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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각 팀들을 보면 해마다 기대를 모으는 선수들이 있지만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무리 선수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가능성과 실력을 인정받고 기회의 문도 열리지만 끝내 살리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곤 합니다. 이는 젊은 선수들이나 연차가 된 선수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팬들 역시 이런 선수들에게 기대와 실망을 함께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점에서 롯데 이용훈은 결코 자유롭지 못합니다. 2003년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후 이용훈은 선발진의 한 축으로 역할을 해야할 선수였지만 거듭된 부상에 발목잡히면서 기량을 제대로 꽃피우지 못했습니다. 77년 생으로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든 올 시즌에도 이용훈은 또 다시 가능성이라는 버릴 수 없는 끈을 잡아야 하는 입장입니다.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시즌 이용훈은 2군이었지만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프로야구 1, 2군을 통틀어 최초로 퍼펙크 경기를 완성한 것입니다. 투수로서는 영광스러운 기록입니다. 그것이 1군이 아니라 하더라도 2군 리그의 경기력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감안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대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용훈은 지난 시즌 초반 단 1경기 출전 이후 줄곳 2군에 머물렀습니다. 롯데의 투수진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을 때로 그는 부름을 받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전력외의 선수로 분류된 것입니다. 해마다 선발진에 누수가 발생하면 1순위 대체 요원있었던 그였지만 그에 대한 신뢰가 이젠 예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입니다.




이용훈 롯데 선수가 된 이후로 4, 5번 선발로 꾸준히 기회를 얻었습니다. 위력적인 직구와 낙차큰 변화구를 바탕으로 한 파워피칭은 롯데 팬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한 때 닥터 K 라는 명성을 얻을 정도로 그의 구위는 위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7, 8 승 언저리에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용훈은 선발투수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10승을 끝내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유리몸이라는 평가와 함께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는 투수가 되었습니다. 그 사이 그의 구위는 점점 떨어졌고 직구과 커브 위주의 단조로운 패턴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구력이 좋은 투수가 아닌 그로서는 프로무대에서 버틸 무기를 찾아야 했습니다. 문제는 투구 스타일의 변화를 자기것으로 만들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이제 더 이상 파워피처가 아닌 그로서는 다양한 변화구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뺐는 투구가 필요했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용훈은 2009년 5승을 기록한 이후 1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부진에 빠졌습니다. 그 사이 롯데의 마운드는 이재곤, 김수완, 고원준 등 젊고 재능있는 투수들이 선발진에 합류했습니다. 이용훈의 입지가 더욱 더 좁아진 것입니다.

거듭된 부상으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없고 불펜투수로서 연투 능력을 가지지 못한 이용훈의 활용도는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이용훈은 지난 시즌 2군에 줄 곳 머물러야 했습니다. 노장 투수 대열에 들어선 그로서는 선수생활의 중대한 기로에 선 것입니다. 하지만 이용훈은 2군 경기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부상으로 인한 투구 공백도 없었습니다.

이용훈은 지난 해 2군 퓨처스 리그에서 10승 4패, 방어율 2.89를 기록하면서 아직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입증했습니다. 그리고 시즌 막판 퍼펙크 경기를 하면서 다시 한번 주목받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시즌 막판 이용훈은 2차례 1군 경기 등판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의 경험을 고려 포스트 시즌에서도 역할이 기대되었습니다. 그의 상승세가 팀에 큰 보탬이 될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기대에도 이용훈은 끝내 더 이상의 기회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한번 떨어진 믿음을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1군과 2군 경기는 다르다는 평가속에 그의 퍼펙트 경기는 또 다른 바전의 계기가 되진 못했습니다. 결국 이용훈은 지난해 1군에서 3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시즌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 이용훈은 다시 한번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입장입니다. 현재 장원준의 입대 이후 롯데는 투수진 강화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불펜진은 정대현이라는 특급 선수를 영입하면서 한 숨 돌렸지만 선발진은 여전히 그 구성에 고민이 필요합니다. 특히 5선발 투수의 경우 다양한 경우의 수를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용훈은 그 다양한 변수 중 하나입니다. 이용훈으로서는 지난해 부상없는 시즌을 마무리 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의욕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풀 타임을 소화할 수 있음을 2군 리그였지만 입증했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용훈으로서는 그보다 훨씬 어린 후배 선수들과 경쟁을 해야하고 새롭게 영입된 이승호와의 경쟁도 이겨내야 합니다. 나이는 더 많아지고 경쟁자는 훨씬 더 늘어난 상황입니다.

5선발의 경우 젊고 가능성있는 투수들이 선호된다는 점은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롱릴리프 역할도 해야하는 5선발 투수의 특성상 전형적인 선발 투수인 이용훈은 다소 부적합한 선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용훈은 지난해 부터 달라진 투구 패턴에 적응하는 모습이었고 오랜 경험이라는 특화된 무기가 있습니다. 즉, 그가 실력만 입증한다면 또 한번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 프로야구에서 늦은 나이까지 가능성을 터뜨리지 못하는 선수를 노망주라고 부르곤 합니다. 그 들중에 실제 뒤 늦게 가능성을 폭발시킨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본인의 좌절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용훈은 이런 노망주라는 말을 듣기에도 민망한 선수입니다. 자칫 올 시즌 부진하면 은퇴의 기로에 설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해마다 롯데팬들은 이용훈의 잠재력이 터지길 기대했습니다. 그에 대한 애정이 팬들 사이에 남아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본인 역시 뜻대로 선수생활이 풀리지 않는 것에 좌절감을 느낄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용훈은 꾸준히 좋은 투구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지난해에도 열심히 자신의 역할을 했었다는 점입니다.

이용훈으로서는 이제 안타까움의 그림자를 벗어던지고 싶을 것입니다. 상위권의 성적을 기대하는 롯데로서는 당장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를 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유망주들에게 무한정 기회를 줄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이용훈이 자신을 어필하고 꾸준함을 보인다면 1군에 그의 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이용훈의 올 시즌입니다. 잊혀짐에 묻혀버릴 수 있었던 지난해 이용훈 퍼펙트 경기를 통해 다시 한번 부활의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이젠 질긴 생명력이 아닌 실력으로 그의 이름을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해마다 그의 부활을 고대하고 있는 롯데 팬들에게 이용훈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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