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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자주 통용되는 말이 있습니다.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그것입니다. 신예 선수들이 한 해 큰 활약을 하고 다음해 부진한 현상을 일컷는 말입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선수는 반짝 활약이후 평범한 선수가 되지만 그 반대의 경우 한 단계, 두 단계 발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스타선수로의 성장을 의미합니다.

지난해 롯데 이재곤은 지독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습니다. 그 전해 무너진 롯데 마운드를 구원해준 구세주였던 이재곤이었습니다. 지난해 이재곤은 선발 로테이션 진입은 기본이고 1, 2선발을 다툴 정도로 동계훈련 기간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이미 병역문제를 해결한 젊은 선발투수, 거기에 부상도 없었습니다. 길었던 무명의 세월을 완전히 지워낼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재곤의 지난 시즌은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제 2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이재곤은 첫 경기부터 불안한 투구내용을 보였습니다. 일시적 현상으로 보이던 그의 부진은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에 대한 팀의 신뢰도 점점 떨어졌습니다. 시즌 중반이후 이재곤은 자주 1군에서 그 이름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를 지탱하던 중요한 힘인 자신감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결국 이재곤은 상당기간 2군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믿었던 선발투수가 부진하면서 롯데의 강력한 선발진은 누수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시즌 중반 투수진 전체의 보직 이동이 불가피했습니다. 그에 밀려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던 고원준은 그 사이 팀의 확실한 선발로 자리했습니다. 자신이 선발진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았듯 고원준은 이재곤의 부진을 팀 타 선발투수로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재곤으로서는 동계 훈련기간 공을 들였던 다양한 변화구 장착이 오히려 그의 부진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투수 밸런스의 상실을 가져온 것입니다. 이는 구위의 저하와 연결되었습니다. 사실 이재곤의 주무기 싱커는 알고서도 치지 못할 정도로 큰 위력이 있었습니다. 날카로운 싱커를 바탕으로 이재곤은 리그 최고 수준의 땅볼 유도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고 신예 돌풍의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강력한 싱커와 함께 담대한 그의 성격은 선발투수로서 손색이 없는 조건이었습니다. 이제 성공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맏았던 언더핸드 선발로서 이재곤은 그 희소성과 더불러 실력으로 자신의 존개감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이재곤은 자신을 지탱하던 중요한 힘인 싱커의 위력이 반감되면서 고전했습니다. 슬라이더, 커브 등 또 다른 변화구도 생각만틈 보탬아 되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못하고 단점도 보완하지 못한 이재곤의 공은 타자들에게 너무 쉽게 읽혔습니다. 그에 대한 타팀의 철저한 분석과 맞춤 대응 또한 이재곤을 힘들게 했습니다. 이재곤으로서는 이를 넘을 발전된 모습이 필요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재곤은 선발투수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 했습니다.

2군에서 절치부심하던 이재곤은 후반기 불펜 투수로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떨어졌던 싱커의 위력이 살아났고 싱커가 통하면서 자신감도 다시 높아졌습니다. 팀의 상승세와 더불어 이재곤은 불펜의 필승카드로 중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등판 이닝이나 경기수도 다시 늘어났습니다. 이재곤은 두 자리 승수를 올리는 선발투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부진을 탈출하면서 시즌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2012년, 이재곤은 다시 출발점에 서있습니다. 이재곤으로서는 잃어버린 선발투수의 자리를 다시 찾고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입니다. 끊어졌던 언더핸드 선발투수의 명맥을 자신이 잇고 싶을수도 있습니다. 2010년 시즌 이재곤은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신인 선수들에게 찾아오는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재곤으로서는 또 한번 치열한 경쟁를 뚫어야 하는 입장입니다. 롯데의 선발진은 에이스 장원준이 입대하긴 했지만 5인 선발진이 다시 채워진 상황입니다. 기존의 송승준, 고원준에 외국인 투수 사도스키, 유먼이 한 자리씩을 예약했습니다. 또 한 자리는 SK에서 영입된 이승호가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선발투수로서 오랜기간 뛰지 못했지만 경험과 팀내 입지는 이재곤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불펜투수로의 정착도 그리 쉽지 않습니다. 스토브리그에서 영입된 정대현의 존재는 이재곤에게 큰 산과 같습니다. 여기에 두산에서 2차 드래프트로 영입된 김성배로 비슷한 유형의 투수입니다. 롯데 불펜진 구성상 이재곤이 확실한 한 자리를 차지하기도 어렵습니다. 현재 롯데는 필승조인 김사율, 정대현, 강영식에 빠른 공을 가진 우완 정통파 투수가 가세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정대현과 유형이 비슷한 이재곤이 설 자리가 애매합니다. 동계 훈련의 성과에 따라 보직과 팀내 위상에 있어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선발투수의 한 자리를 예약했던 전년도와 너무 다른 위치에 서 있는 이재곤입니다. 이재곤으로서는 다시 한번 실력으로 경쟁을 이겨내고 자신의 자리를 잡아야 하는 입장입니다. 

이재곤은 분명 큰 장점을 지닌 투수입니다. 주무기 싱커는 제구가 동반된다면 여전히 위력적입니다. 지난 시즌 부진은 이 싱커가 실종되면서 자신가도 잃어버린 것이 큰 요인이었습니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유연성으로 많은 투구수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언더핸드 투수의 숙명인 부상에서도 자유로웠던 이재곤이었습니다.

여기에 지난 시즌은 부진은 그를 다시 심기일전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긴 무명의 설움을 이겨냈던 이재곤에게 엔트리 진입을 위한 경쟁구도는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이재곤으로서는 FA로 영입된 선배들과의 경쟁은 물론, 그와 비슷한 또래의 투수들과의 경쟁을 이겨내야 합니다. 1년 사이 이재곤은 팀의 미래에서 또 다시 경쟁의 한 가운데 선 느낌입니다. 

이번 동계훈련은 정말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과연 이재곤이 2년차 징크스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팀의 주축 투수로 또 다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그의 2010년 대 활약을 기억하는 롯데 팬들에게 큰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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