이스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부상을 극복하지 못했고 이번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과거 좌완 선발투수가 풍부했던 대표팀이었지만, 이제는 좌완 투수 품귀현상이 발생했다. 

 



대표팀은 국제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 좌완 차우찬을 대표팀에 포함하고 구위가 뛰어난 신예 김진욱, 이의리로 좌완 투수진을 채웠지만, 경험 부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차우찬 역시 긴 부상 재활을 거치며 구위가 예전 같지 않다. 선발 투수로 좌완 투수들을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을 대신할 우완 선발 투수 자원들이 있지만, 국제경기 경험이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삼성의 에이스로 떠오르며 전반기 10승을 달성한 원태인이 가장 강력한 선발 카드라 할 수 있지만, 그 역시 국제 경기는 처음이다. 박세웅과 김민우는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하지만, 기복이 있다. 이들은 리그에서 많은 피홈런을 기록했다. 올림픽이 열리는 일본의 야구장은 펜스 거리가 비교적 짧고 장타 위험이 크다. 피홈런이 많다는 점은 큰 불안요소다. 

대표팀은 선발 마운드의 고민을 덜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투수진을 구성했다. 사이드암 고영표와 최원준은 마운드 운영의 핵심이 될 수 있다. 고영표는 올 시즌 KT 선발 마운드에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그는 올 시즌 14번의 선발 등판에서 12번의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할 정도로 안정감 있는 투수를 했다. 빼어난 제구와 함께 좌타자 승부도 뛰어났다. 그의 날카롭게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휘어나가는 슬라이더는 위력이 있었다.

두산의 선발 투수 최원준도 부상 선수가 속출하는 팀 마운드에 가장 꾸준한 투수였다. 공끝의 힘이 좋은 직구와 슬라이더 조합은 좌타자에 부담되는 투구였다. 두 사이드암 투수들은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 멀티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일본을 제외하면 이런 유형의 투수들에 익숙하지 않다. 낯섦이라는 무기를 극대화할 수 있는 투수들이다. 

이런 투수 조합에 각 팀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하고 있는 고우석, 조상우, 오승환은 경기 후반을 책임질 투수들이다. 고우석과 조상우는 150킬로가 넘는 강속구가 주무기고 오승환은 전성기만큼의 스피드는 아니지만, 대표팀 마운드에 부족한 관록의 투수다. 최근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이는 투구 내용 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리그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제 40살에 접어든 나이에 마지막 대표팀 출전이라는 동기부여 요인도 있다. 

이런 다양함은 대표팀 마운드의 핵심 키워드다. 강력한 에이스는 없지만, 상황에 따라 여러 투수들을 짧게 이어 던지게 하면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경기네 나설 가능성이 크다. 선발 투수는 먼저 나온 투수의 개념이 고  좌. 우. 사이드암 투수들로 경기 중반을 책임지게 하고 강력한 구위의 마무리 투수들로 경기 후반을 담당하게 가능성이 크다. 현재 마운드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대표님은 애초 10명의 투수를 11명으로 늘리며 투수 자원을 늘렸다. 

 



이는 이번 대회의 독특한 경기 방식을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 3개 팀의 2개 조로 나뉜 올림픽 야구 예선 라운드는 순위 결정의 의미만 있다. 조 1위가 되면 반대 조 1위와 대결해 승리팀은 준결승에 직행할 수 있다. 준결승전도 승리하면 4경기만에 결승에 선착할 수 있다. 하지만 토너먼트에 패한다면 패자 부활전을 통해 결승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있지만, 최소 3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예를 들면 4전 전승의 팀이 결승에서 4승 3패로 올라온 팀에 패할 수도 있다. 단 한경기 패배로 은메달 팀이 될 수 있는 구조다. 

6개 팀만 출전한 야구의 경기 수를 늘리고 흥미를 유도하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개최국 일본의 조기 탈락을 막으려는 일종의 꼼수도 작용했다. 일본은 투수진에서 다른 나라를 압도한다. 홈팀의 이점도 있다. 2번 연속 패하지 않으면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복잡한 토너먼트 구조가 이변의 가능성을 줄이는 등 그들에게 유리하다. 이는 과거 2006년 WBC에서 한국이 열세라는 예상을 깨고 미국과 일본을 연파하며 4강에 올랐던 WBC 대회를 연상하게 한다. 한국인 예선 라운드에서 일본에 2번이 승리했고 6전 전승으로 4강에 올랐지만, 세 번째 한일전 패배로 결승 진출이 좌절되는 아픔이 있었다. 한국에 2번이나 패했지만, 일본은 결승에 진출에 최종 우승국이 됐다.

이번 올림픽의 더블 엘리미네이션 대진도 이런 모습을 재현할 수 있다. 다만 연승을 한다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옥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대표팀은 이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도 마운드 운영을 유연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11명으로 급히 1명의 투수를 더 늘린 것도 이에 근거하고 있다. 즉, 마운드가 상황에 따라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지가 대표팀 성적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국제경기에서 대표팀 타자들이 낯선 투수에 상당히 고전했고 연습 경기를 통해 본 타자들의 컨디션이 크게 올라오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운드의 중요성은 한층 더 크다. 과연 대표팀이 효과적인 마운드 운영으로 애초 구상한 지키는 야구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지 이는 올림픽 야구를 보다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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