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프로야구는 전반기를 마감하는 경기였기에 결과에 대한 의미가 큰 경기였습니다. 모든 팀이 승리의 기분을 가지고 가고 싶었을 것입니다. 가용할 수 있는 선수자원을 총동원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롯데와 넥센의 목요일 경기는 이러한 의미와 더불어 위닝 시리즈 여부를 결정짓는 경기였습니다. 경기는 초반부터 매 이닝 점수를 주고받는 시소게임이었습니다.
경기의 승자는 더 앞선 집중력을 보인 넥센이었습니다. 넥센은 롯데를 5 : 3으로 이기고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를 자신들의 것으로 가져갔습니다. 불펜을 초반 투입하는 과감한 투구교체가 적중했고 효율적인 공격으로 필요한 점수를 얻어내면서 접전의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롯데는 더 앞선 공격력을 선보였지만, 득점을 더 많이 해야 이길 수 있는 야구규칙에 맞는 경기를 하지 못했습니다.
안타 수 롯데 11, 넥센 6, 이것만 놓고 본다면 롯데의 승리 확률이 높은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넥센은 그들이 얻은 볼넷 5개와 팀 배팅을 잘 조화시키면서 적은 안타로 더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었습니다. 롯데는 더 많은 득점을 할 기회가 많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공격을 했습니다. 넥센 외야진의 잇따른 호수비도 롯데 공격의 맥을 끊었습니다. 득점력의 차이는 결국 승패를 가르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경기는 롯데가 득점하면 넥센이 동점을 만드는 흐름이었습니다. 롯데의 사도스키, 넥센은 김영민 두 선발투수는 상대 타선을 압도하고 못하고 매 이닝 불안한 투구를 했습니다. 구위나 제구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양 팀 타자들은 경기의 중요성을 인식한 탓인지 이전 경기보다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고 선발투수들을 곤혹스럽게 했습니다. 승리가 필요한 양 팀의 불펜 조기 투입은 불가피했습니다.
(베테랑의 힘 보여준 넥센의 주장 이택근)
롯데는 1회 초 선취 득점을 하면서 기선제압을 하는 듯 보였습니다. 전준우의 안타 이후 김주찬의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키는 듯 보였던 롯데는 손아섭의 2루타와 홍성흔의 적시타로 가볍게 한 점을 선취했습니다. 중심 타선의 힘이 발휘된 순간이었습니다. 롯데의 리드는 역시 넥센의 중심타선에 의해 금세 사라졌습니다. 넥센은 1회 말 이택근의 2루타와 5번 강정호의 적시타를 묶어 바로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경기는 득점기회를 주고받는 접전이었습니다. 3회 초 롯데는 2사 후 홍성흔의 안타 출루와 박종윤의 3루타로 2 : 1 리드를 잡았습니다. 낮은 공을 걷어 올린 박종윤의 멋진 타격과 홍성흔의 전력 질주가 만들어낸 득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어진 3회 말에서 서건창의 유격수 내야안타와 도루, 장기영의 진루타, 이태근의 땅볼로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서건창의 빠른 발과 팀 배팅이 어우러진 득점이었습니다.
끈끈한 대결을 계속 이어졌습니다. 4회 초 롯데는 황재균의 좌전 안타로 시작된 기회를 1사 만루로 만들었고 대량 득점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넥센은 불안한 투구를 하던 김영민을 조기에 강판시키고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요원인 한현희를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한현희 역시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습니다. 넥센의 과감한 마운드 운영이 실패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넥센은 좌완 박성훈 카드를 급하게 꺼내야 했습니다. 박성훈은 1실점으로 롯데의 공격을 막았고 넥센은 대응한 경기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 넥센은 이택근과 오윤이 연이은 호수비를 펼치면서 롯데의 득점을 최소화시켰습니다. 전날 아쉬운 수비로 경기를 내준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롯데로서는 4회 초 기회에서 3 : 2 리드를 잡긴 했지만 단 한 점에 그친 것이 아쉬웠습니다. 상대 선발 투수를 조기에 강판시켰고 중심 타선으로 이어지는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롯데 선발 사도스키가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고 주력 불펜진들 역시 페이스가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주도할 만큼의 득점이 필요했습니다. 리드를 잡고도 롯데가 불안한 이유였습니다.
큰 위기를 최소 실점으로 막은 넥센은 이후 연이은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4회 말 넥센은 1사 후 이성열의 볼넷과 오윤의 안타로 만든 1사 1, 3루 기회에서 사도스키의 폭투와 김민성의 적시타로 2점을 얻어 경기를 4 : 3으로 뒤집었습니다. 흔들리는 사도스키를 끈질긴 볼 카운트 승부로 괴롭힌 결과였습니다. 최근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김민성은 자신의 파울타구에 맞고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동점 적시타를 때려내는 투혼을 발휘했습니다.
롯데는 경기 초반부터 불안했던 사도스키는 계속 마운드에 올렸지만 좋지 못한 선택이었습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꼭 잡아야 했다면 빠른 불펜 투입이 필요했습니다. 사도스키는 공이 자꾸만 가운데 몰렸고 한 타자 한 타자 상대를 하면서도 기복이 심한 투구를 했습니다. 결국, 사도스키는 팀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2이닝 5피안타 4실점의 기록을 남기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습니다. 충분한 휴식을 가진 후 등판이었지만 그 휴식이 사도스키에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롯데는 이승호가 남은 4회 말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믿었던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은 팀 시기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했습니다. 4 : 3 넥센의 리드, 한 점 차였지만 경기를 통해 처음 리드를 잡은 넥센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가는 순간이었습니다. 기세가 오른 넥센은 5회 말 볼넷으로 출루한 장기영을 이택근이 3루타로 불러들이면서 5 : 3의 확실한 리드를 잡았습니다.
롯데는 최근 롱릴리프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이승호의 호투를 기대했지만 볼넷의 화근이 되면서 중요한 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2점은 큰 차이가 아니었지만 경기 주도권을 내주고 넥센의 3번째 투수 박성훈에 고전하고 있는 롯데 타선을 고려하면 큰 부담을 가질 수 있는 실점이었습니다. 박성훈은 위기 상황에 등판했지만, 그 위기를 넘긴 이후 안정된 투구로 마운드를 안정시켰습니다.
불타던 롯데 타선은 박성훈의 투구에 그 열기가 식고 말았습니다. 박성훈의 타이밍을 뺏는 투구도 좋았지만, 롯데 타자들의 스윙이 커진 것이 큰 원인이었습니다. 리드를 당한 이후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 심해졌습니다. 경기 초반 안타를 양산하면서 가지게 된 롯데 타자들의 자신감이 중반 이후 나쁘게 작용한 것입니다.
5회까지 공방전 이후 경기는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이후 등판한 양 팀의 불펜진은 더는 실점하지 않았고 무득점 경기가 이어졌습니다. 넥센은 박성훈에 이어 문성현과 손승락을 이어 던지게 하면서 승리를 확실하게 굳혔습니다. 롯데 역시 김수완, 강영식, 김사율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좋은 투구를 했지만, 경기 흐름을 바꿀 공격력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주중 경기에서 선발 투수를 가능 한 오래 가지고 가면서 불펜을 아끼던 넥센은 목요일 경기에서는 그 틀을 깨는 마운드 운영으로 롯데의 공격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3번째 투수로 등판한 박성훈은 기대 이상의 호투로 승리로 가는 문을 열어주었고 시즌 3승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손승락 앞에 등판한 문성현은 힘 있는 직구를 앞세운 투구로 롯데 타선에 삼진 3개를 빼앗는 위력투를 보여주었습니다.
(빛 바랜 3안타 분전, 롯데 황재균)
올 시즌 선발에서 부진했던 문성현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충분한 휴식으로 힘을 되찾은 손승락 역시 믿음직한 투구를 해주었습니다. 새롭게 팀의 주장으로 선임된 이택근은 좋은 외야수비는 물론이고 2안타 2타점으로 팀 공격을 주도하면서 승리에 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그동안 성적 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이택근이었지만 베테랑의 힘을 확실히 보여주면서 더 큰 활약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이와 반대로 롯데는 선발 사도스키가 부진하면서 초반 리드를 지키고 못했습니다. 또한, 11안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공격의 응집력 부족이 발목을 잡은 경기였습니다. 타격에서 부진하던 전준우가 2안타, 황재균이 3안타로 분전했지만, 손아섭, 홍성흔을 제외하고 적시타로 날려줄 선수가 없었습니다. 선수들의 타격감이 돌아왔다는 것에 만족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은 경기였습니다.
목요일 경기로 넥센은 롯데를 1경기 차로 바싹 추격하면서 3위로 전반기를 마감했습니다. 투타에서 다시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경기였습니다. 반면 롯데는 장마철 들어 부진했던 팀 분위기를 새롭게 하지 못하고 전반기를 마감해야 했습니다. 1위 삼성과의 거리는 크게 벌어졌고 2위 수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롯데로서는 우천으로 자주 경기가 순연되면서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다시 추스르는 것이 시급해졌습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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