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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프로야구 여름 레이스에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비로 말미암은 경기 취소는 선발 로테이션 운영과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고 내림세에 있는 팀들에게는 고마운 단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중에서 장맛비를 가장 반기는 팀 중 하나는 SK일 것입니다. 그만큼 그들의 현재 상황은 최악입니다.

 

현재 SK는 승리의 기억마저 가물가물합니다. 지난주 SK는 주중 롯데와의 2경기를 패한 이후 주말 한화전에서 2패를 추가했습니다. SK의 연패는 7로 그 숫자가 바뀌었습니다. 순위 역시 5위로 떨어졌습니다. 이제는 5할 승률을 걱정해야 할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올 시즌 천적 관계를 유지하던 최하위 한화에도 연패 탈출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 충격을 더해주었습니다.

 

물론 SK는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팀이었습니다. 해마다 SK의 위기설은 있었지만, 그 위기를 넘기면서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던 그들이었습니다. 마치 승리 유전자가 선수들 모두에 숨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시즌 김성근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 이후 맞이한 위기상황에서도 SK는 다시 힘을 냈고 포스트 시즌에서 한국 시리즈 진출을 이루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수년간 이어진 이기는 야구의 흐름이 쉽게 끊어지지 않았던 SK였습니다. 주력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도 특출난 성적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없어도 팀 SK는 강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부진은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존 김성근 감독이 구축한 이기는 야구에 신임 이만수 감독의 빅볼이 조화된 새로운 색깔의 야구를가 되었지만, 전력약화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이만수, 시험대 오른 지도력 그리고 리더십)

 

 

 

SK 야구를 지탱하는 투수진의 부진과 부상 이탈이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정대현, 이승호가 롯데로 이적했음에도 강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SK 마운드가 흔들리면서 팀도 부진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박희수, 정우람, 더블 마무리의 전력 이탈은 치명적이었습니다.

 

SK 특유의 지키는 야구가 힘들어진 것입니다. 이전에 SK는 초반 리드를 잡거나 하면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초반 선발 투수가 흔들리면 망설임 없이 불펜을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SK 불펜은 강력했습니다. 박빙의 승부에서도 SK는 실점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득점을 올리는 투타의 조화로 상대를 압도했습니다.

 

최근 이런 SK의 승리 방정식이 무너진 것입니다. 올 시즌 영입한 노장 임경완은 팀에 기여하지 못하고 2군에 머물러 있고 젊은 선수들의 기량은 아직 1군 마운드에 서기에는 부족한 모습입니다. 이재영과 최영필, 엄정욱 등이 버티고 있지만 이전 SK 불펜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재영이 오랜 부진을 딛고 전천후 불펜 요원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최영필은 1년의 공백을 이겨낸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쓰고 있지만, 30살을 훌쩍 넘긴 이들이 한결같은 기량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엄정욱 역시 부상으로 시즌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뒷문을 지키던 선수들의 부상은 이들의 과부하를 가져왔고 불펜 전체가 약해지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미 팀을 떠난 정대현, 이승호의 존재가 그리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제 SK를 상대하는 팀들은 평범해진 SK 불펜에 부담을 갖지 않고 있습니다.

 

불펜의 약화를 메워줄 선발투수진과 타격 역시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시즌 초반부터 부족했던 선발진은 1선발 역할을 하던 마리오가 부상으로 전력에 이탈하고 노련한 외국인 투수 로페즈마저 부상이 겹치며 시즌 중반 교체되면서 로테이션을 꾸리기 조차 힘들어졌습니다. 신예 윤희상만이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을 뿐입니다.

 

팀의 기둥 투수 김광현은 부상 복귀후 연승 가도를 달리면서 천군만마가 되는 듯했지만, 우천 세리머니 과정에서 입은 부상이 예상보다 크면서 전반기 등판을 접어야 했습니다. 또 다른 선발 요원인 송은범은 최근에야 다시 로테이션 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로페즈를 떠나보내고 영입한 새로운 외국인 투수 부시는 마운드에 대한 불만과 리그 적응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서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습니다.

 

SK로서는 앞과 뒤가 모두 허전해진 마운드로 힘겹게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던질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한 상황은 매 경기 흐름 예측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는 벤치의 불안감을 높이고 선수단 전체를 특히 공격시 조급해지게 하고 있습니다. 실제 SK 타선은 전체적인 부진은 물론이고 득점 기회에서 심각한 집중력 부재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 시즌 초반  SK는 노장 선수들의 활약속에 괘찮은 공격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새롭게 영입한 조인성은 공격형 포수로 공격력을 높여주었고 이호준은 4번에서 구심점 역할을 잘해주었습니다. 기존 주전급 선수들도 부상 없는 라인업을 잘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여름이 되면서 노장들이 주축을 이룬 SK의 공격력은 너무나 쉽게 불꽃이 사그라졌습니다. 부족한 백업 자원은 야수들의 체력적이 부담을 키웠고 다시 부상이 줄이어 발생했습니다.

 

현재 SK 타선은 주전들이 부상에서 복귀한 상황이지만 강팀 SK를 만들었던 짜임새 있는 공격력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주력 선수들의 방망이는 기복이 심해졌고 새롭게 4번에 기용되고 있는 조인성의 공격력도 최근 신통치 않습니다. 이만수 감독이 주창한 SK식 공격 야구를 할 동력을 상실한 상황입니다. 투타에 걸쳐 발생한 전력 누수가 이만수 야구의 발목을 잡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팀의 부진은 감독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만수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어려운 팀을 맞아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이만수 감독이었지만 정식 감독으로 취임한 첫해 부터 큰 시련을 맞이한 것입니다. 선 굵은 빅볼 야구를 추구하겠다는 약속은 성적 부진으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패가 이어지면서 이만수 감독은 번트 등 작전 지시가 많아졌고 투구 교체 역시 이전보다 잦아졌습니다. 여름 들어 공언했던 승수 쌓기에 가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은 이미 공염불이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선언이 있었던 직후 SK는 더 깊은 연패 수렁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현재 SK는 이도 저도 아닌 색깔없는 팀이 되고말았습니다. 

 

 

 

(김광현, 에이스의 존재감 되찾을까?)

 

 

SK로서는 연패를 끊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계속되는 패배는 필요없는 잡음을 만들고 팀 분위기를 해칠 수 있습니다. 선수들 역시 이점을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SK 선수들에게는 강팀의 자부심이 마음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년 그러했듯 위기를 넘기고 반전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 부진한 SK지만 SK는 SK이기에 타 팀들을 그들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기는 흐름을 만들지 못한다면 SK에 대한 상대 팀의 두려움 마저 반감시킬 수 있습니다. 강팀 이미지가 가지는 프리미엄이 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SK에는 여전히 우승을 경험했던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고 부상 선수들도 속속 복귀하고 있습니다. 비로 말미암은 휴식 역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반기 주춤거림이 후반기 대도약으로 반전될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최근 부진으로 선두권 싸움에서는 멀어진 SK입니다. 험난한 중위권 싸움에서 먼저 이겨내야 합니다. 이제부터 SK의 위기관리 능력과 이만수 감독의지도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서 답답한 감정을 너무 쉽게 노출했던 이만수 감독이었습니다. 우선은 이만수 감독이 팀의 중심을 잡고 SK 특유의 콘크리트 조직력을 되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연 SK가 이대로 순위 싸움에서 밀릴지 매 년 반복되는 강팀 본능을 발휘할지 순위 싸움에 있어 중요한 변수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장맛비로 이번 주 주 중 한 경기를 더 쉬게 된 것이 SK에는 큰 도움이 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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