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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소식을 접할 수 없었던 트레이드가 올 시즌 중반 연이어 성사되고 있습니다. 이미 시즌 시작전 실행되었던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상당수 선수가 이동한 데 이어 시즌 중에 트레이드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트레이의 중심에는 두산이 있습니다. 이미 두산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가장 많은 선수를 이적시켰습니다. 여기에 시즌 중반 주전급인 용덕한과 이성열을 타 팀에 이적시키는 트레이드로 또 한번 뉴스 메이커가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화수분 야구로 대변되는 두산의 야구였습니다. 외부 영입보다는 자체 선수 육성으로 팀을 강하게 했던 두산이 선수자원을 시장에 내놓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두산의 두 차례 트레이드는 손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두산 팬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치열한 순위싸움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즉시 전력감의 선수를 유망주와 바꾼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두산은 용덕한을 내주고 롯데로부터 김명성을 받아들였습니다. 김명성은 아마시절 대학 최고의 투구였고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되면서 병역면제의 혜택까지 받은 선수입니다. 여기에 야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탓에 싱싱한 어깨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김명성의 성장세가 너무 더디다는 것입니다.


실제 김명성은 직구 구속이 140킬로에도 미치지 못했고 장점이라고 평가되었던 제구력도 기대 이하였습니다. 프로의 높은 벽에 스스로 주눅이 들면서 자신감도 상실한 상태였습니다. 이런 김명성에게 두산이 손을 내밀었습니다. 용덕한을 대신할 카드로 그를 선택한 것입니다.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은 신인급 투수를 베테랑 포수를 내주고 영입한다는 것은 큰 모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두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할 오재일)

 

 


두산에 합류한 김명성은 아직 1군 등판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김명성과 반대로 용덕한은 강민호의 백업 포수로 롯데가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있습니다. 용덕한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좋은 투수 리드는 롯데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두 선수의 현재 모습만 놓고 본다면 두산이 크게 손해나는 장사를 한 셈입니다. 


두산은 용덕한에 이어 좌타 거포인 이성열까지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고 넥센의 오재일과 맞트레이에 합의했습니다. 지난 시즌 부진하긴 했지만 이성열을 20홈런 80타점을 달성한 경력이 있는 보기 드문 좌타 장타자입니다. 변화구에 대처 능력이 다소 떨어지고 수비가 불안하다는 약점이 있지만, 대타 요원으로 활용도가 높고 제 4의 외야수로도 가치가 높은 선수였습니다. 


이런 이성열을 떠나 보내고 두산은 넥센의 오재일을 받아들였습니다. 오재일 역시 좌타 거포로 기대를 모은 선수였지만 수년간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 장타력을 뽐내기도 했지만, 기복이 심한 타격과 떨어지는 집중력으로 1, 2군을 오가는 행보를 했습니다. 좌타 거포가 부족한 넥센은 그에게 큰 기대를 걸었고 많은 기회를 주었음에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오재일을 이성열의 트레이드 상대로 삼은 것은 의외의 선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 두산의 외야 사정을 고려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트레이입니다. 두산의 외야진은 이종욱, 정수빈, 김현수 외에 이를 대체할 자원이 부족합니다. 베테랑 임재철은 부상으로 개점 휴업 중입니다. 포수와 내야 자원 중에서 외야전업을 고려하는 선수들이 있지만, 자리를 잡기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외야진의 허전함을 감수하고도 1루수 외에는 수비 위치가 마땅치 않은 오재일이 이성열만큼의 가치를 지닌 선수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아보입니다. 이성열보다 2살이 적은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라는 점외에는 큰 장점을 찾을 수 없습니다. 물론 오재일이 이성열 못지않은 장타력을 지니고 있고 넥센에서 그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던 선수였다는 것은 매력적이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것인 사실입니다. 


두산으로서는 치열한 순위 싸움 중이지만 팀의 미래를 고려한 트레이드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팀 내 경쟁에서 밀린 고참급 선수들에게 부활의 기회를 주고 팀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김명성이나 오재일 모두 미완성의 선수들이고 상대적으로 젊습니다. 가능성을 가지고 있던 선수들인 만큼 끈끈한 두산의 분위기에서 심기일전 한다면 일을 내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두산이 선수 육성에  큰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분위기 전환과 동시에 두산의 체계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하에서 이 선수들이 어떻게 변모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현재 두산은 젊은 선수들이 다수 라인업에 포진되어 있지만, 중심 선수들의 노쇠화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경문 감독 이후 젊고 유망한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팀 체질개선을 했던 그들의 전통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신 그 방법이 트레이드라는 외부 영입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이전과 다릅니다. 

 

 

 

(김명성, 두산에서 잠재력을 실력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

 

 


과연 두산의 선택은 말 그대로 타 팀에 선수를 퍼준 결과만을 가져올까요? 두산 프런트와 코치진은 손해보는 트레이드라는 시선을 분명 인식하고 있을 것입니다. 더 좋은 카드를 제시받을 수 있지 않았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산은 뚝심 있게 트레이드를 밀어붙였습니다. 그들이 필요한 선수를 얻기 위해 과감히 즉시 전력감 선수들의 내주는 용단을 내린 것입니다. 


트레이드의 성공과 실패는 그 시즌만을 보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프로야구는 계속되고 팀 역시 계속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그 선수가 몇 년 이후라도 잠재력을 폭발시킨다면 지금의 비난 여론은 눈 녹듯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두산으로서는 떠나 보낸 선수들을 대체할 자원이 풍부하다는 확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입한 선수들 역시 두산의 화수분 야구의 중요한 자원으로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두산은 2건의 굵직한 트레이드 외에 또 다른 트레이드도 가능함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경직된 트레이드 시장에 강한 충격파를 안겨주고 있는 두산입니다. 이러한 두산에 KIA가 가세하면서 트레이드 시장의 판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KIA 역시 조영훈과 김희걸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바 있습니다. KIA의 선동렬 감독 역시 트레이드에 유연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습니다. 타 팀 역시 트레이드에 보다 더 적극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트레이드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과연 두산이 자신들의 불을 붙인 트레이드 시장의 승리자가 될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잘못된 판단을 한 것으로 결론날수도 있고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양상입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선을 두산이 돌릴 수 있을지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 또한 올 시즌 프로야구를 더 흥미롭게 하는 요소임이 틀림없습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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