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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프로야구] 승리 절실했던 롯데와 LG 모두에게 허무했던 무승부

스포츠/2021 프로야구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21. 10. 2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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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 롯데와 LG의 잠실 경기는 순위 경쟁에서 밀려날 위기의 두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한 경기였다. 롯데는 전승 외에는 5위 경쟁의 희망을 지킬 방법이 없었고 LG는 희미하게 남아있는 선두 경쟁의 불씨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잔여 경기 전승이었기 때문이었다. 극히 낮은 확률에 도전하는 두 팀의 대결은 그만큼 치열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곳곳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결과 역시 양 팀 모두 바라던 승리가 없는 4 : 4 무승부였다. 

롯데는 지난주말 한화와의 3연전에서 2승 1무를 기록하며 그들의 희망을 어렵게 유지했다. 1패가 5위 경쟁의 탈락을 의미하는 만큼 롯데는 최상의 선발 카드로 경기에 나섰다. 롯데는 한화전에 큰 약점을 보이는 박세웅의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하며 LG전 선발 투수로 그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에 맞서는 LG 역시 에이스 켈리를 마운드에 올렸다. LG는 지난주 3무 3패의 부진으로 사실상 선두 경쟁에서 탈락했다. LG에서 남은 변수는 잔여 경기 전승과 1, 2위 팀 삼성, KT의 부진밖에 없었다. 이를 두고 LG가 희박한 선두 경쟁을 하기보다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는 3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포스트시즌에 대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분명 현실적인 판단이라 할 수 있었다. 2위 KT에도 3경기 차로 뒤진 상황에서 역전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 하지만 LG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LG는 롯데, 한화, 그리고 다시 롯데로 이어지는 하위권 팀들과의 대진에 기대를 걸었다. 그 기대를 현실로 바꾸기 위한 시작은 롯데와의 올 시즌 그들의 마지막 홈경기였다. 이에 LG는 에이스 켈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롯데가 주도했다. 롯데는 부상 중인 중심 타자 전준우와 정훈을 선발 제외했고 그들에게 천적이나 다름없는 켈리를 상대했지만, 초반 2득점으로 리드를 잡았다. 최근 타격감을 끌어올린 손아섭의 2타점 적시타가 결정적이었다.

롯데는 선취 득점과 함께 에이스 박세웅의 호투로 앞서나갔다. 충분한 휴식으로 힘을 비축한 박세웅은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했고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변화구 제구까지 잘 이루어지면서 완벽한 투구를 했다. LG는 4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하기 못할 정도로 박세웅에 막혔다. 그 사이 롯데는 3회 초 추가 1득점을 하며 승리 가능성을 높였다. 에이스 대결에서 타선의 지원까지 받은 박세웅은 5회 말 안타 한 개를 허용하긴 했지만, 5이닝 무실점 투구로 순항했다. 초반 3실점한 LG 에이스 켈리는 이후 페이스를 회복했지만, 패전의 위기에 몰렸다. 

롯데와 LG 모두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로 나선 경기였지만, 롯데는 그 의지가 강한 집중력으로 나타났고 LG는 큰 부담감으로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롯데 타자들은 LG 에이스 켈리 공에 끈질기게 대응했고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반대로 LG 타자들은 박세웅의 강력한 구위도 있었지만, 뭔가 크게 위축된 모습이었다. 수비에서도 매끄럽지 않은 장면이 수차례 나타났다. 본격적인 선두 경쟁에서 접어들면서 큰 부담으로 경기력마저 저하된 LG의 분위기가 그대로 나타났다. 

양 팀의 상반된 분위기는 6회 말 LG 공격에서 급반전했다. LG는 6회 말 선두 타자 유강남이 안타로 출루하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LG는 좌타자 문보경을 대타로 내세웠다. 하지만 문보경의 타구는 2루수 안치홍에게 향하는 땅볼이었다. 최소한 1루 주자를 2루에서 아웃시킬 수 있는 타구였다. LG의 한숨이 커지는 순간 안치홍의 실책이 나왔다. 최소 1사 1루가 될 상황이 무사 1, 2루가 됐다. 이는 호투하던 선발 투수 박세웅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 그 상황에서 만난 타자는 최근 LG 타선에서 가장 타격감이 뛰어난 홍창기였다. 홍창기는 다시 안타를 때려냈고 박세웅을 더 곤혹스럽게 했다. 수비 실책으로 파생된 위기였다. 

박세웅으로서는 에이스로서의 위기관리 능력이 발휘돼야 할 상황이었다. 무사 만루 첫 타자 승부가 중요했다. 박세웅은 긴 서건창과 긴 승부를 하며 맞섰다. 그 상황을 박세웅이 이겨냈다면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리드한 상황에서 가동될 롯데 필승 불펜조는 후반기 실패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박세웅은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흔들렸다.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박세웅은 김현수를 범타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채은성과의 승부를 이겨내기 못했다. 채은성의 타구는 3루 선상의 땅볼 타구였다. 3루수 한동희는 타구를 잘 따라가는 듯했지만, 글러브가 조금 미치지 못했다. 좌익 선상으로 흐른 채은성의 타구는 3타점 2루타로 돌변했다. LG는 순식간에 4 : 3으로 경기를 역전시켰다. 6회 말 수비에 들어가기 전까지 롯데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결국, 수비가 문제였다. 발단은 병살플레이에서 안치홍의 실책이었고 잡을 수도 있는 땅볼을 놓친 한동희의 아쉬운 수비였다. 롯데가 올 시즌 내내 고민하던 3루와 2루의 수비 문제가 결정적인 순간 발목을 잡고 말았다. 롯데는 외국인 선수 마차도에 유격수를 맡겨야 할 만큼 내야수비의 약점이 있는 팀이었다.

지난 시즌 마차도의 영입으로 팀 수비율을 리그 최상위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세부 지표는 여전히 불안요소가 가득했다. 롯데 내야진은 마차도를 제외하면 수비폭과 호수비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타격에 강점이 있는 한동희와 안치홍이 3루와 3루 수비를 하는 상황에서 일정 감수해야 할 부분이었지만, 팽팽한 승부에서 수비 하나는 타점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롯데는 올 시즌 3루와 2루 수비에서 가치 창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롯데는 6회 말 수비에서 그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나며 4실점하고 말았다. 이는 박세웅의 10승 도전도 물거품이 되게 하고 말았다. 채은성에 3타점 2루타를 허용한 박세웅은 패전 투수의 위기에 몰리며 마운드를 물러났다. 

롯데는 박세웅의 남긴 주자를 불펜 투수 김도규가 실점 없이 처리하고 7회 말 마운드에 오른 프랑코가 완벽한 투구로 이닝을 종료하며 다시 마운드를 안정시켰다. LG 역시 7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하며 리드를 지키려 했다. 하지만 LG는 지난주 접전의 경기를 거듭하면서 필승 불펜진의 소모가 많았다. 불펜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여기에 7회 말 마운드에 오른 함덕주가 팔꿈치 이상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물러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런 LG의 마운드 운영의 제약은 롯데에 기회였다. 

롯데는 8회 초 1사 후 손아섭의 안타에 이은 한동희의 1타점 2루타로 경기를 다시 4 : 4 동점으로 돌려놓았다. 하지만 롯데는 더는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오히려 승리의 기회는 LG가 가져가는 듯했다. 롯데의 수비 불안이 원인을 제공했다. LG는 8회 말 롯데 불펜 투수 최준용을 상대로 홍창기, 서건창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기기회를 잡았다. LG가 경기를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롯데 교체 3루수 배성근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파울플라이를 놓치며 마운드에 있는 최준영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올 시즌 KIA 이의리와 함께 신인왕 경쟁을 하고 있는 최준용은 매 경기 등판 내용이 중요했다. 후반기 최준용은 거의 대부분 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를 하며 리그 최고 불펜 투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선발 투수 이의리에 비해 임팩트가 부족한 불펜 투수라는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최준용이었다. 남은 등판에서 최준용은 인상적인 활약을 해야 했다. 

 

 

 


이런 최준용에서 무사 1, 2루 위기에서 맞아하는 LG 간판타자 김현수와의 승부는 매우 중요했다. 최준용은 김현수를 범타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고 채은성을 삼진 처리하며 또 한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최준용은 2사후 LG 오지환에게 안타성 타구를 허용하며 실점 위기에 몰렸다. 이 상황에서 롯데 교체 중견수 장두성의 다이빙캐치가 나왔고 실점을 막았다. 팀의  패배와 최준영의 패전 위기를 넘기는 수비였다. 아울러 최준용의 신인왕 레이스를 지속하게 하는 수비였다. 반대로 LG는 경기를 결정지을 기회에서 중심 타자 김현수, 채은성이 무기력하게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렇게 큰 폭풍이 지나간 경기는 9회 초와 말 공격에서 양 팀 모두 득점하지 못하면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양 팀은 승리가 절실했지만, 패배나 다름없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모두 승리의 기회가 있었지만, 스스로 그 기회를 놓치며 순위 경쟁의 가능성도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롯데는 내야수비의 약점이 그들의 발목을 잡았고 에이스 박세웅의 위기관리 능력에 아쉬움이 있었다. LG는 간판타자 김현수가 무사 만루, 무사 1, 2루 기회에서 범타로 물러나며 공격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전반적인 타격 침체도 여전했다. 4득점하기 했지만, 롯데 수비 불안에서 파생된 결과물이었고 시원스러운 공격력이 아니었다.

롯데와 LG의 10월 25일 경기는 접전이었지만, 실망감 가득한 내용이었다. 과거 양 팀이 하위권을 전전하던 시절 졸전으로 채워진 그들의 접전을 일컫는 지금은 엘롯라시코로 정화되어 표현되는 엘꼴라시코의 재현과 같았다. 두 팀이 왜 순위 경쟁에서 밀리게 됐는지를 알게 해줬다. LG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이지만, 마운드에 비해 부실한 공격력 문제가 드러났다. 롯데는 수비의 약점을 그대로 노출했다.

이제 롯데와 LG는 시즌 마지막 2연전에서 만난다. 그때까지 순위 경쟁의 희망을 유지하고 있다면 또 한 번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과연 롯데와 LG가 어떤 상황에서 정규 시즌의 마지막 대결을 하게 될지 10월 25일 경기 내용과 현재 두 팀의 흐름 등을 고려하면 마지막 만남은 순위와 무관한 그들만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 LG 트윈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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