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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문제들로 어수선한 가운데 시작한 프로야구 후반기, 상반된 분위기 속에서 여름 브레이크 기간을 보냈던 롯데와 NC가 8월 10일 후반기 첫 3연전에서 만났다. 3연전 첫 경기에서 원정팀 롯데는 투. 타에서 앞선 경기력을 보이며 5 : 2로 승리했다. 롯데는 5위권과 승차를 조금 더 좁혔다. 선발 투수 스트레일리는 7이닝 4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6승에 성공했다. 방어율도 4.06으로 낮췄다. 롯데 중심 타자 전준우는 필요한 순간 적시 안타를 때려내며 2안타 2타점을 활약을 했다. 마무리 김원중은 9회 말 NC의 공격을 3타자로 가볍게 막아내며 시즌 13세이브를 기록했다. 

NC는 선발 투수로 나선 에이스 루친스키가 6이닝 3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지만, 수비 실책으로 실점이 추가되는 불운이 있었고 타선이 지원도 부족했다. 8회 말 대타 정진기의 2점 홈런이 유일한 득점이었고 득점권에서 집중력이 아쉬웠다. NC는 루친스키에 이어 나온 불펜진이 나름 제 역할을 했지만, 주전들이 대거 빠진 타선은 상황은 발전시키기에 역부족이었다. 루친스키는 시즌 10승 문턱에서 패전 투수가 되며 시즌 9승 5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런 경기 양상은 얼마 전까지 많이 봐왔던 롯데와 NC의 양상과 정 반대의 모습이었다. 롯데는 그동안 NC 전에 고전하는 경기가 많았고 상대 전적도 열세였다. 승부처에서 롯데는 고비를 넘지 못하면서 패하는 경기가 다반사였다. NC 선수들은 롯데전에 항상 자신감이 있었고 이는 전력의 차이 이상으로 양 팀의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NC는 리그 중단 사태를 촉발한 심야 술판에 연루된 선수 4명이 중징계와 함께 후반기 잔여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박석민은 주전 3루수고 박민우는 국가대표 2루수로 선발된 정도로 팀 공수의 핵심이었다. 외야수 이명기는 테이블 세터로 꾸준한 활약을 했다. 권희동인 리그에서 부족한 우타 외야수로 한방 능력도 있었다. 이들의 전력 이탈은 NC에 치명적이었다. 여기에 좌완 에이스 구창모까지 결국 부상으로 시즌 이웃되는 불운이 더해졌다.

 

이젠 볼 수 없는 스트레일리의 덥수룩한 수염, 후반기 첫경기 호투

 

후반기를 앞두고 주전 유격수 노진혁마저 부상으로 첫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팀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포수 겸 4번 타자 양의지 역시 올림픽 출전의 후유증과 함께 늘 말썽이었던 팔꿈치 이상으로 후반기 첫 경기를 함께 하지 못했다. NC는 사실상 1.5군 선수로 경기네 나서야 했다.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자가 격리로 시즌 준비가 타 팀 보다 원활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팀에 대한 비난 여론과 함께 크게 떨어진 팀 분위기가 그들에게 부담이었다. 

반대로 롯데는 충실히 후반기를 준비했고 트레이드로 전력도 보강했다. 부상 선수들과 부진했던 선수들도 조정기를 거칠 수 있었다. 새로운 감독 체제가 자리 잡은 시간도 있었다. 각종 악재들과 거리가 먼 구단이라는 점도 후반기를 준비하는 데 있어 긍정적 요소였다.

이런 차이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 경기 내용으로 나타났다. 그 분위기를 더 크게 엇갈리게 하는 데는 롯데 에이스 스테일리의 호투가 있었다. 지난 시즌 15승과 함께 205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이 부분 1위를 차지했던 스트레일리는 높은 친화력과 리더십까지 발휘하며 롯데의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했다. 메이저리그 복귀 가능성에도 롯데와의 재계약에 합의하며 KBO 리그 2년 차 투수가 된 스트레일리에 대한 기대는 매우 컸다.

하지만 스트레일리는 지난 시즌 200이닝 가까운 이닝을 소화한 것이 부담이 됐던 탓인지 시즌 초반 부진했다. 다시 투구 내용이 좋아지는 듯하면 부진한 투구를 했다. 수시로 발생하는 손가락 물집도 문제였다. 지난 시즌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경기 초반 고전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스트레일리는 1회부터 3회까지 많은 실점이 있었다.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이닝 소화에 제약이 생기는 모습도 자주 있었다. 

여름 브레이크는 스트레일리에게 큰 도움이 됐다. 시즌 준비 과정에서 연습 경기 부진한 투구로 우려가 커지기도 했지만, 실전에서 스트레일리는 에이스의 모습을 되찾았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덥수룩한 수염을 정리하고 한결 가벼워진 몸 상태로 돌아온 스트레일리는 초반을 무난히 넘겼다. 이후 그의 투구는 탄력을 받았다. 경제적인 투구로 7회까지 무난한 투구를 했다. 탈삼진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제구에 보다 높은 비중을 두는 투구를 했다. 군 제대 후 팀에 합류한 선발 포수 안중열과의 호흡도 원활했다. 구위 역시 지난 시즌의 모습을 회복했다. 공끝이 살아 들어가는 직구와 슬라이더 조합은 NC 타자들이 공략하기 어려웠다. 더군다나 NC의 선발 라인업에는 주전들이 대거 빠진 상황이었다. 그들이 스트레일리의 공을 때려내긴 다소 역부족이었다. 

 


에이스의 부활은 롯데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후반기 반전을 노리는 롯데지만, 마운드의 뒷받침이 없다면 꿈에 그칠 수 있다. 롯데는 후반기 팀 방어율 최하위 팀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그 중심에는 에이스의 스트레일가 있다. 그가 에이스 역할을 해준다면 마운드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스트레일리는 앞으로 경기를 기대하게 하는 호투를 했다.

에이스의 호투와 함께 롯데는 상. 하위 타선이 고른 활약을 하면서 필요한 득점을 했다.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투. 타의 균형을 이루는 공격력을 보였다. 롯데는 경기 초반 상대 실책으로 잡은 기회에서 하위타선인 김재유, 안중열이 적시 안타를 때려내며 득점했고 6번 타순에 배치된 베테랑 이대호가 추가 득점의 안타를 때려냈다. 경기 후반에는 0.456의 득점권 타율을 유지 중인 중심 타자 전준우가 승리를 굳히는 2타점을 기록했다.

롯데는 주전 외야수 겸 중심 타자 손아섭의 컨디션 관리를 위해 그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았고 전반기 큰 활약을 했던 멀티 내야수 김민수를 엔트리에 제외했지만, 큰 영향이 없었다. 전반기 막바지 보였던 두꺼워진 선수층을 그대로 보여준 롯데였다. 에이스 스트레일리의 호투는 달라진 롯데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에이스 스트레일리의 호투는 분명 반가운 일이었다.

물론, 이제 후반기 첫 경기를 했을 뿐이다. 스트레일리  이후 선발 투수들의 투구 내용을 지켜봐야 하고 재편된 불펜진이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부상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불펜 투수 8회 말 마운드에 올라 2점 홈런을 허용하며 다소 불안한 투구를 한 건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최준용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승민, 박진형을 대신해 필승 불펜진을 이끌어가야 하는 투수다. 후반기 첫 경기 등판은 확신을 주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8월 한 달 중위권과의 격차를 좁히려 하는 롯데로서는 마운드가 그 키를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다. 후반기 첫 경기, 스트레일리의 호투는 마운드에 대한 희망을 더 가지게 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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