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 가을 해변은 너무나 조용하고 쓸쓸했습니다. 사람들이 발걸음이 뜸해진 탓이겠지요. 더운 여름 그렇게 해변을 귀찮게 하던 사람들인데 말이죠. 지금은 단풍을 찾아 산으로 산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저녁 일몰이 좋은 것 같아 을왕리 해변을 찾았습니다. 저녁 을왕리 해변은 잔잔합니다. 물이 빠진 해변은 그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급하게 찾았지만 이미 해는 운무 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말았습니다. 모습을 감춘 해가 남긴 여명속에서 몇몇 사람들은 추억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있어 쓸쓸함을 덜어줍니다. 저 멀리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멀리서 그 모습을 담았습니다. 저들이 만들어갈 가을의 추억을 방해하고싶지 않았습니다. 이제 밤이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빛이 갯펄을 비추고 ..
김포 대명항을 다시 찾았습니다. 주말에 찾은 항구는 사람들의 북적임으로 활기가 넘쳤습니다. 저는 북적임에서 벗어나 덤으로 주어진 멋진 일몰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황혼의 물결위를 배 한척이 지나갑니다. 해는 점점 서편으로 저물고 있습니다. 바닷 바람이 거셋지만 아이들은 바닷물이 좋은가 봅니다. 엄마, 아빠가 하지 말라고 해도 자꾸만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오늘의 해가 마지막 빛을 구름 사이로 내 보이고 있습니다. 항구는 점점 더 황혼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저 산 너머로 해가 지고 항구는 더욱 더 고요한 모습입니다. 이대로 항구는 잠이 들듯 합니다. 해는 사라졌지만 남아있는 여명은 또 다른 빛으로 항구를 물들였습니다. 어둠이 항구를 덮기 전 또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것 같습니다. 물결에 담긴 여명을 담았..
지난 여름의 풍경입니다. 충남 연기군에 있는 고복저수지의 일몰을 담았습니다. 연기군에서 가장 큰 호수인데 일출과 일몰의 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아침에 내린 비가 하늘의 먼지를 모두 씻어준 저녁이었습니다. 맑은 호수는 맑은 하늘을 그대로 반사하고 있습니다. 카메라의 세팅값을 변경해서 색 온도를 올려봤습니다. 전에 볼 수 없었던 보라색의 빛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보라색은 귀족의 색이라 했던가요? 이 날 하늘은 정말 귀한 모습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해가지면 이 호수는 다시 어둠속에 잠길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멋진 풍경을 오랜기간 두고두고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의 또 다른 풍경을 기대하면서 말이죠.
김포에도 바다가 있습니다. 항구도 있습니다. 작은 포구였던 대명포구, 찾는 이들이 하나 둘 늘면서 그 규모도 커지고 항구다운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저도 계절별로 이곳에 들러 사진을 담곤 합니다. 어느 봄날, 대명항의 해지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하늘의 구름이 바람에 따라 춤을 춥니다. 해가 저물어 가자 북극의 오로라 처럼 빛이 여기저기 산란되어 갑니다. 바다도 붉은 빛으로 변합니다. 집어등을 연결하는 선들은 저물어 가는 하루와 또 다른 하루를 연결시켜 주는 듯 합니다. 해가지지만 항구는 쉬지 않습니다. 또 다른 조업을 위한 움직임이 잠들려 하는 항구를 깨웁니다. 어선을 비추는 일몰은 그들에게 밤새 조업할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겠지요? 저 멀리 군함 한 척이 보입니다. 실제 운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퇴역한 군..
여름의 어느 일몰을 제가 사는 동네 산에서 담았습니다. 구름과 함께하는 모습이 그냥 해가 지는 것이 아닌 여름이 함께 저편으로 지는 듯 했습니다. 정신 없이 보낸 여름, 제 기억속에 어떤 일들로 채워져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비가 그친 어느 오후, 구름들은 바람에 휩쓸려 이리저리 자리를 못 잡고 있습니다. 구름에 가려져있던 해가 조금 씩 그 빛을 내고 있습니다. 벌써 해가 저물 시간이 되었네요. 하늘이 점점 붉게 물듭니다. 구름 사이를 어렵게 비집고 나타난 해가 다시 하루를 마무리 해야 하는군요. 노을지는 하늘 저편을 바라보았습니다. 어두운 밤이 되기 전 잠깐 동안이 모습이지만 하늘은 그 색을 바꾸어가고 있습니다. 해가 지평선, 아니 구름위로 지고 있습니다. 이런 일몰이 이어지면 가을은 성큼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