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패배의 아쉬움 씻어낸 불펜의 호투. 3월 18일 롯데 대 두산

정규시즌은 아니지만 프로야구 팬들의 관심은 폭발적입니다. 승부조작의 악재에 아랑곳 없이 경기장은 관중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러한 팬들의 관심은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시범경기지만 연일 매 경기마다 실전과 같은 긴장감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각 팀들은 여러 선수들을 다양하게 기용하면서도 승리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고 있습니다.

롯데와 두산의 시범경기 2차전 역시 팽팽한 분위기 속 경기였습니다. 두산은 임태훈, 서동환이 각각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노경은, 고창성의 젊은 불펜들이 롯데 타선을 꽁꽁 묶으면서 4 대 0 완승을 거뒀습니다. 롯데는 전날과 달리 두산의 젊은 투수진들에게 힘에서 밀리면서 타선이 침묵했습니다. 반면 두산은 같은 6안타를 기록하면서도 찬스에서 집중력을 보이면서 4득점에 성공했습니다.

투수진의 힘과 타선의 집중력에서의 차이가 승부의 향방을 가른 경기였습니다. 롯데는 5선발 투수 후보로 거론되는 이용훈이 몸맞는 공 1개와 볼넷 3개를 내주면서 제구력의 난조를 보였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이용훈은 4이닝 2실점을 기록했지만 좋지 못한 내용으로 불안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5선발 경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습니다.

선발 이용훈은 부진했지만 불펜진의 내용은 좋았습니다. 이용훈의 뒤를 이은 박동욱, 이명우, 김성배, 김사율은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었습니다. 5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볼넷 3개를 내주면서 제구의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힘있는 구질로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이어나온 이명우, 김성배, 김사율은 모두 비자책 투구를 하면서 선발투수의 부진함을 잊게해 주었습니다.

특히 두산에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이적한 김성배는 부상으로 스프링 캠프 합류가 늦어졌지만 1.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습니다. 전날 경기에서 1이닝 탈삼진 3개로 가능성을 입증한 신인 김성호와 함께 사이드암 불펜투수로서 치열한 엔트리 진입 경쟁을 예고하는 투구였습니다.

마무리 김사율 역시 1안타를 허용했지만 안정된 투구로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습니다. 롯데의 좌완불펜 트리오 중 한명은 이명우는 선행 주자 2명에게 득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갑작스러운 등판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이후 이닝을 비교적 수월하게 막아내면서 부상 재활중인 강영식의 빈 자리를 메워줄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롯데는 연이틀 불펜이 안정세를  유지했습니다. 나오는 불펜 투수 대부분의 컨디션이 많이 올라와 있고 힘있는 구위를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시즌 없었던 새로운 얼굴들이 다수 가세하면서 질적으로 양적으로 한층 더 강해진 불펜이 될 가능성을 높여주었습니다. 아직 시범경기 2경기만을 했을 뿐이지만 이전까지 없었던 불펜진의 경쟁구도가 만들어 지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불펜진은 맑음이었지만 타선은 어제와 달리 기복이 있었습니다. 아직 빠르고 힘있는 투구를 상대할 정도의 타격감은 아니었습니다. 전준우가 3번 타순에서 2안타로 분전했던 박종윤이 날카로운 타격감을 과시했지만 그외 선수들은 대체로 부진했습니다. 조성환이 안타를 기록하면서 쾌조의 타격감을 보인것과 이승화가 공수 양면에서 활기찬 플레이를 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롯데와 달리 두산은 등판한 투수들 마다 좋은 컨디션을 보였습니다. 모두 힘있는 공으로 탈삼진 능력을 과시했고 타자들과의 승부에서도 자신감이 있어 보였습니다. 타선에는 신예 최재훈이 2안타 경기를 하면서 팀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다만 올 시즌 두산의 마무리 투수로 낙점받은 외국인 투수 프록터가 아직 기대만큼의 투구를 보이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프록터는 1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1안타 1볼넷을 내주면서 다소 불안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두산의 뒷문을 확실히 담궈줄 투수로 영입되었짐나 아직 제구나 구위면서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두산으로서는 시범경기 동안 마무리 프록터의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두산과의 시범경기를 1승 1패로 마감한 롯데는 타순의 효과적인 조합과 5선발과 불펜의 구성이라는 숙제를 풀기를 계속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불펜은 2경기에서 만족스러운 투구를 했습니다. 우려했던 수비도 2경기 연속 무실책 경기로 안정감을 보여주었습니다. 지키는 야구를 강화시키려는 롯데의 목표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롯데가 불펜의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그들의 방패를 더욱 더 강하게 만들 수 있을지 시범경기 롯데를 보는 또 다른 흥미거리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