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후반기 첫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다. 롯데는 8월 11일 NC 전에서 5 : 4로 승리하며 2연승에 성공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프랑코가 5이닝 3실점으로 NC 타선을 막아냈고 이후 불펜진이 NC의 추격을 1실점으로 억제했다. 트레이드 이적 후 전 롯데 선수로 처음 등판한 좌완 불펜 강윤구는 2타자를 모두 3구 삼진으로 처리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롯데는 6회 말 마운드에 오른 나균안이 솔로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이어진 강윤구, 김진욱, 오현택, 최준용, 마무리 김원중까지 불펜진이 효과적인 투구를 하며 근소한 리드를 지켜냈다. 타선에서는 2회 초 만루 홈런을 때려낸 포수 지시완이 돋보였다. 9번 타자로 경기에 나선 지시완은 무사 만루 기회에서 NC 선발 투수 송명기의 변화구 실투를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 홈런으로 잡은 리드를 롯데는 놓치지 않았다.
롯데는 1회 초 상대 투수의 제구 난조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지만, 전준우, 정훈, 안치홍의 중심 타선에서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지시완은 그 아쉬움을 홈런으로 날렸고 안정된 리드로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롯데는 NC가 4 : 3으로 추격해온 6회 초 이대호가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홈런으로만 5득점했다. 그렇게 잡은 경기 주도권을 롯데는 놓치지 않았다. 전반기 접전의 경기에서 항상 약점이 있었던 롯데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NC는 팀의 기둥 양의지가 4번 지명타자로 라인업에 복귀하면서 나성범, 양의지, 알테어, 강진성의 강력한 중심 타선을 다시 구축했고 전날보다 활발한 공격력을 보였다. 나성범은 롯데 선발 투수 프랑코로부터 추격의 솔로 홈런을 때려냈고 양의지는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강진성은 5 : 4까지 추격하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NC의 중심 타선은 여전히 위력적이었지만, 다수의 주전이 징계로 빠진 탓에 그들을 둘러싼 상. 하위 타선의 힘이 떨어지는 건 피할 수 없었다. NC의 팀 8안타 중 5안타가 중심 타선에서 나왔고 타점도 중심 타선에서만 나왔다. 기존 주전들을 대신한 젊은 선수들이 점점 기량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승부처에서 대처 능력에서는 부족함이 있었다. NC는 2경기 연속 그 부족함을 메우지 못했다.
NC 타순의 불균형과 선발 투수의 초반 실점이 있었지만, 롯데 승리의 중요한 요인은 유격수 마차도의 호수비였다. 마차도는 수차례 호수비로 NC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마차도는 7회 말 무사 1루에서 투수를 지나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치고 달리기 작전을 펼쳤던 NC는 그 타구가 안타가 됐다면 무사 1, 3루의 역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마차도의 호수비는 그 상황을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만들었다. 8회 말에는 무사 2루에서 NC 알테어의 강한 땅볼 타구를 몸을 날려 막아내며 아웃 카운트를 하나 늘렸다. 그 타구가 안타가 됐다면 경기 흐름을 NC로 넘어갈 수 있었다. 경기 후반 마차도의 두 번의 호수비는 모두 실점을 막는 결과를 가져왔고 롯데는 1점 차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올 시즌 마차도는 돋보이는 활약은 아니지만, 8월 11일 NC 전처럼 순도 높은 활약을 지속하고 있다. 마차도는 지난 시즌과 같이 유격수로 팀 내야 수비의 중심이고 안정된 수비력을 유지하고 있다. 묘기와 같은 수비로 팀 사기를 끌어올리는 모습도 나오고 있다. 시즌 초반 실책이 늘어나며 불안감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그 모습도 사라졌다. 마차도는 적극적인 수비 시프트를 활용하는 롯데 내야진에서 가장 넓은 수비 범위를 담당하는 핵심이기도 하다. 롯데는 좌타자 상대 수비 시프트를 하면서 마차도에서 좌측 방면의 수비를 전담하게 하고 있다. 마차도가 그 역할을 잘 해내면서 롯데 내야 수비 시프트는 성공률을 높일 수 있었다.
이렇게 수비에서 마차도는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타격에서도 결코 그 역할이 작지 않다. 마차도는 서튼 감독 부임 이후 1번 타자로 중용되고 있다. 체력 부담이 큰 유격수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마차도는 무리 없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마차도는 올 시즌 70경기에 출전해 8월 11일까지 0.277의 타율에 4개의 홈런 33타점을 기록 중이다. KBO 리그에서 기대하는 외국인 타자의 성적과는 거리가 있다. 지난 시즌 비슷한 타율에 12개의 홈런을 때려냈던 것과 비교해도 부족한 느낌이다.
하지만 그의 수비 포지션을 고려하면 결코 평가 절하를 하기 어렵다. 대신 마차도는 지난 시즌보다 높은 출루율로 1번 타자에 맞는 타격을 하고 있다. 마차도는 매 타석 끈질긴 볼 카운트 승부를 하고 있고 삼진보다 볼넷을 더 많이 얻어내고 있다. 지난 시즌 무려 20개의 병살타를 때려냈던 마차도였지만, 올 시즌에는 5개에 불과하다. 상황에 맞는 타격과 팀 배팅을 한다 할 수 있다. 최근 부상 우려로 다수 자제하는 모습이지만, 도루 등 주루 플레이도 적극적이다. 분명 지난 시즌보다 장타 생산력을 줄었지만, 다른 부분에서 팀 공격에 보탬이 되고 있다.
마차도가 1번 타자로서 자리를 잡으면서 롯데 공격력은 한층 강해질 수 있었다. 롯데는 1번 타자 자리가 고민이었다. 민병헌이 건강했다면 그가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손아섭이 대안이 될 수 있었지만, 손아섭은 2번 타순에서 공격 생산력이 가장 뛰어났다. 전준우 카드도 고려할 수 있었지만, 올 시즌 득점권에서 매우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전준우의 1번 타자 기용은 비 효율적이다. 새롭게 외야 주전으로 떠오른 추재현과 김재유는 아직 1번 타순에 부담이 있다.
롯데는 마차도로 고민을 덜었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지만, 롯데는 올 시즌 김민수와 배성근 등 전천후 내야 백업 선수가 등장했고 마차도의 체력 안배가 가능해졌다. 지난 전 경기에 나섰던 마차도는 가끔 휴식을 가질 수 있다. 마차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외국인 타자로 인한 장타력 등 공격력의 저하는 전준우, 정훈, 안치홍으로 구성된 강력한 중심 타선이 충분히 대신할 수 있고 현재 그런 모습이다. 롯데는 이대호를 필요에 따라 3번과 6번 타순에 기용하며 공격력을 더 극대화하고 있다. 하위 타선은 한방 능력이 있는 포수 지시와과 상무에서 제대한 안중열이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고 외야 주전 경쟁 중인 김재유, 추재현이 방망이도 매섭다. 롯데는 현재 팀 타율 1위의 팀이다. 마차도의 장타력과 타점 생산력에 떨어지는 게 큰 문제가 안된다. 오히려 그가 1번 타자 자리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얻는 효과가 더 크다.
특히, 마차도는 시즌 초반 경기 중 투수의 공에 헤드샷을 당하며 그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이를 잘 극복했다. 그의 투지는 팀에 미치는 긍정 효과가 크다. 마차도는 팀에 대한 애정이 강하고 높은 친화력을 유지하고 있다. 입단 2년 차인 에이스 스트레일리와 함께 마차도는 팀 분위기 메이커로 손색이 없다. 이는 올 시즌 새롭게 입단한 외국인 투수 프랑코의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팀에 적응한 프랑코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다음이 기대되는 선발 투수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마차도의 높은 팀 기여도는 내년 시즌에도 그가 롯데와 함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키우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직후 마차도는 바로 재계약에 합의했다. 그 계약은 1년 계약 연장 옵션이 있다. 나름의 안정 장치인데 올 시즌 초반만 해도 계약 연장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 롯데는 이대호의 나이 등을 고려할 때 거포 외국인 타자가 필요하다는 안팎의 의견이 많았다. 올 시즌 후 2년 계약 연장 옵션이 있는 2루수 안치홍의 거취도 불투명했다. 여기에 주전 외야수 손아섭과 민병헌 역시 시즌 후 FA 자격을 얻게 되는 상황이었다. 공격력 보강을 위한 새로운 외국인 타자 필요성이 커 보였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팀 타선이 국내 선수들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선수층도 두꺼워졌다. 이대호는 그 파워가 떨어졌지만, 전준우와 팀 타선의 새로운 구심점이 됐다. 지난 시즌 타격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안치홍이 중심 타자의 면모를 회복했다. 이런 국내 선수들로도 상당한 공격력을 확보한 롯데다. 롯데는 내년 시즌까지 이대호의 계약이 남아있고 안치홍과는 계약 2년 연장에 합의했다. 또한, 리틀 이대호라 할 수 있는 3루수 한동희가 아직 병역 의무가 남아있다. 최고 유망주 나승엽 역시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들의 입대 문제에 따라 내야가 다시 재편될 수 있다. 마차도는 그 기간 내야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
아직 롯데에는 마차도만큼의 공. 수 능력을 겸비한 유격수가 없다.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마차도는 최상급의 유격수다. 롯데로서는 진행 중인 팀 리빌딩과 전력 유지를 위해서도 마차도가 필요하다. 물론, 여러 변수가 발생할 수 있지만, 마차도가 롯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마차도는 우리 프로야구에서 볼 수 없는 유형의 외국인 선수였지만, 그의 가치를 높였다. 화려하지 않지만, 그는 팀에 승리를 가져다주는 능력이 있다. 당장 올 시즌 후반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는 롯데에서 마차도는 중심 선수다. 남은 시즌 마차도가 지금의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롯데 팬들에게는 큰 관심가 될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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