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비가 예보되었지만 수요일 프로야구는 모처럼 4개 구장 경기가 다 열렸습니다. 목동에서 대결한 롯데와 넥센이 주중 2번째 경기도 언제든 비가 내릴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경기장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었습니다. 양 팀은 어제와 달리 공수에서 실수를 주고받는 난전을 펼쳤습니다. 특히 공격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이어졌습니다.
득점 기회에서 득점타가 나오지 않는 답답함을 공유했던 경기는 6회 초 2사 후 집중을 발휘하면서 5득점 한 롯데의 5 : 0 승리였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경기 후반 대량 실점하면서 무너진 롯데가 반대로 승부처에서 대량 득점하면서 전날의 설욕에 성공한 것입니다. 넥센은 선발 등판한 벤헤켄이 혼신의 역투를 했지만 터지지 않는 타선과 수비의 아쉬움이 연속으로 나오면서 선발투수를 뒷받침하지 못했습니다.
경기 초반 양 팀은 득점 기회에서 아쉬움을 남기면서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습니다. 무득점 행진은 경기 중반까지 이어졌습니다. 롯데의 유먼, 넥센이 벤헤켄 모두 초반 위기가 연속되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막았습니다. 바꿔 말하면 양 팀 타선 모두가 부진했다는 방증이었습니다. 득점 기회에서 해결해줄 선수가 없었습니다.
롯데는 두 차례 만루 기회를 날리면서 주도권을 잡지 못했고 넥센 역시 5회 까지 안타 2개를 친 이닝이 3번이나 있었지만 득점 소식은 없었습니다. 내릴 듯 내리지 않는 비처럼 공격 역시 득점이 날듯 나지 않는 흐름이었습니다.
(멋진 호홉으로 연패 탈출 이끈 유먼, 강민호 배터리)
1회 초 롯데는 테이블 세터진이 동반 활약으로 선취득점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전준우는 행운의 내야안타로 김주찬이 안타로 출루하면서 발 빠른 두 주자가 함께 출루한 것입니다. 여기서 롯데 벤치는 이전과 다리 중심 타선을 믿고 강공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롯데의 중심타자들은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손아섭과 강민호가 범타로 물러나면서 1회 기회가 무득점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1회 이후 롯데는 계속 주자를 출루시키면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중심 타선은 연이은 기회를 놓치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벤헤켄의 각도 큰 변화구와 체인지업에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선수들의 스윙이 크고 서두르는 인상이었습니다. 연패를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롯데 공격만큼이나 넥센의 공격도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넥센도 거의 매 이닝 주자가 출루했지만 홈을 밟은 주자는 없었습니다. 롯데와 마찬가지로 득점 기회에서 해결해줄 선수가 없었습니다. 전날 보였던 집중력이 사라졌습니다. 좌타자 2명으로 구성된 넥센의 테이블 세터진은 출루하지 못했고 좌투수 유먼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넥센의 공격이 잘 풀리지 않는 원인이었습니다.
유먼은 초반 불안했지만, 위기의 순간 오히려 더 강해지는 투구를 했습니다. 4회 말 수비에서는 수비의 실책성 플레이로 맞이한 무사 1,2루의 위기를 재치있는 견제아웃과 삼진을 잡으며 스스로 극복했고 경기 흐름을 롯데쪽으로 가져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넥센은 노련한 이택근이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런다운 아웃되면서 더 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잔루 공방전이 이어지던 경기는 6회 초 롯데 공격에서 그 균형이 급격하게 롯데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롯데는 박종윤의 안타로 무사에 주자가 출루했습니다. 황재균, 정훈의 연속 삼진으로 기회를 무산시키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문균현이 의외의 한 방을 터뜨리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되었습니다. 가운데 몰린 넥센 선벨 벤 헤켓의 가운데 몰린 공을 노려친 것이 2루타로 연결된 것입니다.
넥센의 중견수 이택근은 다이빙 캐치를 노렸지만 그 공은 좌중간을 갈랐습니다. 박종윤이 득점하면서 긴 무득점 행진이 끝난것입니다. 1 : 0 롯데의 리드, 넥센의 타선을 고려하면 큰 차이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수비였습니다. 2사 2루에서 전준우의 타구는 평범한 내야땅볼이었습니다. 하지만 유격수 강정호의 실책이 롯데의 기회를 더 연장하게 만들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강정호가 또다시 결정적 실책을 한 것입니다. 이미 투구 수 100개를 넘어서고 있었던 벤 헤켄으로서는 힘이 빠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벤 헤켄은 김주찬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손아섭과의 승부를 선택했습니다. 넥센의 벤치는 한계 투구 수를 넘긴 벤헤켄의 교체를 생각했지만 좌완과 좌타자의 대결을 밀어붙였습니다. 손아섭의 타격감이 좋지 않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이미 전 타석에서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손아섭은 넥센 벤치의 기대를 무너뜨렸습니다. 손아섭은 벤헤켄의 공을 중전안타로 연결했고 전준우의 멋진 홈 질주가 어우러지면서 2타점 적시타가 되었습니다. 팽팽한 승부에서 3 : 0 리드는 큰 차이였습니다. 넥센은 뒤늦게 선발 요원인 문성현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홍성흔의 2타점 2루타가 또 이어지면서 대량 실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홍성흔은 전날 경기에 이어 또다시 밀어치는 타격으로 장타를 만들었고 2타점을 추가했습니다. 롯데의 승리를 굳히는 영양가 만점의 안타였습니다. 롯데는 적시타 부재로 고심했지만, 그 아쉬움을 한 번에 날리면서 경기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넥센은 수비불안이 화근이 되면서 중요한 고비를 넘지 못했습니다. 약한 불펜을 고려한 결정이었지만 힘이 떨어진 벤헤켄을 더 끌고 간 것이 결과적으로 실패했습니다.
5 : 0 리드를 잡은 롯데는 유먼의 7.0이닝 무실점 호투와 2.0이닝 무실점 마무리로 팀 완봉승을 완성했습니다. 이미 기세가 꺾인 넥센 타선은 5실점 이후 이렇다 할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오랜만에 등판한 문성현이 구위가 회복된 모습을 보였고 한현희가 좋은 투구를 했다는 것이 위안이었습니다.
롯데는 에이스 유먼이 초반 불안감을 극복하고 무실점 투구를 한 것이 승리의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어려운 순간 유먼은 과감한 승부를 이를 극복했고 긴 이닝을 던져주면서 전날 크게 소모된 불펜을 불안을 덜어주었습니다. 넥센의 에이스 나이트의 호투에 화요일 경기에 패한 설욕을 롯데의 에이스 유먼인 한 것입니다.
(수비의 아쉬움 드러낸, 넥센 강정호)
롯데는 수요일 경기 승리로 연패의 사슬을 끊었습니다. 띄엄띄엄 이어지는 경기로 떨어졌고 경기 감각도 되찾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려운 경기에 승리하면서 큰 부담을 덜게 되었습니다. 불안한 2위 자리고 다시 확고하게 만들었습니다. 부상에서 돌아온 4번 타자 홍성흔이 제 모습을 찾아가고 손아섭의 3안타, 김주찬의 2안타 등 주력 선수들의 타격감이 돌아왔다는 것이 긍정적이었습니다.
여기에 한 차례 아쉬움이 있었지만 안정된 수비로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경기를 한 것도 승리를 더 빛나게 했습니다. 포수 강민호는 타격에서 부진했지만, 적극적인 블로킹과 안정된 투수 리드로 선발 유먼과 좋은 호흡을 보이면서 수비에서 팀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롯데로서는 팀 승리와 함께 무너졌던 공수의 밸런스를 찾았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습니다.
이제 프로야구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한 경기지만 전반기의 마무리를 승리로 장식하고자 하는 것은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롯데와 넥센 모두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으로 보입니다. 비가 변수이긴 하지만 두 팀의 목요일 경기는 포스트시즌과 같은 느낌의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느 팀이 웃으면서 전반기를 마감할지 궁금해집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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