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명성, 아마시절 명성 되찾을까?

프로야구에서 신인들일 입단 첫 해 두각을 나태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예전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고 2군 육성이 활발하지 못하던 시절 신인 선수들이 주전 자리를 꿰차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경향은 프로의 벽을 실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신인들은 2군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하고 상당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 비로서 1군에 이름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능성 있는 신인들에 대한 구단들의 기대는 큽니다. 향후 팀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선수들이고 잠재력을 지닌 선수들이 많을수록 팀의 선수층도 투터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각 구단들이 아마 야구대회를 유심히 살피고 신인 드래프트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상위권을 점유하고 팀들의 공통점은 내부자원의 육성에 강점이 있다는 점입니다.

신인들의 활약면서 롯데는 최근 큰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거액을 들여 영입한 선수들이 즉시 전력감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내부 육성과정을 거친 선수들이 팀의 주력이 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현재 롯데의 영파워를 상징하는 강민호, 전준우, 손아섭 등은 입단 당시 특급 신인들은 아니었습니다. 긴 기간 기회를 주고 성장을 했기에 지금의 위치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야수 부분에서는 눈에 띄는 성장이 보였지만 투수진의 경우 수 년간 1군에 모습을 드러낸 선수가 드뭅니다. 하위권을 전전하던 시절 상위픽을 통해 영입한 선수들의 상당수는 그저그런 선수가 되거나 잊혀지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염종석 이후 입단부터 존재감을 과시한 신인 투수를 찾기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입니다.

이점에서 롯데의 김명성은 아쉬움이 남는 선수입니다. 입단 당시 김명성은 대학 최고 수준을 투수로 인정받았습니다. 롯데는 1순위에서 과감히 김명성을 선택했습니다. 고졸 투수들을 선호하는 경향과는 다른 선택이었습니다. 롯데의 선택을 받은 김명성은 이어진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에 선발되는 행운을 얻었고 병역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롯데로서는 가능성있는 신인 투수가 병역까지 해결하게 된 것은 또 하나의 행운이었습니다. 김명성은 대학시절 상대적으로 많은 경기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볼을 던질줄 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제구가 안정되고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을 잘한다는 것은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김명성에서 프로의 벽은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동계 캠프부터 프로무대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 김명성은 기대와 달리 1군에 엔트리에 진입할 몸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의욕은 강했지만 지나친 부담감이 그에게 더 나쁘게 작용했습니다. 결국 김명성은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롯데의 불펜의 집단 부진에 빠지고 선바진마저 붕괴현상을 보이던 지난 시즌 초반 김명성은 예상보다 빨리 1군 진입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중간 계투였습니다. 안정된 제구력이라면 1~2이닝 정도는 잘 막아줄 것이라는 벤치의 판단이 작용했습니다. 김명성이 그 기회를 살렸다면 그를 오랜 기간 1군에서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김명성은 시즌 시작전 부터 가지고 있던 부담감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아마시절 통하던 직구가 자꾸만 맞아 나가면서 자신감마더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김명성은 투구때 마다 주눅든 모습을 보였습니다. 상대와의 기싸움에서 이겨도 생존하기 힘든 프로 세계에서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마음의 부담이 커지면서 구위 역시 크게 떨어졌습니다. 당초 140킬로 중반까지 나온다는 직구는 140킬로를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구를 잘 하면 위력이 떨어져 난타를 당하고 강한 공을 던지려면 벨런스가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경기 운영능력 역시 프로에서 통하기에는 그 수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결국 김명성은 방어율 9.39에 1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투수진에 누수가 발생할 때 마다 김명성은 기회를 얻었지만 그는 끝내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아마시절 투구가 거품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할 정도였습니다. 시즌 시작할때까지만 해도 그에게 기대를 걸었던 롯데 팬들 역시 기대를 접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김명성으로서는 화려하게 시작한 2011년 이었지만 그 끝은 존재감의 상실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스스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고 무엇보다 자신의 공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리면서 버틸 힘을 잃고 말았습니다. 다만 2군에서 꾸준히 선발 등판의 경험을 쌓으면서 방어율 3점대 방어율에 5승의 성적을 올렸다는 것이 위안거리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구위 회복이라는 숙제는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 롯데는 5선발 자리가 유동적입니다. 이승호의 선발 전환이 유력하지만 불펜 강화을 위해 그 보직이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5선발 자리에는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습니다. 지난해 부진했지만 선발 경험이 있는 이재곤, 김수완에 지난 시즌 프로데뷔 첫 승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승으로 기록한 진명호, 노장 이용훈 등이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2군에서 선발투수의 경험을 쌓은 김명성 역시 그 후보군에 속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자들에 비해 다소 뒤 떨어진 모습입니다. 불펜까지 다시 강화된 롯데 마운드를 생각하면 김명성의 입지는 더 줄어들었습니다. 각광받던 신인투수라는 타이틀은 사라지고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 홀로 던져진 상황입니다.

김명성으로서는 떨어진 자신감을 되찾는 일이 시급합니다. 같은 스피드의 직구라도 스스로에 믿음을 가지고 것과 그렇지 못하는 것 사이에는 구위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 야구의 속설입니다. 투수들에 있어 자신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일 것입니다. 김명성의 지난 해 부진은 정신적이 면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자신감의 회복과 함께 직구의 구속과 위력을 되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단조로웠던 투구 패턴에 대한 연구고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코칭 스탭의 프로에서의 생존 방법을 모두 가르쳐 줄 수 없습니다. 김명성은 이제 스스로 힘으로 생존의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아마시절 보여주었던 가능성을 재현하기만 한다면 선발과 불펜 어느 곳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좋은 투수가 아무리 많아도 항상 부족한 것이 프로야구 각 팀의 상황입니다. 특히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가 더 두드러진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김명성의 성장은 롯데의 투수진을 두텁게 하는데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김명성으로서는 지난해의 쓰라린 기억을 뒤로하고 다른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느 것은 구단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과연 김명성이 그 이름대로 아마시절 명성을 다시 되 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그저그런 2군 투수로 자리하게 될지 김명성에게 이번 동계훈련은 큰 의미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