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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장맛비에 공백기를 가지고 경기에 임한 롯데와 넥센의 주중 첫 경기는 중반까지 접전이었습니다. 경기 감각의 문제가 있었지만 양 팀은 수비에서 호수비가 이어졌고 힘을 비축한 투수들이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면서 득점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두 차례 발생한 조명탑 문제도 경기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 경기는 경기 후반 더 높은 집중력을 보인 넥센의 6 : 3 승리였습니다. 넥센은 에이스 나이트의 8.0이닝 3실점 호투와 손승락의 깔끔한 마무리 투구로 경기를 마감했습니다. 롯데는 선발 이용훈은 5회 초 조기 강판시키는 강수를 두면서 가용 불펜을 모두 가동했지만 믿었던 필승 계투조 김성배, 이명우가 7회 말 무너지면서 경기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선발 투수의 초반 컨디션은 롯데 이용훈이 우위에 있었습니다. 이용훈은 부상으로 엔트리 제외된 이후 충분한 휴식시간을 가졌고 체력을 비축했습니다. 비로 등판일정이 미뤄지긴 했지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경기 공백의 부담이 적었습니다. 넥센의 나이트는 1선발로 로테이션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2차례 선발 등판이 미뤄진 상태였습니다.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넥센이 에이스를 내세우고도 불안감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넥센의 우려는 1회 초 롯데 공격에서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나이트는 힘 있는 공을 던졌지만 제구가 가운데 몰렸습니다.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롯데 타선이었지만 나이트의 정교하지 못한 제구는 롯데 타선을 살아나게 했습니다. 롯데는 초구 2구, 적극적인 타격으로 나이트를 흔들었고 초반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에이스의 힘 보여준 넥센의 나이트)

 

 

롯데는 1사 후 김주찬과 손아섭의 연속 안타와 홍성흔이 땅볼, 박종윤의 2루타가 이어지면서 가볍게 2점을 선취했습니다. 컨디션을 찾지 못한 나이트의 약점을 파고든 것이 적중했습니다. 롯데는 선취 득점으로 최근 침체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발판을 마련했고 초반 경기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초반 2득점 이후 롯데는 이용훈의 호투와 탄탄한 수비로 리드를 지켜나갔습니다. 3회 초에 나온 손아섭의 멋진 슬라이딩 캐치는 롯데의 리드를 더 확실히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전과 달리 롯데는 공수에서 활기가 있었고 경기 운도 따랐습니다. 긴 휴식으로 힘을 비축한 불펜까지 고려한다면 2점의 리드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롯데의 리드는 넥센의 중심 타선에 막히면서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넥센은 1회 초 2실점 이후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은 나이트의 무실점 호투와 단단한 수비로 추가 실점을 막았습니다. 한 타순이 돈 이후 이용훈의 변화구에 타격 초점을 맞추면서 공격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4회 말 넥센은 이택근이 2루타로 시작된 득점 기회에서 박병호의 안타와 강정호 희생플라이, 오윤의 적시타를 묶어 2 : 2 동점에 성공했습니다. 롯데가 1회 초 중심 타선에서 타점이 나온 것처럼 넥센 역시 중심 타선의 힘으로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다시 동점이 된 경기는 5회 이후 많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롯데는 투구수 60개 전후에서 넥센 타선에 공략당하기 시작한 이용훈을 5회 말 1사 상황에서 내리고 불펜진을 조기 투입하는 강수로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그동안 등판하지 않았던 불펜을 적극 활용함과 동시에 올스타전 직전 경기에서 승수를 쌓으려는 전략이었습니다. 내일과 모래 비가 예보된 것도 고려했을 것입니다.

 

롯데는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넥센 공격의 흐름을 끊었습니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투수진 운용이었습니다. 이런 롯데 맞서 넥센은 에이스 나이트를 우직하게 밀어붙였습니다. 나이트는 떨어지는 변화구가 낮게 제구되면서 쉽게 쉽게 이닝을 이어갔습니다. 롯데 타선은 초반 득점 이후 변화된 공략법이 필요했지만 시종 적극적인 타격으로 임했습니다. 나이트는 이런 롯데 타자들의 성향을 이용하면서 투구 수를 줄이고 물량 공세로 나선 롯데와 대응한 마운드 싸움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동점의 경기는 경기 외적인 영향이 작용하면서 득점을 주고받게 했습니다. 롯데는 자신들에게 찾아온 기회에서 1점만을 득점했지만, 넥센은 빅 이닝을 만들어내면서 큰 대조를 보였습니다. 이것이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6회 초 롯데는 조명탑 문제로 클리닝 타임이 길어지며 어깨가 식어버린 나이트를 상대로 추가 득점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나이트는 예기치 못했던 경기지연에 좋았던 투구 밸런스를 순간 잃었습니다. 롯데는 안타로 출루한 김주찬을 홍성흔이 2루타로 홈으로 불러들였습니다. 롯데는 또다시 리드를 잡았습니다. 순간 흔들린 나이트의 공이 높게 제구된 것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이후 롯데는 불펜 투수를 아낌없이 투입하면서 지키는 야구로 승리를 굳히려 했습니다. 하지만 7회 말 경기장 조명탑에 또 문제가 발생하면서 롯데의 구상은 틀어졌습니다. 7회 말 넥센은 오윤이 안타로 출루한 이후 보내기 번트로 동점을 만드는에 주력하는 경기를 했습니다. 1사 2루, 경기중 흔히 맞이할 수 있는 위기상황이었습니다.

 

롯데의 마운드는 김성배, 롯데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였습니다. 충분한 휴식으로 힘도 있었습니다. 1사 2루에서 김민성과 대결하던 김성배는 경기가 지연된 이후 제구가 흔들렸습니다. 김민성의 볼넷 이후 롯데는 또 다른 믿을맨 이명우를 투입하면서 실점을 막기 위한 카드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명우 역시 제구가 정교하지 못했습니다.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등판한 이명우는 서건창, 장기영 두 좌타자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3실점 하고 말았습니다. 롯데는 내 외야에서 전진수비를 펼치면서 실점을 막으려했지만 그 전진수비가 화근이 되면서 실점이 더 많아졌습니다. 서건창과 장기영의 타구는 전진수비가 아니었다면 잡을 수 있는 타구였습니다.

 

이후 롯데는 김수완까지 3명의 투수를 7회말 올렸지만, 이택근에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실점은 4점으로 늘어났습니다. 어렵게 잡은 3 : 2 리드가 허무하게 사라진 것입니다. 넥센은 7회말에 4득점 하면서 6 : 3 리드를 잡았고 전세를 단숨에 역전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넥센은 두 차례 3루 도루로 롯데 내야진을 흔들었고 모두 득점과 연결되었습니다.

 

조명탑 문제를 따진 넥센 김시진 감독의 어필은 결과적으로 경기 흐름을 넥센 쪽으로 가져오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넥센은 주어진 기회에서 집중력을 발휘했고 롯데의 벌떼 야구를 무너뜨렸습니다. 넥센 벤치와 발야구의 흔들기에 주력 불펜을 모두 쓰고도 대량 실점한 롯데는 이후 의욕이 크게 꺽이면서 반격하지 못했습니다. 넥센은 나이트와 손승락 에이스와 마무리 투수의 이상적인 조합으로 실점 없이 승리를 지켜냈습니다.

 

 

 

(홍성흔, 4번 타자의 빛 바랜 2타점)

 

 

롯데는 화요일 패배로 두산에 반게임 차로 추격을 허용하는 아슬아슬한 2위 자리를 지키게 됐습니다. 넥센도 롯데를 사정권에 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타선은 3안타를 기록한 김주찬과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홍성흔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믿었던 불펜이 무너지면서 경기를 내주었다는 점이 패배를 더 아프게 했습니다. 과부하 논란이 있었던 불펜이 긴 휴식에도 제 컨디션을 완전히 찾지 못한 것입니다.

 

반면 넥센은 에이스 나이트가 8이닝을 버텨주면서 불펜 소모를 막았고 집중력 있는 공격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나이트는 시즌 9승으로 다승 선두권에 진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초반 좋지 못한 컨디션을 극복하면서 보여준 호투라는 점은 에이스의 힘 그 자체였습니다. 넥센은 오윤을 선발 기용한 것이나 경기 중 시도한 작전에서도 벤치의 의도가 잘 들어맞으면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이번 승리로 넥센은 2위 싸움에도 가세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총력전으로 맞선 대결에서 패한 롯데는 에이스 유먼에 또 연패탈출을 기대해야 할 상황입니다. 아름아름 패가 늘어가면서 삼성은 멀어져가고 중위권과 격차는 크게 줄었습니다. 아직 여유가 있다고 하지만 승리 분위기를 만들고 전반기를 마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넥센의 경우 에이스를 앞세워 승리한 기운을 그대로 이어가고 싶을 것입니다.

 

이렇게 희비가 엇갈린 양 팀이었지만 조명탑 문제가 경기 흐름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큰 아쉬움이었습니다. 양 팀은 수준 높은 경기를 했지만, 시설문제로 그 내용이 퇴색되고 말았습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경기장 시설 문제가 또 불거졌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남긴 경기였습니다. 경기와 상관없는 문제들이 변수로 작용하는 일이 더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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