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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경기에서 롯데는 혹시나를 역시나로 바꾼 패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화요일과 마찬가지로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종반 힘 싸움에서 밀리고 말았습니다. 타선은 꾸준히 제 역할을 다했지만 후반부를 책임질 불펜투수 부재가 또 한번의 역전패를 허용하게 만들었습니다. 조정훈, 강민호 선수의 부상과 함께 여름의 길목에서 또 한번의 위기가 찾아온 롯데입니다.

롯데는 경기 초반 6 : 2 의 리드를 잡으면서 여유있게 경기를 이끌었습니다. 선발 이재곤 선수는 넉넉한 타선 지원속에 안정된 투구를 이어갔습니다. 특급 투수의 압도적 피칭은 아니었지만 팀의 5선발로서 충분히 역할을 다했습니다. 이재곤 나오면 이긴다는 최근 흐름이 경기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재곤 선수의 역투와 홍성흔, 이대호 선수의 동반 활약속에 어제의 패배 충격은 어느 정도 극복되는 듯 했습니다.

사건은 7회 삼성 공격에서 발생했고 양팀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잘 던지던 롯데 선발 이재곤 선수는 100개가 넘는 투구수로 교체가 불가피했습니다. 6.1 이닝 3실점, 젊은 선발은 퀄리트 스타트를 이루어냈고 6 : 3의 리드는 충분히 지켜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불펜의 난조는 이틀 연속 팀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고 이재곤 선수의 호투는 승리의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롯데의 마운드를 책임진 좌완 허준혁, 강영식, 김사율 선수는 타자들과 자신감있는 승부를 하지 못했고 롯데의 3점차의 리드는 7 : 6 삼성의 리드로 변했습니다.

어제 역전패의 악몽이 되살아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삼성에게 7회는 말 그대로 행운의 이닝이었지만 롯데에게는 생각하기도 싫은 또 한번의 기억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이후 삼성의 철벽 불펜은 롯데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역전승의 완성을 눈앞에 두었습니다. 사직 야구장을 찾은 홈 팬들은 아쉬운 역전패의 기억을 가지고 구장을 떠나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또 한번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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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롯데 공격에서 삼성의 선동렬 감독은 2사후 이대호 선수를 상대로 오승환 선수를 내세웠습니다. 그동안 컨디션 난조와 부상으로 정상적인 투구를 하지 못한 오승환 선수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팀의 승리도 지키기 위한 다목적 등판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팀의 승리와 마무리 투수의 부활이라는 2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선수 기용이었습니다.

오승환 선수 역시 그간의 부진을 벗어나려는 듯 의욕적인 승부를 펼쳤고 이대호 선수 역시 힘으로 맞서면서 경기 막판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결과는 이대호 선수의 동점 솔로 홈런, 이대호 선수의 좋은 타격감과 힘이 오승환 선수의 빠른 직구를 이겨낸 것입니다. 7 : 7 로 변한 경기는 결국 연장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삼성의 2마리 토끼잡기가 실패한 순간이었고 롯데 분위기로 바뀐 경기흐름은 남은 한 마리 토끼도 놓치게 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4번타자의 극적인 동점홈런으로 만들어진 연장 승부는 분명 롯데의 흐름이었습니다. 문제는 불펜이었습니다. 9회부터 등판한 이정훈 선수는 작년의 이정훈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구위는 많이 회복한 듯 보였지만 힘으로 타자를 압도할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삼성 타자들의 집중력은 떨어지지 않았고 10회 삼성이 4득점 하면서 롯데의 역전승 분위기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대등한 경기 흐름에서 이를 지탱해줄 불펜의 힘에서 롯데는 삼성을 당해낼 수 없었습니다.

11 : 7 삼성의 승리, 삼성은 다소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되 살림과 동시에 롯데와의 격차를 벌리면서 상위권의 자리를 굳게 지켰습니다. 역전패로 그 자신감이 크게 떨어질뻔 했던 마무리 오승환 선수까지 지켜낸 값진 승리였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 못했지만 접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더 많은 토끼를 잡을 자신감을 회복한 삼성입니다.

롯데로서는 이틀 연속 뼈 아픈 패배를 당하면서 4월의 안 좋았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느낌입니다. 타선의 힘은 여전하고 팬들을 즐겁게 할 타격을 하고 있지만 그것이 승리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과의 홈  2연전은 화려하지만 내실이 부족한 롯데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내용이었습니다.

롯데는 분위기를 먹고 사는 팀입니다. 그 전력의 약점은 분명하고 단기간에 고칠 수 없는 것이지만 상승세를 타면 그것을 초월할 수 있는 힘을 지닌 팀입니다. 승리의 계기가 마련된다면 다시 반전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암울했던 4월을 벗어나 현재의 자리까지 온 롯데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아있고 팀 성적도 크게 뒤진 것은 아닙니다.

우선, 삼성과의 마지막 주중 경기를 이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올 기미를 보이는 장원준 선수가 안정된 투구를 한다면 연패는 길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장원준 선수가 가능한 오랜 이닝을 던져주면서 팀을 이끌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월드컵 관계로 오후 4시 30분에 시작하는 경기이니 만큼 이전과 다른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선수 부상이라는 악재가 연이어 발생한 롯데에게 홈 3연패는 침체의 기간을 더 길게 할 우려가 있습니다.

목요일 경기에서 롯데가 다시 한번 일어서는 계기를 만들것인지 삼성이 지난 홈경기의 3연패 수모를 3연전 스윕으로 갚을 것인지 경기의 결과는 6월, 양팀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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