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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리그 최고 타자의 자리를 지켰던 선수는 이대호였습니다. 지난 시즌 홈런왕과 타점왕을 최형우에게 내주긴 그가 최고 타자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런 이대호를 빛나게 했던 것은 당연히 월등한 성적이었습니다. 거기에 우람한 체구 역시 그를 기억할 수 있는 그만의 특징이었습니다. 거구임에도 부드러운 스윙을 지닌 이대호는 힘과 기술을 겸비한 선수였습니다.

이런 이대호가 떠난 자리를 채워줄 또 다른 후보가 있습니다. 체격에 있어서 만큼은 절대 이대호에게 뒤지지 않는, 거기에 만만치 않은 실력을 겸비한 최준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포지션 역시 1루수입니다. 두산의 중심타선에 있다는 점도 이대호와 비슷합니다. 두산으로 오기전 이대호와 함께 롯데의 미래 타선을 이끌 유망주 였다는 이대호와의 인연도 가지고 있습니다.

롯데시절 최준석은 좋은 타격능력을 보유하고도 수비위치를 잡지 못해 그 재능을 꽃피울 수 없없습니다. 그가 롯데에 있던 시절 롯데는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면서 타선을 강화시키는 선수 운용을 했습니다. 이대호 역시 1루수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포수출신인 최준석이 설 수 있는 수비 포지션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한 때 외야수로의 전향도 모색했지만 수비 불안으로 뜻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기회가 줄어들면서 최준석의 타격능력 역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변화구에 대한 약점을 극복할 경험이 그에게 부족했습니다. 최준석은 힘은 있지만 약점이 많은 그저그런 대타요원으로 아까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런 그를 눈여겨 본 팀인 현재 소속팀 두산이었습니다. 거포 유망주를 찾던 두산은 노장 외야수 최경환을 내주고 그를 영입했습니다.






두산은 최준석이 팀에 합류하자 마자 주전으로 기용하면서 충분한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최준석의 잠재력을 좀처럼 폭발하지 않았습니다. 느린발은 두산의 기동력 야구에 적합하지 않았고 수비 포지션 역시 1루수와 지명타자로 한정된 상황에서 인상적인 공격력이 필요했습니다. 힘있는 타격을 보이기 했지만 두산의 기대를 완전히 충족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기량이 퇴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의 잠재력이 폭발한 것은 2009년 시즌이었습니다. 거듭된 부진으로 2008년 시즌 출전기회가 급감했던 최준석은 그 해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 해 최준석은 0.309의 타율과 17홈런, 94타점의 호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두산이 갈망했던 김동주를 이를 거포가 탄생한 것입니다. 꾸준히 기회를 제공한 것이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이후 두산의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한 최준석은 리그 상위권의 1루수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습니다. 이대호라는 높은 산이 있었지만 최준석은 꾸준히 성적으로 중심타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습니다. 김현수, 김동주, 최준석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화력을 과시했고 두산의 공격력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에도 최준석은 리그 최고 1루수라는 목표를 끝내 이룰 수 없었습니다. 이대호의 벽이 높기도 했지만 해마다 이어지는 부상과 후반기 체력저하 문제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시즌 초반 좋은 페이스를 보이다가도 이 두가지 문제가 불거지면서 주저앉곤 했던 최준석이었습니다. 지난 시즌 역시 잔부상이 시달리면서 시즌 초반의 호성적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최준석으로서는 자신의 더 높은 발전을 막는 보이지 않는 벽을 넘지 못한 것입니다. 해마다 아쉬움속에 시즌을 마감해야 했던 그였습니다. 이제 30살로 접어든 나이, 최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는 이때 그는 뭔가 확실한 인상을 남기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군 입대를 한 해 미루면서 준비하는 올 시즌 각오는 그 어느 때 보다 남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수 년간 좋은 성적을 거뒀던 그였지만 거포들이 즐비한 1루수 부분은 그에게 최고의 자리를 끝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절친인 이대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 수 있습니다. 수준급의 활약에도 그에게 국가대표는 먼 이야기와 같았습니다.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그는 끝내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군 복무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최준석으로서는 이대호가 없는 1루수 부문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싶을 것입니다. 그의 강한 의지는 분명 큰 동기부여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전성기 기량으로 치루는 마지막 시즌이라는 점도 그에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팀의 중심타자로 중견선수로 지난해 하위권으로 떨어진 팀을 상위권에 올려놓고자 하는 마음 역시 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최준석은 큰 의미를 지닌 시즌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 스스로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잘 인식하고 있을 것입니다. 부상과 후반기 뒷심 부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그의 활약은 올 시즌 두산 타선에 있어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팀의 중심타자 김동주는 이미 전성기를 넘긴 상황입니다. 그에게 전년도 보다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대하기 어려움을 의미합니다.

양의지라는 탁월한 공격형 포수가 있지만 수비의 부담을 완전히 떨쳐내기 어렵습니다. 신예 선수들의 성장도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최준석은 두산의 우타 거포로서 더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가 목표로 하는 30홈런 100타점은 개인 최고 기록이기도 하지만 두산의 공격력 유지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오랜 기다림과 노력끝에 그의 존재감을 드러냈었던 최준석이었습니다. 그는 그 이전에 불운한 가정사를 극복한 의지의 선수이기도 했습니다. 순해보이는 인상이지만 그 안에는 야구에 대한 강한 의지와 열정이 숨어있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말 결혼으로 가정을 꾸린 그는 더 큰 책임감으로 시즌을 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한 가정의 가장으로 팀의 중견선수로 그는 더 무거운 짐을 지고 올 시즌을 임해야 합니다. 군 입대 문제 역시 그의 어깨를 무겁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준석은 최선을 다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가 해마다 넘지 못했던 보이지 않는 벽을 넘어서야 합니다. 김태균, 이승엽이 가세한 올 시즌 최고 1루수 경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도 이는 꼭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과연 최준석이 그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그리고 그가 바라던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이것은 최준석 개인 뿐만 아니라 두산의 2012년 시즌 향방에 있어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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