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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시즌 후반기 대반전 재현을 꿈꾸고 있는 롯데가 높은 승률을 유지하며 중위권 팀들과의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지난주 4승 3패로 다소 아쉬운 결과를 만들었던 롯데는 새로운 한 주를 승리로 시작했다. 롯데는 9월 14일 KIA와의 원정 경기에서 지난주 다소 주춤했던 타선이 폭발하며 8 : 7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롯데는 5위권을 3.5 경기 차로 추격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이승헌이 1회 말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리며 1실점 하는 등 시작이 좋지 않았지만, 이승헌이 4이닝 동안 수차례 위기를 최소 실점으로 버텨내며 대등한 선발 투수 싸움을 했다. 이승헌은 선발 4이닝 투구로 아쉽게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2실점만 하고  불펜진에 마운드를 넘겼다. 이후 불펜진은 팀이 승기를 잡을 때까지 추가 실점을 막으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 타선은 KIA의 1선발 투수라 할 수 있는 외국인 투구 멩덴을 상대로 초반부터 득점을 쌓았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며 6, 7, 8번  타순에서 경기를 했던 손아섭, 안치홍, 한동희는 팀의 8득점 중 7타점을 책임지며 클린업 트리오와 같은 활약을 했다. 특히, 후반기 타격 부진과 함께 수비까지 불안해지며 주전 자리마저 위협받던 한동희는 2점 홈런 포함 2안타 4타점의 활약으로 팀 승리의 중심에 섰다. 롯데로서는 팀 타자들이 타격감이 전체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 후반 마무리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롯데는 꾸준히 추가 득점을 더하며 7회 초까지 8 : 2의 여유 있는 리드를 잡았다. 이대로라면 필승 불펜진을 소모하지 않고 무난한 승리를 할 것으로 보였다. 롯데는 5회 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 투수로 행운의 승리투수가 된 김유영에 이어 김도규, 정성종까지 추격조 불펜 투수들로 이닝을 정리했다. 큰 점수 차인 만큼 투수들도 부담이 덜했다. 무난한 경기 흐름은 7회 말 마운드에 오른 정성종이 2점 홈런을 허용하며 다소 급박하게 변했다.

 

롯데 필승 불펜진의 핵심 최준용

 


롯데는 아끼고 싶었던 필승 불펜진을 마운드에 올려야 했다. 7회 말 구승민이 마운드에 올랐고 8회 말에는 셋업맨 최준용이 마운드에 올랐다. 8 : 4로 앞선 9회 말에는 마무리 김원중이 마운드에 올랐다. 3점 내 이내가 아닌 탓에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최근 프로야구에서 예상치 못한 역전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승리 카드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 선택은 오히려 롯데를 더 아찔하게 했다. 김원중은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고 이어진 타자 류지혁에서 3점 홈런을 허용했다. 롯데의 8 : 4 리드는 8 : 7 한 점차 승부로 변했다. 홈런 한 방이면 지금까지 리드가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김원중은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 이어진 3타자를 침착하게 처리하며 승리를 지켰다. 롯데는 승리했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말았다. 마무리 김원중의 다시 한번 불안감을 노출했다. 

김원중은 후반기 단 한 번의 세이브 실패 없이 든든히 롯데의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 김원중은 후반기에만 12개의 세이브를 추가했다. 팀의 승리 횟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김원중의 등판 횟수도 늘었고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최근 김원중은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9월 들어 실점 경기도 있었고 세이브 상황에서 주자 출루한 빈도가 많아졌다. 실점을 하지 않더라도 위기 상황 속에서 어렵게 경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9월 14일 경기까지 김원중은 7번의 등판에서 세타자로 이닝을 마무리한 건 한 번에 불과하다. 결과를 떠나 출루 허용이 많아지는 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김원중이 매우 공격적인 투수라는 점에서 그만큼 그가 공략당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김원중은 강력한 직구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그 직구를 바탕으로 낙차 큰 커브와 날카롭게 떨어지는 포크볼로 타자들을 상대했다.

그의 직구의 스피드는 줄지 않았지만, 김원중에게 항상 지적되는 공 회전수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 야구에서 투수의 공 회전수는 중요한 요소다. 회전수가 많으면 공 스피드가 떨어져도 타자들은 매우 공략하기 어렵다. 빠른 공도 회전수가 공략 당할 확률이 높아진다. 최근 김원중의 투구 내용은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김원중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 시즌과 달리 침착한 투구로 이를 잘 극복하고 있다.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이라고 해도 되겠지만, 그에 비례해 투구 수가 늘어나고 체력 부담이 가중된다.

실제 김원중은 여름 브레이크 기간 힘을 비축하고 투구에 대한 조정기를 거치며 크게 발전한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기 기간 피로가 누적됐다. 연투도 있었고 더블헤더 2경기 등판도 있었다. 대부분 하루 걸러 하루 등판하는 일정이었다. 아직 후반기 실패 경험이 없지만, 점점 체력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만약, 한 번의 큰 실패를 경험하며 페이스가 크게 떨어질 우려도 있다. 

이 문제는 다른 필승 불펜 투수들도 다르지 않다. 롯데는 후반기 높은 승률이지만, 승리하는 경기 대부분이 접전이 많았다. 승리를 위해 필승 불펜진의 힘을 빌려야 하는 일이 많았다. 이 상황에서 김진욱, 구승민, 최준용 등으로 구성된 필승 불펜진은 훌륭이 그 역할을 했다. 

김진욱은 트레이드로 영입한 좌완 투수 강윤구와 함께 롯데에 항상 아쉬웠던 좌완 불펜진을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후반기 11경기에서 김진욱은 한 경기만 실점이 있었다. 선발 투수에서 불펜으로 전환한 이후 투구 수에 대한 부담을 덜고 더 강한 승부를 하고 있고 성공적이었다. 좌. 우 타자 상관없이 김진욱의 구위는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고 슬라이더도 위력적이다. 

구승민과 최준용은 여름 브레이크 기간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며 후반기 활약을 지속 중이다. 한때 롯데 마무리 투수로도 활약했던 구승민은 전반기 극심한 부진에 빠졌지만, 후반기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구승민은 후반기 11경기 등판에서 한차례 실점만 있었다. 구위를 회복한 직구와 주무기 포크볼의 조합이 위력을 되찾았다. 멀티 이닝까지 소화하며 불펜진 운영에 탄력을 더해주고 있다.

김진욱과 구승민이 7회를 책임진다면 프로 데뷔 2년 차 최준용은 마무리 바로 앞 8회를 완벽히 책임지고 있다. 후반기 14경기 마운드에 오른 최준용은 8월 10일 경기 2실점 이후 실점하는 경기가 없었다. 150킬로에 이르는 직구는 알고서도 공략하지 어려울 정도로 위력적이고 슬라이더도 타자들의 방망이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수준이다. 과감한 승부로 투구 수를 줄이면서도 출루를 쉽게 허용하지 않고 있다. 김원중의 등판 간격 조절을 위해 나선 세이브 기회를 성공하며 프로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가 그를 차세대 마무리 투수로 기대하는 이유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최준용이다. 

이런 필승 불펜진의 활약 속에 롯데는 후반기 7회 이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상대 팀도 7회까지 롯데에 리드를 허용하면 부담이 크다. 불펜진의 단단함은 롯데가 선취 득점한 경기 대부분을 승리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반기 불펜진의 난조로 고심하던 롯데의 상황을 고려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성공적인 불펜 전환 김진욱



하지만 그런 승리의 기억이 쌓여가는 만큼 필승 불펜 투수들의 체력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롯데 불펜진은 접전의 경기가 늘어나면서 휴식 간격일 길지 않은 상태에서 마운드에 서고 있다. 앞서 언급한 마무리 김원중과 같은 체력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롯데 필승 불펜 투수들은 모두 강한 구위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구위 저하가 온다면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문제는 이들의 등판 간격을 조절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점이다. 롯데는 후반기 타선이 전반기만큼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여유 있는 리드를 하는 경기가 드물어졌다. 승리하는 상황에서 필승 불펜조가 대부분 마운드에 올랐다. 여기에 박세웅 외에는 긴 이닝을 확실히 책임질 선발 투수가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외국인 원투 펀치 스트레일리와 프랑코는 이닝 이터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4, 5선발 투수들로 6이닝 투구가 버겁다. 롯데는 거의 대부분 경기에서 불펜진이 대기해야 한다. 1군 엔트리에 다수의 투수들을 포함한 것도 이런 롯데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또한, 경기를 거듭할수록 필승보다 추격조 불펜 투수들 간의 기량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단적으로 9월 14일 경기에서 롯데는 필승 불펜 투수들을 아낄 수 있었지만, 여타 불펜 투수들이 후반 이닝을 잘 정리하지 못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누적된 피로는 언젠가 과부하 문제로 폭발할 수 있는 롯데 불펜진 상황이다. 이번 주 롯데는 KIA와의 더블헤더가 포함된 3연전 이후 KT, 한화까지 수원과 대전으로 이어지는 계속되는 원정 경기를 해야 한다. 선수들 전반의 체력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불펜진의 부담은 더 가중될 수 있다. 그 점에서 9월 14일 경기는 아쉬움이 있었다.

마무리 김원중을 포함해 롯데의 필승 불펜진은 후반기 팀을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하지만 사용 빈도가 늘어날수록 힘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이치다. 추격자 롯데가 상대적으로 많은 승리를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 필승 불펜진은 이기는 상황이 아니어도 마운드에 오를 확률이 커지고 있다. 분명 우려되는 일이다. 구승민과 최준용의 부상 이력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롯데로서는 보다 지혜로운 마운드 운영이 필요하고 이들 외 다른 투수들의 분전도 필요하다. 더 좋은 건 타선이 전반기 폭발력을 되찾고 크게 승리하는 경기 빈도를 늘리는 일이다. 그렇게 된다면 경기를 거듭할수록 필승 불펜진은 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남은 후반기 롯데가 필승 불펜진에 우려되는 과부하 문제를 잘 해결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까지 이룰 수 있을지 복잡한 불펜 운영의 함수를 풀어야 하는 롯데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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