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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을 승리했던 키움이 2차전과 3차전을 내주며 시리즈 전체 분위기를 SSG에 내줬다. SSG는 1차전 패배로 어렵게 시리즈를 시작했지만,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무엇보다. 2번의 승리가 모두 투. 타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힘의 우위를 보인 내용이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이런 양상은 어떻게 보면 예상된 일이었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9경기를 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이전 경기들은 대부분 접전이었고 체력적인 소모가 극심했다. 특히, 마운드의 힘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키움은 투수들의 이닝과 투구 수를 관리하며 부담을 나눠지게 하고 상대 타자와 상황에 맞는 맞춤형 불펜 운영으로 버텼지만, 한계가 다다른 느낌이다.

여기에 한국 시리즈 1차전 선발 등판했을 했다 조기에 마운드를 물러난 에이스 안우진 변수가 등장했다. 조기에 마운드를 물러난 원인인 안우진의 손가락 물집이 악화되면서 마운드에 서기 힘든 상황에 키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안우진은 빠른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고 있지만, 물집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고 투구 시 민감한 부분이다. 마운드에 선다 해도 제 컨디션으로 투구를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투혼만으로 해결이 안 되는 안우진의 한국시리즈 등판이다.

안우진 외 선발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외국이 투수 요키시도 구위가 떨어져 있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선발 등판 외에 승부처에서 불펜 투수로도 마운드에 서고 있다.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애플러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기대 이상의 호투로 호평을 받았지만, 한국시리즈 첫 등판이었던 2차전 부진한 투구를 했다. 거듭된 등판이 그에게도 부담이 되고 있다.

 

 

 



키움의 포스트시즌 선전의 중요한 요소인 불펜진도 상대 타선을 막아내기 버거운 모습이다. 키움은 2차전과 3차전 불펜 운영이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특히, 3차전에서 키움은 선발 투수 요키시와 이어 나온 최원태의 역투로 1 : 0 리드를 지켜냈지만, 8회를 버티지 못했다. 내야 실책이 있었지만, 키움은 포스트시즌 필승 카드 중 한 명인 김동혁이 역전 2점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이어 나온 마무리 김재웅도 4실점 하며 포스트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

그동안 김동혁과 김재웅은 포스트시즌 거치며 투구 이닝이 많았다. 경기 후반 접전의 순간, 박빙의 리드를 지키는 순간 그들이 있었다. 매번 전력투구를 했고 힘이 떨어지는 건 당연했다. 투혼으로만 버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마운드의 부담을 덜어주던 키움의 타선도 체력적인 부담에 직면한 모습이다. 1차전 이후 2차전, 3차전에서 포스트시즌 키움의 큰 장점이었던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정후와 푸이그가 중심 타선에서 활약하고 하위 타선에서 김태진과 이지영이 여전히 뜨거운 타격감이지만, 안타가 모이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신개념 4번 타자의 면모를 보였던 김혜성의 한국시리즈 부진이 영향을 주고 있다. 

김혜성은 한국 시리즈에서 타격감이 크게 떨어졌다. 김혜성은 주전 2루수로 수비에서 역할 비중이 크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체력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고 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키움은 3차전에서 김혜성의 타순을 5번으로 내리기도 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타격감이 여전히 좋은 김태진, 이지영의 타순을 올리고 김혜성을 하위 타순에 내려 주는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

이런 타선의 흐름은 시리즈가 계속 될수록 확연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많은 경기를 하면서 야수들도 지쳐있긴 마찬가지다. 충분한 휴식으로 힘이 넘치는 SSG 투수들의 공에 대한 반응 속도나 베트 스피드가 점점 느려질 수 있다. 의지는 있지만, 몸이 따르지 않는 상황이 찾아올 수 있고 3차전 양상이 그랬다. 키움으로서는 타자들의 컨디션을 고려한 타순 변화 등 새로운 해법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점점 밀리는 흐름 속에 키움은 설상가상으로 4차전을 불펜 데이로 치러야 하고 5차전 역시 안우진의 선발 등판 가능성이 미지수인 가운데 불펜에 다시 한번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키움은 일단 4차전 선발 투수로 이승호를 예고했지만, 그는 먼저 나온 투수 오프너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긴 어렵다. 초반부터 키움의 불펜 가동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현재 키움의 불펜의 힘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초반 흐름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4차전도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SSG는 경기를 치를수록 힘의 우위를 확실히 하고 있다. 타자들의 타격감이 다 돌아왔고 상. 하위 타선 모두 활발한 타격을 하고 있다. 홈런으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빅볼 야구가 구현되고 있다. 1차전 불안했던 마운드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SSG는 2차전 선발 등판했던 폰트와 3차전 선발 등판했던 오원석이 모두 호투하면서 마운드 운영의 부담을 덜 수 있었다. 

 

 

 



SSG는 4차전 선발 등판하는 외국인 투수 모리만도를 앞세워 지금의 유리한 분위기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SSG는 4차전 승리 이후 홈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에이스 김광현을 1차전에 이어 선발 등판시켜 시리즈 승리를 완성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흐름은 SSG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키움은 포스트시즌에서 거듭된 반전을 이뤄내며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한국 시리즈에 1차전에서도 강한 의지로 승부처 고비를 넘기고 승리를 했다. 지쳐 있긴 하지만, 경기 감각은 최고조에 있고 선수들의 의지가 여전히 강하다. 이는 외국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연일 허슬 플레이를 마다하지 않는 외국인 타자 푸이그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요키시, 애플러 두 외국인 투수로 무리한 등판 일정에도 온 힘을 다하고 있다. 키움 선수들은 결과에 상관없이 단단히 뭉쳐있다. 

한 번 계기를 마련한다면 키움이 또 한 번의 반전을 이뤄낼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다만, 정규리그 1위 SSG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강해지고 단단해지고 있다. 1차전 패인이었던 수비에서의 허술함도 사라져가고 있고 점점 빈틈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분명히 시리즈 주도권은 SSG가 쥐고 있다. 

KBO 리그 포스트시즌 체제에서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르기는 정말 어렵다. 포스트시즌 가장 높은 곳에서 기다리는 정규리그 1위 팀의 프리미엄은 밑에서 올라오는 팀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다. 실제 프로야구 역사에서 준플레이오프에서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른 건 손에 꼽을 정도다. 키움은 그 힘든 일에 도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기대 이상으로 잘해왔지만, 그 이상의 결과를 만들기에 다소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과연 키움이 이대로 물러설 것인지 또 한 번 힘을 낼 수 있을지 분명한 건 그들은 점점 더 힘들어질 수 있고 시간이 그들 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진 : KBO,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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