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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의 우승 결정전 1 : 0 극적인 승리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KT와 사상 최초로 와일드카드전에서 시작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두산이 2021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다. KT는 제10구단으로 구단 역사상 최초의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새로운 챔피언의 역사를 쓰려 하고 있고 정규리그 4위 두산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KBO 리그 역사를 창조한데 이어 와일드카드전에서 시작해 한국시리즈에 우승에 이르려 하는 새로운 업셋 우승의 역사를 쓰려 하고 있다. 

그만큼 두 팀은 2010년 대 들어와 크게 대조되는 길을 걸었다. KT가 제10구단으로 창단해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고군분투 하는 사이 두산은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당시 왕조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최강 팀 삼성에 승리하며 새로운 왕조시대를 열었다. 2010년 중반과 2021년까지 프로야구의 역사는 두산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두산은 현재 리그 최강팀이다. KT가 정규리그 우승 팀이지만, 마치 도전자와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다.

KT는 분명 여러 가지로 유리한 여건이다. KT는 10월 31일 삼성과의 정규리그 우승 결정전을 치른 후 약 2주간의 휴식기가 있었다. 리그 중단의 과정을 거치며 힘겨웠던 리그 일정을 소화했던 선수들에게는 소중한 시간이다. KT는 10월 들어 팀 전체의 페이스가 떨어지며 여유 있는 1위 자리를 잃고 힘겨운 선두 경쟁을 하기도 했다. 특히, 그들의 장점이 마운드가 힘을 비축할 수 있다는 건 휴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KT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한국시리즈다. 포스트시즌 두산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두산은 와일드카드전 키움과의 2경기에 이어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경기를 하고 한국시리즈에 올라왔다. 정규리그 보다 몇 배의 힘이 더 드는 포스트시즌 경기를 7경기나 하고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임한다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큰 부담이다.

 

 


그럼에도 두산은 매 시리즈에서 열세를 평가를 뒤엎고 승리했다. 단기전이 결코 객관적 지표와 눈에 보이는 전력만으로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음을 두산은 보여줬다. 두산은 마운드에서 외국인 투수 없이 국내 선발 투수 3명의 근근이 선발 마운드를 구축하고 특정 불펜 투수들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 마운드의 힘을 적절히 배분하고 집중하며 승리를 가져왔다.

또한, 두산의 타선은 포스트시즌에서 무서운 집중력으로 상대 마운드를 공략했고 누상에 주자들은 과감한 주루로 상대 베터리와 내야진을 흔들었다. 두산 타선은 득점 기회에서 어김없이 득점했다. 승부처 곳곳에서 나오는 호수비는 상대 공격 흐름을 끊고 팀 사기를 끌어올렸다. 뭔가 신들린 듯한 경기력의 두산은 가을이면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가을 두산, 미라클 두산의 면모를 이번 시즌에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런 두산의 기세에 상대 팀들의 그들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위축된 플레이를 하면서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를 하곤 했다. 플레이오프 삼성이 그랬다. 삼성은 절대 우세의 예상에도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 2경기를 내리 패하며 허무하게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했다. 타선은 지친 두산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했고 힘을 충분히 비축한 마운드는 두산 타선의 뜨거운 방망이를 제어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결국, 두산은 마법과 같은 힘으로 그들의 가을야구, 포스트 시즌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고 KT를 그 마지막 여정에서 만났다. 

이런 두산의 기세는 KT에게는 분명 신경 쓰이는 일이다. 마침 KT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선수가 유한준과 허도환 외에 없다. 경험 부족의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KT는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연습경기 일정이 예상치 못한 일로 꼬이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정규리그 1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나서면 걱정되는 부분인 경기 감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또한, 쌀쌀해진 날씨로 인해 한국시리즈 7경기가 모두 고척돔에서 열리면서 홈경기의 이점도 사라졌다. 고척돔은 서울 연고의 두산 팬들이 상대적으로 경기장의 좌석을 더 점유할 가능성이 크다. 두산 팬들의 응원 열기는 리그 손꼽힐 정도로 아주 뜨겁다. KT에게는 결코 반갑지 않은 운동장 환경이다. 

이런 걱정을 안고 맞이한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KT는 정규리그 1위 팀의 힘을 보여주며 4 : 2로 승리했다. KT는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경기를 했지만, 선발 투수 쿠에바스가 8회 2사까지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날선 두산 타자들의 공격력을 무력화하며 팀 승리의 디딤돌을 확실히 놓아주었다. 여기에 7회 말 배정대의 솔로 홈런에 이어 상대 실책으로 잡은 득점 기회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정규리그 우승 결정전에서 이전 선발 등판 이후 2일 휴식 후 다시 선발 등판하는 무리한 일정에도 호투하며 팀 승리를 이끈 영웅 쿠에바스는 부담감이 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그 경기의 투구 내용을 재현했다. 쿠에바스는 제구의 정교함이 떨어지며 7.2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허용하고 수차례 실점 위기를 맞이했지만, 그때마다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특히, 고비마다 나온 8개의 탈삼진이 돋보였다.

KT는 아직 경기 감각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타자들이 두산 선발 투수 곽빈에 고전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쿠에바스가 있어 경기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오히려 실점 위기를 거듭 극복하면서 경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이전 와일드카드전과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두산과 상대한 팀들이 긴장 가득한 경기 속에서 중압감을 극복하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KT는 시간이 흐를수록 두산 투수들을 상대로 잘 맞은 타구를 자주 외야로 때려내면서 타격감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고 7회 말 집중력을 보였다. 두산은 1 : 1로 맞선 6회 말 수비부터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 이영하를 마운드에 올리며 1차전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이영하가 실점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영포스트시즌에서 매 경기 멀티 이닝 투구를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던 이영하였지만, 지친 모습이었고 마운드에 긴 이닝을 버티기 다소 버거운 모습이었다. 여기에 내야 수비진의 실책이 더해지며 이영하의 부담이 커졌다.

두산은 1차전에서 4회 말 3루수 허경민의 실책, 7회 말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이 모두 실점과 연결되며 그들 답지 못한 경기를 했다. 두산은 KT보다 1개 더 많은 9개의 안타를 때려냈지만, 그 안타를 집중하지 못했다. 수차례 득점 기회에서 팀배팅이 나오지 않았다. 두산은 그들의 야구를 하지 못했다. 그들에게 패한 이전 포스트시즌 상대와 비슷한 패턴으로 패하고 말았다. 

1차전 승리로 KT는 시리즈 승리의 높은 확률을 선점했다. 승리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고 선수들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팽팽한 경기를 승리했다는 점도 KT에는 긍정적이다. KT는 정규리그 우승 결정전 1 : 0 승리의 분위기를 놓치지 않았고 승부처에서 두산에 밀리지 않았다. 정규리그 1위 팀이 힘이 느껴졌다.

하지만 KT는 아직 안심할 수 없다. 두산은 포스트시즌에 특화된 팀이고 와일드카드전에서 1차전 패배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승리한 경험이 있다. 포스트시즌 들어 어깨 피로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외국인 투수 미란다가 엔트리에 포함됐다. 미란다는 올 시즌 최고 투수 중 한 명이고 투수에게 큰 명예인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부상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지만, 미란다가 선발 투수로 5이닝 정도만 소화할 수 있거나 위기에서 1이닝 투구만 할 수 있어도 지친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미란다의 존재는 KT에 큰 위협이다.

여기에 두산 타자들의 타격감이 플레이오프 이후 3일간의 휴식에도 유지되는 모습이었다. 이 타격감이 다시 하나로 집중된다면 포스트시즌 두산의 불망이가 재현될 수 있다. 1차전 패배가 두산 선수들을 더 집중하게 할 수도 있다. KT가 1차전 선발 투수 쿠에바스 외에 2차전 선발 투수로 예정된 소형준, 데스파이네, 배제성까지 확실히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불펜진 대결로 경기 흐름이 만들어진다면 KT에게는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다. 

KT는 이런 흐름에 대비하기 하기 위해 에이스 고영표를 불펜으로 활용하는 마운드 운영 플랜을 들고 나왔다. KT는 팀 제1선발 투수를 불펜으로 돌릴 정도로 두산의 불펜진을 의식하고 있다. 두산은 이영하, 홍건희 두 필승 불펜 투수에게 3이닝 이상의 멀티 이닝을 소화하게 하면서 승리로 가는 길을 열었다. KT에는 이런 역할을 할 불펜 투수가 부족하다. 고영표는 이를 보충할 최적의 카드다.

고영표는 언더핸드 투수지만, 리그 최강의 구질은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좌타자 승부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 올해 도쿄 올림픽 대표로 출전해 호투하면서 큰 경기 경험도 있다. 이미 시즌 막바지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필요에 따라서는 마무리 투수로도 나설 수 있다. 1차전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1실점하며 다소 불안감을 노출했다는 사실은 고영표의 불펜 활용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다. 

 

또 한 번의 마법투 쿠에바스

 


이렇게 KT는 정규리그 틀에서 벗어난 변칙도 가능한 팀이다. 정규리그 팀 운영방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며 한계를 노출한 이전 두산의 포스트시즌 상대 LG와 삼성과는 다른 점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과거 두산에서 코치로 수차례 포스트시즌 경험을 했다. 이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맞서는 데 있어 큰 힘이 될 수 있다. 1차전에서 이강철 감독은 벤치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마운드 운영이나 선수 교체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초보 감독의 우려가 현실이 된 LG, 삼성과 또 다른 점이다. 

KT의 2021 시즌은 그들의 팀 명인 마법사 위즈가 마법을 부린 듯 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지난 시즌 리그 최고 타자인 외국인 타자 로하스의 일본 진출에 따른 공백을 완전히 매우지 못했고 확실한 전력 보강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트레이드로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웠고 군 제대 후 복귀한 고영표가 팀 에이스가 되면서 마운드가 한층 강해졌다. 시즌 초반 부상 악재를 고른 선수 기용으로 극복하며 선수 기용의 저변을 넓히고 장기 레이스에도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정규리그 막바지 위기와 정규리그 우승 결정의 고비를 넘기며 팀이 한층 더 강해졌다. 이강철 감독을 중심으로 한 팀워크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KT 벤치는 전혀 위축됨이 없고 활력이 넘쳤다. 베테랑과 신예들이 하나가 된 모습이었다. 동료의 실수에도 질책보다 격려를 하고 있다. 여기에 팀 간판타자 강백호는 3안타 경기를 하며 타선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상위 타선의 부진은 하위타선이 메웠고 외국인 타자 호잉은 보내기 번트 작전도 성실히 이행하며 팀과 하나가 됐다. 팀 두산에 맞서는 팀 KT는 두산의 기세에 밀리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서 마법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두산에 맞서 원조 마법사 KT가 더 강한 마법으로 맞서는 느낌이다.

과연 KT가 1차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며 확실한 챔피언으로 자리하게 될지 벼랑 끝에 몰릴수록 더 강해지는 두산이 다시 힘을 낼지 지난 시즌 두 팀은 플레이오프에서 맞서 두산이 3승 1패로 승리하며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고 KT는 경험 부족의 아쉬움을 느껴야 했다. 하지만 올 시즌 한국시리즈는 그때와는 분명 다른 분위기다.  



사진 : KT 위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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