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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 휴식기를 마치고 후반기 첫 대결을 한 롯데와 한화는 나란히 에이스 투수를 선발 등판시키면서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롯데의 유먼, 한화의 류현진은 올스타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친 선수들이었습니다. 그 선수들이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난 것입니다. 경기는 류현진의 완투와 경기 중반 타선의 집중력을 발휘한 한화의 4 : 3 승리였습니다.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에 120개 넘는 투구를 하게 하면서 한 경기를 맡기는 경기를 했고 류현진은 초반 2실점 하면서 불안감을 노출하긴 했지만 이후 심기일전의 투구로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습니다. 류현진 역시 시즌 후반기 첫 승에 대한 의지가 강했고 온 힘을 다하는 투구를 했습니다. 타선의 지원으로 역전에 성공한 이후에는 더 힘을 내는 모습이었습니다.

 

류현진은 구위가 떨어진 9회 초 롯데의 막판 추격전에 진땀을 흘리긴 했지만 끝내 동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완투승을 완성했습니다. 한화는 에이스의 역투를 공수에서 야수들이 뒷받침해주면서 류현진에서 값진 승리를 안겨주었습니다. 최근 경기에서 부진한 투구를 했던 류현진은 에이스다운 투구를 했고 승리를 가져가면서 후반기 더 큰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면 롯데는 에이스 유먼이 5.2이닝 4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투구 교체 타이밍과 경기 중반 이후 타선의 집중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전반기 막판 경기력 저하 현상을 보였던 롯데로서는 에이스 대결 승리로 기분 좋은 후반기를 맞이하고 싶었지만 류현진의 벽에 막히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롯데는 2위 자리를 지켰지만 3위 넥센과 승차 없이 쫓기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에이스의 이름으로 돌아온 류현진)

 

 

경기 초반 분위기는 롯데가 주도했습니다. 선발 유먼의 호투와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는 타선의 집중력, 좋은 수비가 조화되면서 리드를 잡았습니다. 유먼은 자신감 있는 투구로 한화 타자들을 상대했고 선두 타자 승부에 성공하면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습니다. 롯데의 수비진 역시 어려운 타구를 호수비로 처리해주면서 유먼의 부담을 덜어주었습니다. 1회 말 박종윤, 3회 말 문규현의 수비는 유먼의 호투를 이어가게 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었습니다.

 

유먼의 호투와 더불어 타선 역시 2회 초 기회를 잘 살려냈습니다. 강민호의 볼넷 출루 이후 보내기 번트로 잡은 1사 2루 기회에서 롯데는 황재균의 적시타와 도루, 또다시 이어진 박준서의 적시타로 2점을 먼저 선취했습니다. 중심 타선에서 만들어진 득점 기회를 하위타선에서 해결한 것입니다.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하위타선이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선취득점한 것은 분명 기분좋은 결과였습니다.

 

경기 초반 좌우 코너를 최대한 활용하는 투구를 하면서 좋은 컨디션을 선보였던 류현진은 하위타선을 상대로 제구가 가운데 몰리면서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좋은 컨디션에 하위 타선을 조금 쉽게 생각한 것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타선이 상대 투수에 막혀있는 상황에서 에이스의 실점은 한화에 좋은 징조가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한화의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하위 타선의 분전이었습니다. 5회 말 한화는 하위 타선인 신예 이상훈과 베테랑 신경현의 연속 안타로 1사 1, 2루의 득점 기회를 잡았습니다. 유먼 역시 하위 타선에 맞혀 잡는 기분으로 투구를 한다는 것이 위기로 이어졌습니다. 롯데와 유먼 모두 경기 중 맞이하는 가장 큰 위기였습니다. 에이스의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한 순간이었습니다.

 

여기서 유먼은 지나치게 완벽한 투구를 하려 했고 위기를 더 키웠습니다. 유먼은 1사 1, 2루에서 고동진과 승부를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유먼은 좌타자 고동진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만루 위기를 스스로 불러왔습니다. 완벽하게 던지려 한 것이 나쁘게 작용한 것입니다. 승리 투수 요건이 갖추어지는 5회 말을 지나치게 의식한 모습이었습니다. 상대 선발이 류현진이라는 사실 역시 실점에 대한 부담을 크게 하는 요인이었습니다. 유먼으로서는 만루 위기에서 한화에서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는 오선진을 상대하는 것은 큰 부담이었습니다.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선진은 재치있는 타격으로 1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습니다. 절묘한 배트 컨트롤로 바깥쪽 공을 친 것이 우전 안타가 된 것입니다. 타자의 타이밍을 빼았는 공을 던지고도 적시타를 허용한 유먼은 순간 흔들렸습니다. 한화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어진 만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여상은 몸쪽 공을 잡아당겨 2타점 적시타를 쳐냈습니다.

 

3 : 2로 한화가 역전에 성공한 순간이었습니다. 이여상의 타구 역시 잘 맞지 않았지만, 내야수비 사이로 타구가 흐르면서 적시안타가 되었습니다. 에이스의 초반 실점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한화는 두 차례 행운이 깃든 안타가 나오면서 경기 흐름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5회 말 한화 공격이 길어지면서 롯데 선발 유먼의 투구 수는 크게 늘었고 선발 투수 대결 역시 류현진의 우세로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한화의 우세 분위기는 6회 말 한화 공격에서 더 확고해졌습니다. 한화는 1사 후 이대수의 3루 내야안타로 잡은 기회에서 신경현과 고동진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더 추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화는 이대수가 도루 성공 후 내야 땅볼 때 주루사하면서 공격 흐름이 끊어지기도 했지만, 타자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귀중한 득점을 할 수 있었습니다.

 

롯데로서는 유먼의 투구수가 100개를 넘겼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롯데 벤치는 2사 1, 3루 고동진 타석 때 유먼을 내리고 이승호를 마운드에 올리는 결정을 했습니다. 평소와 같다면 유먼에게 6회까지 맡겼겠지만 5회 이후 투구 내용이 급격히 나빠진 유먼에 대한 믿음을 거둬들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롯데 벤치의 결정은 고동진의 적시타로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워주지도 못했고 실점을 막지도 못했습니다. 이승호가 최근 좋은 투구를 하고 있지만 좌타자 승부임을 고려하면 유먼에서 한 번 더 기회를 줄 필요도 있었습니다. 투구 수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지만 마운드에서 내려온 유먼 역시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결국, 유먼의 실점을 4점으로 늘어났고 롯데 역시 경기 흐름이 더 나빠졌습니다.

 

이후 롯데는 최대성, 이명우를 이어 던지게 하면서 실점을 막았습니다. 역전에 대한 희망도 버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괴물 모드로 돌아온 류현진의 공을 공략할 수 없었습니다. 류현진은 투구 수 100개에 이르는 과정에서도 150킬로 가까운 직구를 뿌리면서 롯데 타선을 압도했습니다. 타선의 지원 속에 그 자신도 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롯데 타선은 중요한 고비에서 삼진을 당하면서 류현진의 위력을 실감해야 했습니다.

 

롯데도 경기 막판 기회는 있었습니다. 이미 100개를 훌쩍 넘긴 투구 수를 기록한 류현진의 구위가 크게 떨어진 9회 초 롯데는 반전을 노릴 수 있었습니다. 1사 후 나온 강민호의 솔로 홈런은 경기장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습니다.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경기가 다시 복잡해진 것입니다. 롯데는 이후 박종윤과 박준서의 안타로 2사 2, 3루의 역전 기회를 잡았습니다.

 

 

 

(에이스 답지 못한 아쉬운 투구 유먼)

 

 

 

안타 하나면 류현진이 쌓아놓은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었습니다. 롯데는 대타 정훈 카드로 마지막 희망을 살리려 했지만 정훈의 초구 공략이 범타에 그치면서 허무하게 이닝을 마치고 말았습니다. 류현진의 구위가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고 아웃 카운트 하나가 소중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벤치의 사인으로 좀 더 공을 지켜보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 공격이었습니다. 정훈은 패기있게 가운데 몰린 공을 공략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롯데의 막판 추격도 그게 끝이었습니다.

 

롯데로서는 에이스 대결에서 패하면서 남은 주중 경기에 부담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화의 기세가 한껏 올라간 것도 경기를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이라는 무형의 전력까지 더해진 한화의 남은 경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롯데로서는 아직 회복하지 못한 타선의 집중력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 또한 안게 되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대타 요원의 부재문제도 해법이 필요해 보이는 경기였습니다. 다만 최대성, 이명우 두 불펜투수가 좋은 내용을 보였다는 것은 패배 속에서 얻은 작은 위안이었습니다.

 

반대로 한화는 에이스가 완투경기를 하면서 본연의 모습을 찾았고 모처럼 공수에서 짜임새 있는 경기력을 발휘하면서 후반기 기대를 높였습니다. 특히, 롯데 선발 유먼을 상대로 한 맞춤 타선이 효과를 발휘했고 공격 작전이 잘 들어맞으면서 거둔 승리였기에 그 의미가 더했습니다. 이미 외국인 투수 션헨을 방출하면서 외국인 선수 1명으로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한 상황에서 선수들의 의욕을 높일 수 있는 승리였습니다.

 

2위 자리가 위태로워진 롯데는 송승준을 최하위 탈출의 희망을 살린 한화는 김혁민을 수요일 경기 선발투수로 예고했습니다. 롯데는 시즌 내내 부진한 송승준의 부활을 기대할 것이고 한화는 김혁민이 좀 더 안정감 있는 투구를 하길 기대할 것입니다. 위닝 시리즈를 일찍 확정 짓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입니다. 양 팀 모두 승리가 꼭 필요한 경기, 수요일 역시 또 한번의 접전이 예상됩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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