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728x170

 

프로야구 초반이 호전의 양상이다. 선두권에 자리한 LG, NC, SSG는 매일매일 순위를 바꾸고 있고 그 뒤를 잇는 팀들은 그들과 격차가 크지 않다. 하위권의 롯데, 삼성도 5할 언저리의 승률을 유지하며 순위 상승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화와 KIA가 최하위권에 있지만, 한화는 지난 시즌 승률 자판기의 모습은 아니고 KIA는 부상 선수 복귀가 이루어지면 반등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이런 순위표에서 LG는 시즌 전 전력 누수와 주력 선수의 부상, 여기에 시즌 중 소속 선수가 연루된 인터넷 불법 도박 사건 등 어수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이겨내고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LG는 시즌 초반 버티기가 우선 목표였지만, 현재 상황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고 있다. 

우선, LG는 마운드가 여러 악재에도 잘 버티고 있다. 시즌 개막을 하기도 전에 마무리 고우석이 부상으로 재활에 들어갔고 필승 불펜의 핵심인 정우영도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그 밖에 지난 시즌 1군에서 활약했던 불펜 투수들이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여기에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어 있던 이민호가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에이스 켈리 역시 이전과 달리 위력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LG 답지 않게 불펜진이 무너지며 역전패하는 경기가 시즌 초반부터 나왔다. 

자칫 마운드가 크게 붕괴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마운드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선발 원투 펀치 중 한 명인 외국인 투수 플럿코가 3경기 1점대 방어율의 안정감으로 에이스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인상적인 활약을 했던 좌완 김윤식은 다소 기복이 있지만, LG 선발 마운드의 유일한 좌완 투수로 그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 시작을 불펜으로 했던 베테랑 우완 투수 임찬규는 불펜에서 멀티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롱맨으로 큰 역할을 했고 이민호가 부상으로 빠진 선발 마운드의 빈자리도 메워주고 있다. 트레이드 영입 후 잦은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좌완 함덕주가 시즌 시작부터 필승 불펜진에서 활약하는 것도 LG 마운드에 운영을 원활하게 하고 있다.

이 시점에 마무리 고우석이 부상 재활을 끝내고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LG는 임시 마무리 체제를 끝내고 불펜진을 재 정비할 수 있게 됐다. 고우석이 건강하게 마운드를 지킨다면 LG의 불펜진은 리그 최강의 면모를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 

LG는 상대적으로 자원이 풍부한 마운드에 비해 타선이 더 문제였다. 스토브리그 기간 FA 시장에서 주전 포수 유강남과 주전 1루수 채은성이 팀을 떠나면서 전력 공백이 발생했다. 두 선수는 팀 프랜차이즈 선수라는 상징성에 상. 하위 타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LG에 부족한 우타자 라인을 책임지는 선수들이기도 했다. 여기에 또 다른 우타자 이형종까지 FA 시장에서 다른 팀을 선택했다. 

LG는 이런 공백을 기존의 풍부한 외야 라인업과 유망주들의 성장을 통해 대신하려 했다. 수년간 있으나 마나 한 존재였던 외국인 타자가 평균 이상의 활약만 한다면 전력 누수의 상당 부분을 채울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LG가 올 시즌 주전 1루수로 활약을 기대했던 우타 거포형의 이재원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전력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시즌 초반에는 주전 유격수 오지환도 부상으로 장기 재활에 들어갔다. 오지환은 유격수로 안정된 수비에 타격 생산력을 갖춘 타선의 핵심이기도 했다. 이런 전력 이탈에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김현수도 시범경기 부진으로 우려감을 높였다.

 

 

300x250

 



이런 우려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사라져갔다. 현재 LG는 팀 타율 1위를 다툴 정도로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LG 타선은 상. 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정 타자를 집중적으로 견제하는 게 무의할 정도다. LG의 두꺼운 선수층에 외부 영입 선수인 FA 포수 박동원, 오랜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사라지게 하고 있는 외국인 타자 오스틴의 활약이 더해진 결과다. 

박동원은 유강남의 전력 이탈과 함께 LG가 급히 영입했다. 박동원은 빠르게 LG 투수들과 합을 맞췄고 기존 유강남 보다 뛰어난 도루 저지 능력으로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타격에서는 타율은 높지 않지만, 홈런 부분 공동 1위에 오를 만큼의 장타력으로 타선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외국인 타자 오스틴은 애초 영입하려 했던 외국인 타자의 부상 이슈로 대신 선택된 선수였다. 계약 규모도 특급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LG는 심사숙고한 결정이었다. 오스틴은 시범경기에서 부진하며 또다시 외국인 타자 잔혹사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생기게 했지만, 시즌 시작과 함께 완전히 달라졌다. 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한 오스틴은 3할대 후반의 고타율에 장타와 타점 생산력을 두루 보이며 중심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외국이 타자가 제 역할을 하면서 LG는 타선의 공백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었고 여타 주력 타자들도 견제를 덜 받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그 영향일지 모르지만, 중심 타자 김현수가 시범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 타격 기계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고 새로운 주전 3루수 문보경도 3할 타자로 꾸준한 활약을 하고 있다. 박해민, 홍창기, 문성주의 좌타 외야 라인도 날카로운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반응형

 



여기에 임시 유격수로 나서고 있는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이 공. 수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면서 LG 타선의 상. 하위 연결을 보다 원활하게 하고 있다. LG에서 3루수로 주로 나섰던 김민성은 생소한 유격수 포지션에서 화려하지 않지만, 안정감 있는 수비를 해주고 있고 타격에서는 3할 대 중반의 타율로 활약하고 있다. 앞으로 오지환이 부상 복귀하면 김민성은 서건창과 함께 LG의 2루수로 라인을 더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타격 능력과 함께 LG는 적극적인 도루 시도로 공격의 생산력을 더 높이고 있다. LG는 4월 20일까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51번의 도루를 시도했고 33번의 도루를 성공했다. 팀 도루 33개는 팀 도루 18개의 2위 NC와 큰 격차를 보일 정도로 많은 숫자다. 

최근 KBO 리그에서 선수들의 부상 우려와 체력 부담, 장타와 출루에 가중치는 두는 야구 흐름 변화 속에 공격에서 그 비중이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LG는 이런 흐름에 역행하는 시도를 올 시즌 하고 있다. 올 시즌 새롭게 부임한 염경엽 감독은 공격력 약화에 대한 대안으로 기동력 야구 강화를 선택했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

LG는 특정 선수가 아닌 거의 모든 선수들이 주자로 나가면 도루 시도를 한다 할 정도로 도루에 적극적이다. 어떻게 보면 무모하다고 할 정도다. 실제 LG는 33개의 팀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18개의 도루 실패가 있었다. 이에 도루 성공률은 65% 수준으로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다. 통상 도루 성공률이 70% 이상은 돼야 하다는 게 정설이다. 또한, LG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 과정에서 다수의 주루사도 발생하고 있다. 주루사는 공격 흐름을 끊은 행위지만, LG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뛰는 야구를 지속하고 있다. 

 

 

 



LG는 이를 통해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효과와 함께 상대 배터리를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속된 도루 시도는 분명 신경 쓰이는 일이다. 주자에 신경이 분산될 경우 투구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LG는 득점권에서 3할대 후반의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적극적인 주로 플레이가 이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할 수 있다.

또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플레이는 경기 후반이나 승부처에서 승패를 엇갈리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에 상대 팀들은 LG와의 경기에서 상대의 도루 시도를 항시 주시할 수밖에 없다. 도루 저지 능력이 떨어지는 팀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수준급 포수가 부족한 리그 현실에서 LG의 기동력 야구는 아직은 성공적이다. 

LG의 뛰고 또 뛰는 야구는 최근 부상 선수가 속출하고 있는 리그 현실에서 무리한 시도일 수도 있다. 체력 부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LG에는 도루왕 출신 박해민을 위시해 뛰는 야구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다수 있고 체력 부담은 두꺼운 선수층으로 대신할 수 있다.

여기에 올 시즌부터 메이저리그가 베이스 크기를 더 크게 하고 투수의 견제 횟수를 제한하는 스피드 업 제도를 시행하는 등 보다 경기장에서 다양한 장면이 연출되는 역동적인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한 부분도 주목할만하다. 어쩌면 LG의 뛰는 야구는 이런 흐름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이런 배경 속에 LG의 뛰는 야구는 올 시즌 내내 LG의 공격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타 팀들이 이런 LG의 뛰는 야구를 어떻게 제어할지 궁금해진다.


사진 : LG 트윈스, 글 : jihuni74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